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인터뷰] ‘리멤버 아들의 전쟁’ 박성웅, “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무한한 연기 변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박혜미 기자) “박성웅 그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까지”
 
박성웅의 첫인상은 남달랐다. 영화 신세계 속 ‘살려는 드릴게’, ‘죽기 딱 좋은 날씨네’등 숱한 명대사로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이기에 선뜻 먼저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박성웅은 그런 생각들을 한 번에 잊게 할 만큼 환한 미소와 호탕한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악역은 그만해야겠다. 당분간 악역 연기는 안 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긴 이후 박성웅은 ‘리멤버 아들의 전쟁’을 선택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이 드라마 속 박성웅은 조폭이지만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있는, 선한 변호사 박동호를 연기했고 또 한 번 박성웅이 가지고 있는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톱스타뉴스와 만난 박성웅은 겉은 차갑고 냉철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뜨거운 무언가로 가득 차 있는 박동호 그 자체였다.
 
Q. 하시는 것 마다 잘 됐다. ‘무뢰한’도 흥행은 안 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성웅 : ‘무뢰한‘은 최고의 작품이다. 상도 많이 받았다. 나는 열심히 운동해서 벗기만 했다. 뭐라도 있으면 다행인 거다.
 
Q. 영화, 드라마 동시에 잘 됐는데
 
박성웅 : 인생에 한 번은 있나보다. 드라마도 잘 되고, 검사외전은 선방은 한 줄 알았는데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이미지가 친근해졌다
 
박성웅 : 고등학생 애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무섭다는 말만 했다. 요즘엔 대사 한 마디 해달라고 하더라. 
 
Q. ‘리멤버’ 법정 씬이 힘들었을 것 같다
 
박성웅 : 블랙홀이었다. 배우들 모두 멘붕이었다. 너무 힘들었다. 대사도 많고 주고받는 대사가 아닌 혼자 하는 대사였고 법률 용어도 많이 나오고 평소 접하지 못한 단어들이다 보니 힘들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첫 주자였는데 힘들었다. 그 다음에 다른 배우들 멘붕오는 모습보니 나도 그랬다고 말해줬다.
 
Q. ‘리멤버’에서 사투리 연기를 했는데
 
박성웅 : 사투리 연기는 한 번 밖에 안 해봤다. 영화는 대본이 나와있는 상태다 보니 어느정도 트레이닝을 하면 되는데 이거는 매주 2개씩 나왔다. 부산 말 선생님이 따로 있었다. 한 마디씩 음성 메세지로, 10초 안쪽으로 끊어서 보내줬다. 많이 오면 한 회에 130개씩도 왔다. 촬영장에서 항상 귀에 대고 있었다. 처음 대본을 보며 들을 때 저만의 표시로 억양을 그려놨다. 대본이 악보 수준이었다. 그렇게 하고서도 욕 많이 먹었다. 저건 어느 나라 말이냐고. 타지방 분들이 괜찮다고 하면 그걸로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장치들이 많았다. 박동호라는 캐릭터를 각인시키게 한 게 사투리와 의상이었다. 등에 용문신이 두 번 등장했는데 임팩트 있었다. 금목걸이도.
 
Q. 화려한 의상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박성웅 : 첫 등장할 때 입었던 수트가 흰색 안에 핑크색 셔츠, 백구두였다. 입고 보니 그것도 어울리더라. 부모님께 받은 기럭지 때문에 어울려서 일부러 바지를 걷었다. 동작도 엉거주춤하게 하고. 첫 촬영 치고는 수월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양복을 보며 피디가 ‘너무 노말한 거 아니냐’는 말을 했었다. 첫 등장할 때 입었던  파란 색 수트가 있다. 파란 수트를 입고 가는데 100m앞이 있던 스텝 분들이 ‘바로 그거야’라며 빵 터지더라. 수트가 한 몫 했다. 
 
Q. 극중 오렌지 코트는 실제로 샀다고
 
박성웅 : 19부쯤 나오는 의상인데, 박동호화 된 것 같다. 그 옷이 예뻐보였다.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평소 본인의 스타일과 박동호 스타일의 접점이 있었나
 
박성웅 : 없다. 어떻게 그런 걸 평소에 입고 다니냐. 수트를 많이 입고 촬영에 임했는데 실제로는 수트를 거의 안 입는다. 가죽이나 청바지를 자주 입는다.
 
