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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들 나와 후보 호명하며 예우…한층 성대해진 오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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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라이언 고슬링 "나는 켄" 열창…영화계 추모 영상에 고 이선균 등장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매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지만, 올해 시상식은 예년에 비해 더 성대하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역대 조연상, 주연상 수상자들이 무대 위에 올라 후보를 일일이 소개하며 배우들을 예우하는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합뉴스 제공

◇ 역대 배우상 수상자들, 후보 하나하나 소개…고슬링 무대 눈길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배우상 시상에서는 전년도 수상자를 포함한 역대 수상자 5명이 무대에 올랐다. 전년도 수상자가 중앙에 섰고, 시상도 맡았다.

일반적으로 아카데미는 배우상 시상은 부문당 두 명에게 맡겨왔으나 올해에는 큰 폭으로 확대했다. 시상자들의 인종과 나이대, 수상 시점도 골고루 분배했다.

이들은 해당 부문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그가 작품에서 맡은 역할은 물론 성과까지 소개했다.

아카데미는 예년에는 스크린에서 짧은 영상을 통해 배우들을 한꺼번에 소개하곤 했다.

영화 '라스트 킹'으로 2007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포리스트 휘터커는 무대에 올라 '러스틴'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든 콜먼 도밍고를 두고 "10년 전 처음 당신과 일했을 때부터 당신은 훌륭했다. 지난 몇 년간 스크린을 밝히는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뻤다"면서 "천재적인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객석에서 그의 말을 듣던 도밍고는 감격한 듯 눈물을 보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배우 알 파치노라와 같은 명감독·명배우가 각각 감독상과 작품상 단독 시상자로 나선 점도 이목을 끌었다.

연합뉴스 제공

오스카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축하 공연에선 빌리 아일리시 등 팝스타들보다 배우 라이언 고슬링의 무대가 하이라이트였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에서 완벽한 바비(마고 로비 분)의 평범한 남자친구 켄 역을 맡은 그는 이 무대에서도 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분홍색 수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쓴 채 객석에 앉은 로비 옆에서 슬며시 나타나 끈적한 목소리로 영화 주제곡 '아임 저스트 켄'(I'm Just Ken)을 부르기 시작했다.

'바비' 속 인형의 집처럼 꾸며진 무대로 간 그는 절정으로 갈수록 허스키한 음색을 뽐내며 라이브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바비'에서 또 다른 켄 역을 맡은 시무 리우 등 배우들은 백댄서로 변신해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무대를 꾸몄다.

앞서 고슬링은 인터뷰를 통해 "아카데미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게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배우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고슬링의 무대를 함께 즐겼다.

'가여운 것들'로 여우주연상을 가져간 에마 스톤은 수상 소감에서 "켄의 공연을 보다가 너무 신나는 바람에 드레스 뒷부분이 찢어졌다"며 웃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은 시청률이 지속 하락하는 등 미국에서 관심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고슬링의 축하 무대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하려는 시도의 일환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윤 평론가는 역대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을 거론하며 "아카데미가 곧 100회를 향해 가고 있어 시상식의 '역사'를 중요시하는 움직임도 보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 반전 메시지…추모 영상에 이선균 등장시켜 예우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수상 소감이나 시상자의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는 오스카인 만큼, 올해에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졌다.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진행 도중 "누군가가 저에 대해 쓴 리뷰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글을 읽어 내려갔다.

키멀은 "글쓴이는 '키멀을 다른 사회자로 교체하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 어떤 전 대통령이 이 글을 썼을지 알아맞혀 보라"며 "트럼프 대통령님, 시상식을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수감 생활이 안 끝난 것 아니냐?"고 언급했고, 객석에서는 웃음과 함께 큰 박수가 나왔다.

이날 시상식에선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수상 소감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담은 '마리우폴에서의 20일'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은 "이 상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공격하지 않은 역사와 맞바꿀 수 있다면 교환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오펜하이머'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쥔 킬리언 머피는 "좋든 나쁘든, 우리는 지금 원자폭탄을 개발한 사람이 만든 세계에 살고 있다"며 "이 상을 전 세계에서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카데미가 지난 한 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메모리엄' 영상에는 고(故) 이선균의 모습이 잠시 비치기도 했다. 이선균은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무대를 밟은 바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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