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usik’ 키썸(Kisum), “나를 만나는 모든 분들이 행복했으면”…‘존재 자체가 행복’

(톱스타뉴스 박혜미 기자) “랩은 나의 행복”
 
눈이 마주치자마자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내는 키썸(Kisum). 그녀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24살 여느 또래들과 같은 밝은 모습이였다.
 
키썸의 새 앨범 ‘Musik’은 그녀가 하고 싶은 음악, 그녀가 느낀 감정들이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이 앨범은 랩퍼 키썸과 인간 조혜령의 모든 것이고 이게 이번 앨범이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24살 조혜령의 현재’를 담은 앨범 ‘Musik’으로 돌아온 키썸을 만났다.
 
Q. 앨범 소개를 해달라
 
키썸 : 드디어 나왔다. 반 년을 작업한 앨범이다. 저의 영혼과 열정, 사랑이 담겨있는 정말 애착이 가는 앨범이다. 제가 느꼈던 경험들과 감정들을 정말 솔직하게 표현한 앨범이다. 
   
Q. 앨범의 이름을 뮤직으로 지은 이유가 뭔가
 
키썸 : 뮤직이 키썸을 뒤집은 건데 키썸의 음악이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사실 제 본명으로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이미 본명으로 앨범을 낸 분이 계시더라.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이름의 의미로 짓게 됐다. 일기장같은 앨범이다. 제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Q.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키썸 : 솔직하게, 거창하지도 꾸미지도 않고 조혜령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려고 한 것 같다. ‘옥타빵’이란 곡을 제일 먼저 만들었는데 그 곡이 이번 앨범에 시작이였다. ‘옥타빵’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 전곡 작곡, 작사에 참여했는데 작곡을 하는게 처음이고 전곡을 다 한 것도 처음이다.
 
‘옥타빵’을 처음 만들어서 회사 분들에게 들려 드렸는데 너무 좋다고 앨범을 만들어보자고 하셨다. 원래 미니앨범 계획이 있긴 했는데 ‘옥타빵’을 만들며 미니앨범에 대한 계획이 더 뚜렷해졌다.
 
‘옥타빵’ 가사에 솔직하게 느끼고 있는 감정을 다 썼더니 처음에는 가사를 바꾸라고 하더라. 못 바꾼다고 했다. 내 솔직한 마음을 담은 건데 의미가 변할 거 같았다. 제가 하고 싶은걸 하게 해달라고 선포했는데 받아주셨다. 그런 열정을 보여드린 게 처음이라 믿어주셨던 것 같다. 제일 중점으로 둔 건 내가 하고 싶은 얘기, 음악을 마음대로 해보자는 거였다. 
   
Q. 이번 앨범을 통해 키썸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키썸 : 방향성을 잃은 적이 있었다. 랩이 좋아서, 무대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가며 랩 외의 것들로 주목을 받고 실력적으로는 호평을 들은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랩을 좋아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다른 것들로 주목을 받다보니 감사하면서도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뭘까, 하고 싶은 얘기가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옥타빵’을 가장 먼저 썼던 이유도 그렇다. 이제는 남들이 뭐라 하건 내 음악을 하며 지내고 싶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좌우명도 마이 웨이로 바꼈다. (웃음)
 
Q. 앨범을 준비하며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
 
키썸 : 매니저 분 이름이 우찬인데 완성된 앨범을 보니 땡쓰투에 이름을 안 썼더라. 몇 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더라. 365일 중 320일을 같이 있는데 안 쓴 내가 나도 이해가 안 됐다. 앨범에 우찬오빠가 없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 스토리다. (웃음) 
 
Q.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키썸 : ‘옥타빵’. 가장 먼저 작업을 하기도 했고 오랫동안 작업한 곡이기도 하다. 물론 다 제 곡이라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지만 제일 아픈 손가락이 ‘옥타빵’이다. 물론 다른 곡들도 다 사랑한다. 모든 곡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
   
Q. 가장 빨리 만들어진 곡은 무엇인가 
 
키썸 : ‘Cover up’이란 곡이 가장 빨리 나왔다. 감정이 갑자기 와서 가사도 멜로디로 녹음도 다 빨리 마쳤다. 느끼는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웃음)
 
Q. 타이틀곡을 두 개로 선정한 이유가 있나
 
키썸 :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은 ‘노잼’이란 곡이었다. 선공개곡도 원래는 ‘옥타빵’이였는데 많은 대화를 나눈 후 ‘맥주 두 잔’으로 결정됐다. 그 곡 또한 좋은 곡이지만 ‘옥타빵’이란 곡은 이 앨범의 시발점이기도 하고 가장 먼저 발표됐으면 하는 곡이였는데 아쉽게 불발이 됐다. 회사랑 얘기를 하며 ‘옥타빵’을 싱글로 따로 빼고 싶다고도 했었는데 그러면 타이틀곡을 두 개로 하자고 배려를 해주셨다.
 
