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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이 소진되는 순간 내 삶도 끝났으면"…김용익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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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물감 소진 프로젝트' 소개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일명 '땡땡이 화가'로 잘 알려진 김용익(77) 작가는 2018년 12월31일을 기점으로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말 그대로 더 이상 물감 등을 사지 않고 남아있는 물감이나 색연필 등 그림을 그리는 데 쓰이는 것들을 여생에 걸쳐 모두 소진하는 프로젝트다.

이후 계속되고 있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 연작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전시가 지난 15일 부산 망미동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막했다.

연합뉴스 제공

개막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에 대해 "물감이 소진되는 순간 내 삶도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내 인생을 소진하는 것과 동일한 차원으로 생각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일종의 제의적 행위라고도 할 수 있죠."

처음에는 단순히 칸을 나눠 가지각색 물감을 칠하기 시작했지만 이내 지루함을 느끼고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원과 삼각형 등 조형적인 요소를 더했고 배색도 신경 쓰면서 조금씩 작업이 발전해 나갔다.

물감 소진 프로젝트 연작에 그려진 도형들은 우주 변화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작품마다 아홉 개 원이 등장하는 것도 하늘이 9겹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중국의 옛 우주론 개념에서 가져왔다.

작가는 "원과 사각형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라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상징한다"면서 "조양율음(調陽律陰. 양을 조절하고 음을 활성화한다)이란 개념을 내 나름대로 일러스트레이션(시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제공

물방울 무늬를 그린 '땡땡이' 시리즈에 변형을 가한 작업도 함께 전시된다. 기존에 완성한 작업을 검정이나 흰색의 물감으로 덮어버렸지만, 완전히 덮지 못하고 격자무늬로 덮은 작품에는 '절망의 미완수'라는 제목이 붙었다. 1990년대 자기 작품을 검은색, 금색 물감으로 덮었던 '절망의 완수'라는 작업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작가는 "당시 나는 과연 내가 미술을 할 필요가 있는가, 이제 사회에서 내 미술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생각하면서 절망감 같은 걸 느꼈다"면서 "그렇지만 나는 결국 미술에 대해 절망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전시하고 있다"고 '절망의 미완수'라는 제목을 붙인 배경을 설명했다.

전시는 서울의 국제갤러리 한옥공간에서도 4월21일까지 동시에 진행된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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