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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탭댄서' 김길태 "탭댄스가 저를 선택해줘 여기까지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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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탭댄스에 빠져 프로의 길…목표는 '탭댄스 한류'
6회째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 개최…"마포를 아시아 탭댄스 메카로"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제가 탭댄스라는 길을 선택한 게 아니라, 탭댄스에게 제가 선택받았다는 느낌이 들어요. 탭 댄서들을 키우고, 그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고, 공연이 가능한 판을 만들고 나니 어느새 수많은 눈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죠."

올해로 6회째를 맞은 국내 유일 프로 탭댄스 축제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은 취미로 탭댄스를 배워봐야겠다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했다.

연합뉴스 제공

탭댄스라는 취미는 내세울 수 있는 특기가 됐고, 작은 학원을 차려 탭댄스를 가르치겠다는 바람은 어느새 '마포를 아시아 탭댄스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큰 꿈으로 자랐다.

'대한민국 1세대 탭 댄서' 김길태(54) 예술감독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등 떠밀리듯' 걸어왔다고 이야기한다.

김 예술감독은 22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탭댄스를 할 때면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편해 어느새 스르륵 빠져있었다"며 "어느 순간 등 떠밀리듯 하다 보니 이제는 탭댄스 아닌 다른 일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는 1997년 자신의 전공인 영상 공부를 위해 떠났던 미국에서 처음 탭댄스를 만났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살사, 스윙 등 많은 춤을 배웠다는 그는 탭댄스에 흥미를 느껴 뉴욕 브로드웨이 댄스 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5년간 탭댄스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는 탭댄스의 매력에 대해 "발소리와 음악이 딱 맞아떨어질 때 찾아오는 환희가 있다"며 "연습실에서 홀로 발을 마음껏 두드리다 보면 아무 잡생각도 없는 순간이 주는 기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낮에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저녁에는 대학원 공부와 탭댄스 수업에 몰두하는 생활이 이어졌다. 제이슨 새뮤얼스 스미스 등 정상급 댄서에게 춤을 배운 그는 탭댄스를 가르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2002년 '탭꾼 탭댄스 컴퍼니'를 세웠다.

그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에 탭댄스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이 없었다"며 "당시 한국은 뮤지컬 붐이 일기 시작하던 때라 탭댄스를 지도할 강사를 모집하는 일이 많았고, 제가 자연스레 외국에서 탭댄스를 배워온 1세대처럼 여겨지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가 마포구에 세운 탭꾼 탭댄스 컴퍼니는 지금까지도 후배 탭 댄서를 길러내는 산실이다.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프로 탭 댄서 100여명 중 70∼80%가 그의 제자다. 장혁, 백도빈, 장근석 등 그에게 탭댄스를 배운 연예인 제자들도 여럿이다.

연합뉴스 제공

2019년 시작한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도 프로 탭 댄서가 된 제자들이 설 무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탭댄스 축제는 아마추어 댄서의 발표회가 전부였던 상황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프로들의 무대였다.

김 예술감독은 "프로 댄서들이 공연할 실력을 갖춰도 막상 공연할 무대는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며 "그들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 마포문화재단에 기획서를 냈고 매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 사비를 들여 축제를 개최하며 매번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생계의 어려움으로 무대를 떠나는 댄서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그는 매년 더 실험적인 무대를 꾸미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안한다.

그는 "탭댄스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페스티벌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더 좋은 무대를 만들 수는 없었을까 고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4월 3∼7일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펼쳐지는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 역시 '모험&실험'이다. 김 예술감독은 국악, 치어리딩 등 다양한 장르와 탭댄스의 협업을 시도한 '콜라보 탭댄스 쇼'에서 탭댄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자신했다.

"실험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보는 재미는 보장할 수 있어요. 탭댄스가 이렇게도 다양할 수 있고, 다른 장르와 만나 본색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연합뉴스 제공

이번 페스티벌에는 일본에서 촉망받는 신진 탭 댄서들이 '탭댄스 콩쿠르'에 참여하는 등 다양성을 높이려는 그의 실험도 점차 성과를 거두고 있다. 페스티벌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그의 목표는 '탭댄스 한류'를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탭댄스로 성과를 내고 싶어요. 마포를 아시아 탭댄스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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