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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음악으로 풀어낸 서리 "제 내면으로 걸어들어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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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미니음반 발매…타이틀곡 '페이크 해피'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바깥에서부터 저의 내면으로 걸어들어오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싱어송라이터 서리(백소현·27)는 최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보 '페이크 해피'(Fake Happy)를 이렇게 소개했다.

연합뉴스 제공

'킬 더 데이'(Kill the day), '페이크 해피', '브로큰'(Broken), '앤드 미'(and Me)로 이어지는 트랙을 차례로 듣다 보면 서리의 가장 깊은 곳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한 번쯤은 솔직한 내면의 상처를 꺼내봐야지'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얘기를 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마음속 무언가를 꺼내보기로 결심했고, 하나하나 꺼냈죠."

서리는 신보에 회의감, 외로움, 허탈감 등 그간 겪어온 솔직한 감정들을 담았다. 수록곡 4곡은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하는 현실에 서리만의 은유가 더해져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리는 그중에서도 열등감을 주제로 한 '브로큰'의 작업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는 "가사를 쓰는 데 가장 오래 걸렸고, 울기도 했다"며 "어릴 때부터 자존감이 낮았고 음악을 시작한 뒤로는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게 됐다. 곡을 쓰면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제공

이 밖에도 타이틀곡 '페이크 해피'는 막상 산꼭대기에 올라가니 별다른 행복이 느껴지지 않는 허무감, '앤드 미'는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느끼는 외로움을 그리고 있다.

곡들이 지나치게 무거워지지 않도록 감정의 적정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서리는 '문제의 정답처럼 굴지 말자', '부정적인 단어만 나열하지 말자' 등 2가지 원칙만큼은 사수하며 작업했다.

음악을 만들 때마다 편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서리는 이번 신보에서도 앰비언트(ambient) 소스를 곳곳에 활용해 감정이 은은하게 스며들도록 유도하는 데 신경 썼다.

"곡들 곳곳에 사이렌 소리가 들어가요. 예를 들어 '킬 더 데이'는 하루를 날렸다는 의미의 곡인데, 하루를 의인화해 위급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앤드 미'에서는 사이렌 소리로 저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 소음을 표현하려 했죠."

서리는 이번 음반에서 "기존에 제가 해오던 신스(신시사이저) 사운드, 일렉(전자) 사운드와 에이브릴 라빈, 콜드플레이의 곡 같은 얼터너티브 록이 잘 융화됐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 제공

서리는 2019년 유튜브에 올린 아비르의 '탱고'(Tango) 커버 영상으로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20년 데뷔 음반 '후 이스케이프드'(?depacse ohw)를 발매한 뒤로는 여러 K팝 가수의 노래를 피처링해 이름을 알렸고, 2021년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OST에 참여해 해외로도 영역을 넓혔다.

겉으로 보기엔 단박에 이름을 알린 굴곡 없는 싱어송라이터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뒤늦게야 음악을 시작한 데 대해선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는 "존재감 없는 아이였기 때문에 스스로를 낮췄고, '슈퍼스타K' 같은 경연 프로그램이 한창 유행할 때는 일반인들의 넘치는 끼에 박탈감도 느꼈다"며 "말하지 못하는 꿈을 안고 있다가 고등학생이 돼서야 꿈을 고백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이렇듯 자존감 낮고 소심한 아이였던 서리는 어느새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의 플레이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션의 뮤지션'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음악에 대한 고민은 깊어져 작년 초 한 인터뷰에서 "길을 잃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뚜렷한데, 그 음악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지는 않거든요. 처음엔 '제가 이렇게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 이젠 리스너(청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졌어요."

연합뉴스 제공

서리는 이번 활동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다 가져가는 음악을 꼭 찾아내겠다"며 "음악적인 욕심과 대중과의 소통 간의 간극을 잘 좁혀나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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