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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와 문하생의 살기 품은 협업…뮤지컬 '이프아이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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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으로 얽힌 두 사람의 서늘한 심리대결…6월까지 대학로서 공연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난 마지막 소설을 끝내야 해. 그러기 위해선 자네가 필요하고."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토대로 소설을 집필하는 소설가와 자기 동생을 살해한 소설가에게 복수하려는 작가 지망생이 서로의 속내를 감춘 채 동거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제공

슬럼프에 빠져있던 작가는 때마침 눈앞에 나타난 새로운 희생양을 소재로 소설을 완성할 계획을 세운다. 마음속 깊이 복수를 다짐한 지망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행동하며 복수의 순간만을 기다린다.

지난 12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개막한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는 점잖은 행동 속 언뜻 드러나는 살기로 서늘함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마지막 소설을 집필하는 작가 이수현과 문하생이 되고 싶다며 수현을 찾아간 작가 지망생 강인호의 심리 대결이 주된 줄거리다.

연합뉴스 제공

'내가 너였다면'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두 사람이 서로의 속내를 예측하고 대응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펼쳐진다.

인물의 특징과 심리를 포착하는 감각을 지닌 수현은 인호를 살피며 소설 집필에 필요한 정보를 캐내고, 인호는 자기가 있어야만 소설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용해 수현의 범죄 행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작품은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전개해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경성 시대 한옥을 형상화한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되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는 극적인 효과를 더한다.

규칙적인 타자기 소리를 내며 소설을 집필하던 두 사람이 결정적인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는 타자 소리가 뚝 끊기며 분위기가 급격하게 전환됐다.

수현의 살인을 밝혀낸 인호가 살인 피해자 가족이 경험하는 고통을 노래하는 대목에선 직설적인 비유가 포함된 가사로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누구인지 같은 자극적인 정보에만 관심을 쏟는 사회를 향한 비판은 현재 관객들에게도 시사점을 남겼다.

연합뉴스 제공

다만 살인 피해자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 시선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호가 무력이 동반된 복수에 몰두하며 또 다른 피해자를 낳으려 하는 모습은 설득력을 떨어뜨렸다.

또한 공연 시간 90분 안에 살인 사건의 진실 찾기와 수현을 단죄하는 이야기를 모두 전달하려다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남긴 점도 아쉽다.

극 중 인호가 오랜 기간 복수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는 묘사가 등장하지만, 우발적으로 갈등이 해결된다는 인상을 남긴다. 그렇다 보니 인물이 복수로 얻으려 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작품은 2022년 쇼케이스 공연으로 관객을 만났으며 이번이 정식 초연이다.

오종혁, 정원영, 백인태가 소설가 이수현을 연기하며 황민수, 원태민, 조성태, 차규민이 작가 지망생 강인호 역을 맡는다.

뮤지컬 '테레즈 라캥'의 정찬수 작가와 한혜신 작곡가가 호흡을 맞췄다.

'이프아이월유'는 6월 1일까지 계속된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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