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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 하나로 객석 지배한 로커 조정석…뮤지컬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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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역 능청스러운 연기·애드리브로 소화…대표 배우 증명
관객 의자 올라가 춤추며 호응 만끽…6월까지 샤롯데씨어터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여러분이 좋아하든 말든, 헤드윅!"

2016년 이후 8년 만에 뮤지컬 '헤드윅'으로 돌아온 조정석은 가벼운 손짓 하나에도 터지는 환호를 흐뭇하게 즐겼다. 그는 지난 2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헤드윅'의 개막 공연부터 특유의 여유를 뽐냈다.

연합뉴스 제공

'헤드윅'은 동독 출신의 로커 헤드윅이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콘서트를 열고 상처로 얼룩진 자신의 인생을 음악과 함께 들려준다는 설정의 작품이다. 헤드윅은 성 정체성에 눈을 뜬 계기부터, 성전환 수술을 감행했지만 수술이 실패해 중요 부위에 일인치가량의 살덩이를 달고 살게 된 사연까지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배우에 따라 공지된 공연 시간 135분을 훌쩍 넘기는 일이 다반사일 정도로 자유롭게 공연을 풀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재치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조정석은 이날 공연에서도 특유의 입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뮤지컬과 영화를 넘나들기를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지"라는 말로 자기 경력을 언급해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대형 스크린으로 송출되는 얼굴을 자신만 볼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하다가도 "그럴 줄 알고 거울을 준비했어"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006년부터 네 차례 헤드윅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조정석은 섬세한 감정 연기와 애드리브로 자신이 왜 작품을 대표하는 배우인지 증명했다. 조정석이 출연하는 회차는 티켓 오픈과 함께 전석 매진되는 등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관심이 뜨겁다.

조정석은 이날도 자연스러운 비속어 표현은 물론 목소리를 바꿔가며 상황극을 연출하는 등 현실적인 포인트를 살린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헤드윅이 품은 마음속 상처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역할을 하며 공감을 끌어냈다.

헤드윅이 이혼을 경험하고 홀로 버려지는 등 꼬여버린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조정석은 이 대목에서 스타킹의 올이 뜯어지는 해프닝이 발생하자 괜히 관객에게 짜증을 부리며 슬픔을 애써 감추는 연기를 보여줬다.

노래에서도 탁월한 감정표현으로 울림을 남겼다. 공연 초반부 음향상 문제로 가사가 일부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감정을 전달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특히 화려한 가발과 메이크업에 힘입어 자신감을 찾게 됐다는 내용의 노래 '위그 인 어 박스'(Wig in a box)에서는 단어마다 힘을 주어 노래를 부르며 역경을 이겨낸 인물의 상황을 풀어냈다.

연합뉴스 제공

이번 시즌은 관객과 배우의 소통이 적극적으로 이뤄져 실제 콘서트에 온 듯한 인상이 한층 강화됐다. 3년 전 열린 시즌에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배우가 객석으로 내려가 연기를 펼치는 것이 불가능했다.

관객들은 조정석을 향해 "언니 예뻐요"라고 소리치며 배우와 호흡했고, 조정석은 관객이 앉은 자리의 손잡이를 밟고 올라가 허리를 터는 춤을 두 차례 선보이며 공연을 즐겼다.

춤과 영화를 패러디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조정석은 자기가 주연한 영화 '엑시트' 속 구조 요청 신호인 '따따따 따 따 따'에 맞춰 호루라기를 불었고, 남편 이츠학 역의 이예은과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를 계기로 유행한 '스모크' 챌린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이어진 커튼콜에서도 조정석은 넘치는 에너지로 무대를 휘저었다. 그는 노래 두 곡에 더해 마시던 물을 머리에 뿌린 채 헤드뱅잉을 하며 무대를 떠나는 순간까지 공연의 열기를 이어갔다.

'헤드윅'은 6월 23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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