두 곡 모두의 뮤비가 좋지만 개인적으로 ‘옥타빵’이 더 찡하다. 다큐멘터리식으로 찍어서 6분 짜리로 나올 예정이다. 완성된 걸 보니 내 인생이 드라마같고 인생의 한 편을 필름에 영화처럼 담은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짠하기도 하고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느꼈다. 
 
Q. 선공개곡 ‘맥주 두 잔’의 반응이 좋았는데 
 
키썸 : 반응이 너무 좋더라.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좋아서 회사 사람들과 강강술래를 했던 기억이 있다. 한편으로는 내가 처음으로 내 음악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고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다행이다, 내 진심이 전해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니 앨범의 반응이 이 정도가 안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함도 있었다. ‘맥주 두 잔’처럼 다른 곡들도 잘됐으면 좋겠는데 하는. 미니앨범을 내지 말아야 하나 라는 생각도 잠시 했었지만 이 앨범은 저를 보여드리기 위해 제 일기처럼 쓴 곡들이라 꼭 들려드리고 싶어서 냈다.
 
‘맥주 두 잔’보다는 반응이 안 좋긴 하지만 상관 없었다. 순위를 보고 실망을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괜찮더라. 앨범 자체가 나왔다는 게 너무 후련했다. 자식들을 다 시집보낸 기분이였다 (웃음). 순위가 다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Q. ‘맥주 두 잔’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
 
키썸 : 곡 소개를 한 마디로 썼다. ‘당신의 외로움이 잠시나마 멈췄으면’이라고. 그 곡을 썼을 때 외로웠다. 누구나 혼자만의 외로움이 있다. 고독할 때도 있고. 그 감정을 그대로 썼는데 그게 너무 잘 전달됐던 거 같다. 그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여러분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혼자만의 외로움이 아니라는 거였다. 누구나 그런 외로움을 겪으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그런 메시지가 잘 전달됐던 것 같다.
 
Q. ‘맥주 두 잔’ 가사를 쓰며 어떤 생각을 했었나
 
키썸 : ‘대중들은 나를 기억할까’, ’많이 잊혀지진 않았을까’, 그런 외로움도 있었고 공허함도 있었다. 그 외로움에는 너무 많은 이유들이 있었다. 그게 사랑일 수도 있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기도 하고 그런 사소한 것들. (웃음)
 
Q. 평소 가사를 쓸 때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키썸 : 일상에서 내가 경험한 것들. 이렇게 말하다가도 좋은 말이 있으면 생각해둔다. 길을 가다가도 쓰고 어디서나 쓴다. 일상 속에서 나오는 감정들을 써놨다가 나중에 가사로 정리한다.
 
Q. 가사를 쓰다 막히면 어떻게 하나
 
키썸 : 예전에는 막히면 쥐어짜는 편이였는데 이번엔 달랐다. ‘Cover up’도 감정이 휘몰아쳐서 작업한 곡이도 ‘No Jam’도 1절까지는 너무 잘 나왔는데 2절에서 막혀 며칠동안 못 썼었다. 뭘 해도 안되고 재미도 없고 딱 그 가사가 제 내용이였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봤는데 그때의 경험들이 가사에 있다. 내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을 썼다.
 
Q. 처음 랩을 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는 없었나
 
키썸 : ‘옥타빵’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반대는 아니였다. 부모님은 평범하게 살길 원하셨던 것 같다. 근데 저는 제 꿈을 계속 쫓았다. 그때도 응원을 해주셨었지만 지금은 더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신다.
 
Q. 랩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뭔가
 
키썸 : 재밌어서. 저는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때까지 행복하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정말 행복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도 무대가 좋아서 였다. 재밌고 행복해서 랩을 시작하게 됐다. 막힐 때도 물론 있었지만 더 행복하기 위해 버티다보니 이제는 좀  더 행복할 수 있을 거 같다. (웃음)
   
Q.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이런 경쟁 프로그램이 만만치 않은데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는 뭔가
 
키썸 : 경험이니까. 다른 이유는 없었다. ‘쇼미더머니’에 나가고 ‘언프리티 랩스타’ 제의가 왔을 때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었다. 생각도 많았고 그 힘듦을 알아서.
 
