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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한 청년 세종의 이중생활…뮤지컬 '낭만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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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종이 음악 즐겼다는 태종실록에서 출발한 팩션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미닫이문을 여는 방법은 물론 세상 물정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젊은 남성이 가야금 연주를 시작하자 빼어난 실력에 모두가 감탄한다.

연주가 끝난 뒤에도 근엄한 말투와 걸음걸이, 가면으로 얼굴을 감춘 수상한 외모는 음악원에 모인 모든 악사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연합뉴스 제공

눈에 띄는 소질과 언행으로 관심을 받는 인물의 정체는 청년 세종대왕이다. 음악적 재능을 펼치기 위해 왕세자라는 신분을 숨긴 청년 세종은 동료 악사들의 추궁과 아버지 태종의 감시를 피해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지난 19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아트원에서 개막한 뮤지컬 '낭만별곡'은 청년 세종이 악기 연주를 즐겼다는 태종실록의 기록에서 출발한 팩션 사극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세종은 뮤지컬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으로 등장한다.

작품은 조선시대 음악 기관인 장악원의 전신 '이원'(梨園)에서 신분도, 성별도 다른 악사들이 왕을 위한 연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세종은 아버지의 원한을 풀어주려 남장한 모습으로 이원을 찾아온 예성, 노비로 팔려 간 누이를 찾는 천민 출신 연주자 동래와 호흡을 맞춰나간다.

연합뉴스 제공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연주보다는 세종을 중심으로 한 인물들의 갈등과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세종이 합주를 준비하는 동료들과 감정싸움을 벌이는 대목에서는 조별 과제를 수행하며 옥신각신하는 대학생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세종과 예성이 갈등을 빚어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두 사람을 어르고 달래려는 동래의 모습이 현실과 닮아 공감을 자아낸다.

세종이 조선 고유의 악보인 정간보를 창안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물들이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과 묶어 보여주기도 한다. 악기 연주에 활용하는 악보가 달라 합주에 어려움을 겪는 예성과 동래는 세종이 창안한 정간보 덕에 호흡을 맞추는 데 성공한다.

연합뉴스 제공

뮤지컬은 가야금, 대금, 해금, 피리가 어우러진 넘버들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고려가요 '서경별곡'에서 가사를 딴 넘버 '낭만별곡'에서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돋보인다. 박자에 맞춰 역동적인 소리를 내는 피리와 해금 반주는 선과 동그라미를 그리는 동작으로 이루어진 인물들의 안무를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인물들의 음악을 상징하는 역할로 무용수를 등장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무용수는 인물들이 갈등하는 상황에서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조화가 이루어지는 대목에서는 회전 동작을 곁들인 화려한 안무를 선보이며 극적 표현을 풍성하게 만든다.

다만, 인물 간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사의 개연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예성과 동래가 자신의 낮은 신분으로 인해 원한을 품게 됐음에도 이를 음악으로 해결한다는 이야기 전개가 갑작스럽게 느껴졌다.

이 작품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202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이번이 초연이다. 신재아 작가의 스토리에 박해림 작가가 가사를 붙이고 김은영이 작곡을 맡았다.

뮤지컬 '낭만별곡'은 6월 9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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