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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사할린 한인 연구' 동포 3세 "우린 잊힌 역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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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주립 향토 박물관' 학술편집부장 진 율리야 박사 방한 인터뷰
연세대서 '용재신진학술상' 수상…"1세대 이야기 외부에 제대로 알려야"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사할린 한인사를 연구할수록 한인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형성된 집단)의 경험 속에 얼마나 다양한 사실들이 있었는지 깊게 알게 되더라고요. 우리는 잊힌 역사가 아닙니다."

러시아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시의 '사할린 주립 향토 박물관' 학술편집부장 겸 박물관 소식지 책임편집자인 진 율리야(45) 박사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연세대 국학연구원이 신진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용재신진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돼 7일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2008년 처음 이 연구를 시작할 때 러시아와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그 누구도 '사할린 한인사' 주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멀고 먼 사할린 땅에 버려진 한인은 그렇게 모두에게 잊힌 민족 집단이었다"며 "사할린 동포 3세로서 내 할아버지를 비롯해 1세대의 이야기를 정확히 정리하고 외부에 제대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할린국립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진 박사는 고려대에서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극동연방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할린 한인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할린 다민족 사회 등을 주제로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특히 그가 2012년 쓴 박사학위 논문을 다듬어 2020년 국내에 번역 출간한 '사할린의 한인 디아스포라 : 송환의 문제 및 소비에트 사회와 러시아 사회의 통합'은 사할린 1세대와 1.5세대의 귀환 문제를 핵심적으로 서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용재학술상을 주관하는 용재기념사업회 측은 "향후 한국의 디아스포라 연구 지평을 넓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그는 "어릴 적 가족들과 사할린 강제 이주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면서도 "어렴풋하게 할아버지의 삶을 알게 되고 이해한 내용들과 훗날 책과 각종 기밀자료 등을 통해 확인한 사할린 한인들의 모습이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23년생인 할아버지는 탄광 노동자로 강제로 이주당했다가 귀국한 뒤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사할린으로 떠났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해 귀국하지 못하고 60여년간 사할린에 정착해 살았다"며 "2000년에 비로소 영주귀국 지원 사업으로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을 밟은 뒤 2003년 세상을 떠나셨다"고 소개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전쟁의 여파 속에서 다행히 생존했지만, 당시 많은 사할린 한인이 일본인에 의해 학살됐다.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하자 군경과 자경단 등은 조선인의 폭동이 우려된다며 사할린 한인들을 학살했는데, 러시아 당국이 다수의 기밀문서 등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책임감 또는 의무감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진 박사는 2021년 9월 하바롭스크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가해 '사할린 한인 학살 사건'을 공론화했다. 정보공개 청구에 묵묵부답이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도 그제야 진 박사가 요구한 문서 일부를 제공했고, 다수의 문서가 사할린 주립 향토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그는 "추가로 꾸준히 기밀문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있고, 문서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며 "하바롭스크 전범재판 사건 기록을 분석하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이 일들은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교과과정서 지역학 과목은 필수다. 그러나 사할린 교육계에서 학생들에게 지역학을 가르칠 때 한인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아쉬웠다"며 "러시아 중고등학교 및 사할린국립대에서 지역학 수업을 할 때 한인 이야기를 꼭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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