Q. 몸 관리를 따로 했었는지
 
박성웅 : 못 한다.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 보니 어플 하나로 버텼다. 촬영장 주변 맛집들을 찾아주는 어플이라 일산 탄현 쪽은 섭렵을 했다.
 
배우들끼리 만나도 밥을 빨리 먹고 와야 한다는 게 강해서 거의 때우는 식으로 먹었다. 다른 배우들과 같이 공유는 했다. 승호에게도 몇 군데 가르쳐 줬다. 중요하다 맛집 공유.
 
Q. 유승호와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박성웅 : 승호랑 얼마 차이 안 난다. (웃음) 승호는 어릴 때부터 봤다. ‘태왕사신기’ 아역이었다. 2008년도 ‘카인과 아벨’할 때 봤다. 소지섭과 승호가 친하다 보니 그때 촬영장에 승호가 있었다. 중학생이었다. 같이 밥 먹으며 잘 크고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드라마를 같이 하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계속 자신의 행보를 잘 걷고 있더라. 제가 만난 남자 사람 중 제일 착한 친구다.
 
나이에 맞지 않게 진중한 면도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욕심도 있고. 겉으로 드러나는 욕심이 아니라 자기 내에서 갈망하고 그런 것들을 봤다.
 
Q. 많이 도와주고 싶었겠다
 
박성웅 :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가 5년 뒤인데 승호가 변호사가 되고 헤어스타일도 바뀌면서 남자가 됐다. 그때 ‘고등학생 때처럼 울어봐라. 5년 뒤에 성인이 돼서 변호사가 된 걸 생각하지 말고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소스나 조언을 서로줬다. 그런 걸 자기꺼로 잘 소화하더라. 장례식 장면에서 승호 우는 모습을 보고 실제로도 다 울었다. 광렬이 형도 울고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다 울었다. 너무 슬퍼서.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요즘 바쁘진 않은지
 
박성웅 : 무대인사 하러 다니고 있다. ‘그대 이름은 장미’ 촬영을 하고 있고 ‘이와 손톱’ 촬영은 한 번 남았다. 마무리만 지으면 된다.
 
Q. 작품에서 여자복이 없는 거 같은데
 
박성웅 : ‘무뢰한’도 저에게는 멜로였다. 러브라인이 있어야만 여자복이 있는 건 아니다. 이번에 유호정 선배님과 한다. 대놓고 로맨스는 아니다. 언젠간 있지 않겠냐 (웃음)
 
Q. 분석할 때 막히면 어떻게 하나, 다른 곳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나
 
박성웅 : 처음 시작할 때 영감을 받은 배우는 로버트 드 니로였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여태까지 악을 하다가 이제야 선 쪽으로 가는 거 같다. 배우는 아무래도 이미지인 것 같다. 그런걸 보여드렸으니 또 다른 것들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초반에는 영감을 받았는데 지금은 대본이 오면 제가 느끼는 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박동호 변호사도 겉으로는 세고 허풍을 떨지만 속으로는 진중한 모습이 있는, 양민우 검사도 스타를 꿈꿔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지만 마음 속에 정의라는 것이 있는. 박동호는 사투리나 의상에서 양민우는 허당끼에서 그런게 드러난다.
 
Q. 최근 선한 인물들을 맡았던 건 의도한 건가
 
박성웅 : 의도된 건 아니다. 어떻게 그런 것만 들어오겠냐. 함께 작품을 했던 사람들과 의리로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검사외전’ 같은 경우는 아는 사이다 보니 거의 통보 수준이었고 ‘무뢰한’ 역시 역할도 안 알려주더라. 크랭크인 한 달 전에 대본을 받기도 했다. 
  
‘검사외전’에서 휘문고 얘기한 게 다 애드리브였다. 서울대 동문 모임이었는데 동원이가 ‘선배님 다음에 찾아뵙겠습니다’ 하면 의심의 눈빛, 이게 끝이었다. 휘문고에 관련된 내용은 전부 애드리브였다. 별명도 제일 있을 법한 독사로 선택했다. 취조실에서 ‘휘문고 알지’도 자연스럽게 나온 애드리브다.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법학과를 나온 것이 촬영에 도움이 되진 않았나
 
박성웅 : 법대를 나왔을 뿐이지 법정에 서 본 적은 없다. 대충 이해는 되는데 졸업한지도 오래됐고 2학년 때부터는 이쪽 일 한다고 졸업할 수 있을 정도, 레포트, 시험, 수업 참석 그게 다 였다. 용어들은 어느정도 낯선 용어들은 아니었다. 그래도 힘들었다. 법정 씬은 정말 힘들었다.
 
