(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조용필은 자신을 높이지 않음으로써 왕의 품격을 완성하는 가수였다.
11일 조용필은 많은 취재진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용필은 5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땡스 투 유’의 전반기 투어를 마친 후 하반기 투어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투어의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사실상 하반기 투어 일정을 남겨둔 상태에서 잠시 시간을 내 기자들과 만난 셈인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기자들과 만나다보니 만남 내내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이것이 비유가 아니라 정말 많은 매체에서 찾아와 한 사람당 많게는 세 개 이상의 질문을 쏟아냈으니 이 질문들을 다 답하는 것도 꽤나 큰일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말을 했던 자리였고 그 본인이 바로 ‘가왕’인만큼 좀 자기자랑 위주로 질의를 진행했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없었겠지만, 조용필 절대 그렇지 않았다. 가왕은 겸손과 소탈 그 자체인 사람이었다.
그는 수많은 취재진들로부터 받는 질문에 대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자기 자신을 드높이는 문장은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과대평가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거나, ‘사실 나는 내가 매력이 없는 것 같다’고 자기 디스를 하기도. 특히 후자의 이야기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정복을 극찬하면서 한 발언인데,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 듣기 쉽지 않은 말(특히 그 발언자가 오빠부대의 원조격 인물인 조용필이라면 더더욱)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미 대중가수로서는 더 올라갈 곳도 없는 위치에 있는 전설이지만 “다음 앨범은 이전 앨범보단 나아야 한다”고 말하며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고, 공연 중에 인이어가 잘 작동하지 않을 때 해법이 잘 나오지 않아 화도 냈다는 말도 담담하게 했다. 저 높은 곳 왕좌에 올라선 전설이 아니라 철저히 ‘현역 아티스트’로서 질문에 답한 것.
사실 겸손과 소탈이라는 미덕은 말로 하기엔 정말 쉽지만 실제로 ‘체화’되는 것은 좀 어려운 미덕이다.
성공경험이 적거나 없는 사람이라면 그나마 덜하겠지만 조금이라도 성공경험이 있는 사람이 자기 자랑을 자제한다는 것은 그 나름의 인내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신 혹은 남이 드높여주는 것을 좋아하도록 쉽게 설계된 생물이니.
그렇기에 일시적으로 잘되는 사람은 있어도(특히 연예계는 흥망성쇠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업계 중 하나다) 그걸 잘 유지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드물게 된다. 자신의 성공을 온전히 자기 자신이 잘나서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
그런데 조용필은 이런 생각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으로 보였다. 누가 그를 가왕으로 부르고 기념하고 치켜세운들 조용필에게 자기 자신은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한 사람’일 뿐이다.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기자는 자신 있게 답하지 못했다.
조용필의 (결코 쉽지 않은) ‘겸손과 소탈’이 가왕의 품격을 완성하는 것이라는 깨달음만 얻었을 뿐이다.
또한, 50주년 기념 공연인 만큼, 조용필 음악의 역사와 시대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모든 사람이 서로에게 감사하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축제와 같은 화려하고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