저도 경험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저희 어머니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어머니께서 거기 나가서 잃을 건 없다고 나가보라고, 다 경험이라고 하셔서 그 말을 듣고 출연 결정을 내렸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어떤 무대였는지
 
키썸 : 항상 떨렸어서 모든 무대들이 다 기억나는데 처음에 지코, 산이오빠가 앉아계실 때 ‘랩 주사기’라는 랩을 했을 때가 기억에 난다. ‘쇼미더머니’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저의 모습을 보여드렸고 많이 늘었다고 해주셨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었다. 더 기억에 남는 무대는 인순이 선배님과 한 무대다. 어머니가 오셨기도 했고. 그때 무대에서 인순이 선배님을 봐야할지 어머니를 봐야할지 헷갈려 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웃음)
 
Q. 경쟁 프로그램을 하며 느낀 점은
 
키썸 : 너무 많다. 절대 후회는 안 한다. 그 프로그램에 나가서 후회했던 적은 없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두 번 다시 해보지 못할 경험이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나가고 싶진 않다. (웃음)
 
Q. 키썸이란 이름은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키썸 : 정말 문득 생각났다. 생각하는 이름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보석 이름을 생각하기도 하고 꽃말도 찾아봤었다. 너무 많아서 기억도 안 날 정도다 (웃음). 이름을 뭐로 할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뮤직이라는 단어를 보게 됐는데 뒤집어보니 괜찮더라. 의미도 좋고. 그렇게 정하게 됐다.   
 
Q. 평소 키썸은 어떤 사람인가
 
키썸 : 장난감 중에 누르면 소리가 나는 닭 인형이 있지 않나. 그 인형같다. 웃기기도 하고 재밌지 않나 (웃음). 가만히 있으면 무섭기도 한데 소리는 재미있고. 그런 아이인 것 같다. 구수한 아이? (웃음) 
   
Q. 대중들이 모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키썸 : 이번 앨범에 굉장히 많이 드러낸 것 같다. ‘맥주 두 잔’이 나왔을 때 ‘키썸이 이런 음악을 했었어?’ 이런 반응이 있기도 했다. 연예인도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이 상처를 받지 않나. 제가 언제나 밝은 이미지인데 사실 그렇지 않다. 우울할 때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고 상처도 받고, 그런 아이다. 그런 모습을 앨범에 많이 담았다. 혼자만의 외로움을 썼던 것 같다. 
 
Q. 현재 키썸의 가장 큰 고민은
 
키썸 : 사실 많았다. 방향성도 그렇고. 아무리 결과나 주변 시선에 신경을 안 쓴다고 해도 쓸 수 밖에 없는데 이제는 마이 웨이다. 내 갈 길을 가려고 한다.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할 거다. (웃음)
 
앨범이 가장 걱정이었다. 키썸으로서도, 조혜령으로서도. 그랬는데 앨범이 나오니까 없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최대치의 목표가 있다면
 
키썸 : 제 음악이 오래 오래 남는 그런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 나중에 들어도 좋은 노래. 시간이 지나도 좋은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
 
Q. 올해의 목표는
 
키썸 : 단독 공연. 이번 앨범을 잘 마무리 하고 단독 공연을 하고 싶다.
 
Q. 키썸에게 랩이란
 
키썸 : 행복. 내 행복이다. 그냥 그걸 하면 행복하다. 재밌고. (웃음) 
 
Q. 대중들이 키썸을 어떤 랩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나
 
키썸 : 저를 떠올리면 행복했으면 좋겠다. 제 공연을 보러 온 사람, 노래를 들은 사람, 저를 만나는 모든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Q.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키썸 :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내가 해볼 수 있는 일들은 다 해보고 싶다. 연기를 배운 적도 있었는데 제 감정에 솔직해진 계기가 그때였다. 연기도 재밌더라. 연기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Q. 2016년 현재의 키썸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키썸 : ‘니가 하고 싶은 걸 해’, ‘넌 틀리지 않아’ 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그렇다고 제가 가는 길이 맞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후회는 안할 거라고 생각한다. ‘잘 하고 있어’ 라고 말하고 싶다.
 
끊임없이 흔들리고 또 넘어질 나이 24살. 그렇지만 24살의 조혜령은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알고있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경험을 중요시 여긴다, 행복을 추구한다. 비록 아직은 많은 인생을 살아 본 그렇게 대단한 어른이 아닐지라도 키썸, 그녀에게는 분명히 배울 점이 많았다.
 
많은 이들이 자신으로 인해, 자신의 음악으로 인해 행복했으면 좋겠다던 키썸. 오늘 하루, 키썸으로 인해 참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다.
 
“행복하자 조혜령”

박혜미 기자

reporter@topstarnews.co.kr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