‘검사외전’ 법정 씬도 힘들었다. 3일 동안 찍었다. 관객 분들이 워낙 많아 안에 산소는 없고 이산화탄소만 있어서 정신이 혼미해지더라. 8~9월이라 덥기도 했다.
 
Q. 강동원이 박성웅은 허당끼도 있으시고 좋으신 분이라고 했다
 
박성웅 : 나에게 넘어온 거다. 일부러 허당짓도 했다. 현장 분위기는 되게 좋았다. 동원이도 처음 봤지만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이 친구는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딱 보니 애늙은이더라.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한참 동생인데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있었다. 저는 연기에 대해 진지하긴 하지만 진지하게 들어가진 않는다. 괜히 강참치가 아니구나 생각했다. ‘검은 사제들’도 되게 잘 봤다.
 
Q. 신뢰를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박성웅 : 두 번째로 또 찾아주시고 하니까. ‘살인의뢰’ 제작했던 곳에서 작품 하나를 보내줬는데 연을 맺으면 그렇게 가는 편이다.
 
어제가 ‘신세계’ 개봉 3년 되는 날이었다. 촬영 끝나고 집에 들어가며 ‘오늘 신세계 개봉한지 3년되는 날’이라고 전화를 했었다. 2월 21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2013년 2월 21일.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신세계’부터 무서운 이미지가 굳혀진 것 같다 
 
박성웅 : ‘신세계’가 가장 컸던 것 같은데 가장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어서 준비를 많이 했었다. 카메라 밖에서도 이중구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 너무 좋아해주셨고 잘 돼서 좋긴 했지만 배우로서 또 하나의 과제가 거기서 빠져나오는 거였다. 이번에 ‘검사외전’, ‘리멤버’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
 
Q. 최근 3~4년 만에 많은 게 잘된 것 같은데
 
박성웅 :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한 건데 관객 분들이나 시청자 분들이 못 접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무뢰한’도 자부심을 느낀다. 저에게는 도전이었고 악의 정점을 찍고 싶었다. 올누드 액션도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다.
 
Q. 영화 ‘해어화’에서는 어떤 역할인가
 
박성웅 : 경무국장이라고 조선에서는 넘버2다. 절대권력의 소유자이고 효주가 기생으로 나오는데 그 사람을 흠모하는 역할이다. 절대권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너는 있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Q. 공중파 드라마는 오랜만에 했다
 
박성웅 : SBS에서 정식으로 한 건 처음이다. ‘카인과 아벨’은 특별 출연이었다.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박성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드라마와 영화 현장이 많이 다른데 
 
박성웅 : 대본이 다른 드라마에 비하면 늦게 나온 편은 아니었다. 진짜 힘들었던 때가 ‘이과 손톱’과 병행했을 때다. 거기서도 50년대 검사로 나온다. 7회차 중 6회차가 다 법정 씬이다. 6회차를 2주만에 찍어야 했다. 1주에 3회차를 찍고 4일 동안은 드라마를 찍는 거다. 두 개를 병행했는데 차에서 계속 자다보니 2주 동안 움직이지 않는 침대에서는 잠이 안 올 정도였다. 
 
Q. 운동을 꾸준히 해서 체력적으로는 괜찮지 않았나
 
박성웅 :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여유 생기면 운동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운동을 하러 갈까 말까를 몇 백 번 고민한다. 그러다가 정신차리면 나와서 뛰고 있다. 운동을 안 하면 몸이 더 아픈 것 같다. 땀을 쫙 빼면 정신도 맑아지더라.
 
‘진국’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배우 박성웅. 그는 기나긴 연기 인생을 걸어오며 자신만의 내공으로 단단해져 있었고 자신에 대한 믿음과 연기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었다.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이 굳어질 법도 했지만 이 또한 그의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스스로의 가능성을 보란 듯이 입증하기도 했다. 이제는 전 세대를 아우르게 된 그가 앞으로는 또 어떠한 변신으로 모두를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웅 참 진국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