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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직후 혼돈의 한복판…장편소설 '대단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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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쿠르상 수상 佛 작가 르메트르의 베스트셀러 출간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인류 최악의 전쟁이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있던 1940년대. 프랑스의 위임 통치에서 벗어난 레바논의 베이루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베이루트의 프랑스인 사업가 루이 펠티에 씨의 네 자녀 역시 비좁은 베이루트를 벗어나 크고 멋진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들뜬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장편 '대단한 세상'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는 데 실패하고 파리에서 새 삶을 모색하는 장, 연락이 끊긴 동성 연인을 찾으러 베트남 사이공으로 향하는 에티엔, 명문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언론사에 들어간 프랑수아,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가출한 엘렌의 4남매 이야기다.

연합뉴스 제공

소설에서 먼저 눈에 띄는 건 2차대전 직후 프랑스의 식민통치에서 막 벗어난 베트남 사이공이라는 이국적인 배경이다.

연락이 끊긴 레몽이라는 동성 애인의 행방을 찾아 사이공까지 온 에티엔은 레몽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티엔은 이어 환율 차를 이용한 불법 거래를 하다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캐러 나서고, 베이루트라는 작은 세상에서는 알지 못했던 세상의 진정한 민낯을 보게 된다.

파리로 간 다른 자녀들도 자신들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세계에 직면한다. 파리는 이들에게 희망의 도시가 아닌 경제난에 허덕이는 도시,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실업자들이 넘쳐나는 도시였다. 장은 이곳에서 점차 살인마로 변해가고, 프랑수아는 범인이 형인 줄도 모르고 살인 현장 중 하나를 취재해 스타 기자로 떠오른다.

소설의 원제 '그랑 몽드'(Grand Monde)는 프랑스어로 '큰 세상', '위대한 세상'이라는 뜻으로, 사이공에 실제 존재했고 작품 속에서는 에티엔이 드나들기도 하는 사이공의 종합오락장 이름이기도 하다.

이국적인 배경과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좌절, 암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대단한 세상'은 피에르 르메트르의 2022년작이다.

연합뉴스 제공

문학 감식안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프랑스에서 대중성과 문학성을 공히 인정받은 르메트르는 20세기 전체의 프랑스 사회와 역사를 10여 권의 소설로 정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013년 공쿠르상 수상작인 '오르부아르'를 비롯해 '화재의 색'과 '우리 슬픔의 거울'로 이어진 3부작으로 이미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까지의 시기를 프랑스를 장편소설로 다뤘던 그는 전후 30년간 프랑스가 눈부신 성장을 이룬 이른바 '영광의 30년'(1945~1975)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4부작을 시작했다. 이번에 번역된 '대단한 세상'은 바로 이 4부작의 첫 작품이다.

작가는 전작들에서처럼 당대의 시대상을 리얼리즘적 기법으로 치밀하게 조명하되 현대 미스터리와 스릴러물의 기법을 차용해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노렸다.

르메트르가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이번에도 견고하게 입증한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 이미 80만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열린책들. 임호경 옮김. 7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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