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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는 채소, 칠패에는 생선"…그림·사진으로 엿본 과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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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환 한국전통문화대 명예교수, 신간 '세시풍속도감' 펴내
18∼19세기 서울 모습 담은 '경도잡지', 다양한 자료로 풀어내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서울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동부 시장에는 채소가, 그리고 칠패(七牌) 시장에서는 생선이 가장 많이 팔린다."

조선 후기 실학자 유득공(1749∼1807)이 당시 문물제도와 세시에 관해 기록한 '경도잡지'(京都雜志)에서는 시장을 설명하며 이같이 전한다.

연합뉴스 제공

칠패 시장은 서소문과 남대문 사이에 번성한 시장이다.

국문학자인 진경환 한국전통문화대 명예교수는 "칠패 시장에서는 서울의 관문인 경강 지역과 가까웠기 때문에 서해에서 들어오는 각종 어물과 미곡 등이 판매됐다"고 설명한다.

연합뉴스 제공

그는 신간 '세시풍속도감'(민속원)에서 조선 말 종각 주변의 시전(市廛·시장 거리의 가게) 배치도, 1900년대 시장을 찍은 사진 등을 함께 보여주며 글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경도잡지'에 담긴 서울의 세시풍속을 다양한 그림, 사진 자료로 정리했다.

예컨대 웃옷과 갓을 아울러 일컫는 건복(巾服) 부분에서는 남성이 쓰는 복건, 사대부가 집안에서 쓰던 방관, 동파관과 그 모습을 담은 초상화를 함께 보여준다.

술과 음식을 소개할 때는 술을 담는 방법을 기록한 옛 문헌부터 단원 김홍도(1745∼1806)의 풍속화, 겸재 정선(1676∼1759)이 한강 하류인 행호를 표현한 그림까지 두루 다룬다.

연합뉴스 제공

진 교수는 책 제목인 '도감'에 관해 "글만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사물, 용어, 개념 등을 그림이나 사진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도잡지'에 담긴 풍속 19개 항목과 세시 19개 항목으로 18∼19세기 서울의 세시풍속을 요약적으로 묘사하고 언급된 내용과 관련한 그림, 사진을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책이 전통문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작권과 관련, "도감류는 기본적으로 공적인 영역에 속하지만, 유력 소장처와 일부 개인 소장자는 자료 이용해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냈다.

이어 "꼭 필요할뿐더러 대단히 중요한 자료들을 빼고 또 뺄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저작권을 보다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길 바랐다.

연합뉴스 제공

책은 수년간 세시풍속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 온 결과물이다.

진 교수는 조선 후기 3대 세시풍속지라고 일컫는 '경도잡지',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역주본을 출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1년 번역한 책 '서울의 풍속과 세시를 담다'(민속원)는 유득공이 쓴 '경도잡지' 원문 내용을 충실히 옮기고, 상세한 주석을 달아 함께 읽기에 좋다.

'동국세시기'를 역주한 '조선의 세시를 기록하다'(민속원)의 경우, 당대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경도잡지'와 서로 비교해볼 만하다.

▲ 세시풍속도감 = 진경환 지음. 536쪽.

▲ 조선의 세시를 기록하다 = 홍석모 지음. 진경환 역주. 344쪽.

▲ 서울의 풍속과 세시를 담다 = 유득공 지음. 진경환 옮김. 312쪽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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