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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신고된 보물 '미암집 목판' 2점 제자리로…4점은 행방 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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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환수한 목판 반영해 정정 예고…"관리 혼선 바로잡을 것"
2014년 전남대 박물관 보관 사실 알았으나 경위·과정 확인 안돼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조선시대 학자인 미암(眉巖) 유희춘(1513∼1577)의 문집을 찍어낸 목판 일부가 도난 신고된 지 약 3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1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정부 관보를 통해 보물 '유희춘 미암일기 및 미암집 목판'의 수량을 '미암일기 11책과 미암집 목판 398판'으로 정정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연합뉴스 제공

문화재청은 "기존에 '12책'으로 잘못 표기된 일기 수량과 도난 신고됐다가 환수된 목판의 수량을 명확하게 해 관리상 혼선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정정 이유를 밝혔다.

보물 '유희춘 미암일기 및 미암집 목판'은 전라도관찰사, 이조참판 등을 지낸 유희춘이 직접 손으로 쓴 일기와 그의 문집인 '미암집'을 찍어낸 목판을 일컫는다.

연합뉴스 제공

일제강점기였던 1942년 '미암일기'라는 명칭으로 처음 보물(당시 조선 보물 제401호)로 지정됐으며, 이후 계속 보물로 관리해오다 2010년에 일기와 문집 목판을 아우르는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환수한 목판은 2020년 도난 신고된 목판 중 일부로, 총 2점이다.

당시 문화재청은 "1982년도 미암 종중(宗中·문중)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암집'을 찍은 목판 총 402판 가운데 6판이 도난당한 상태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목판 2점은 그동안 전남대 박물관에서 보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목판은 '유희춘 미암일기 및 미암집 목판'와 관련 유물을 보관·관리하는 전남 담양 미암박물관 관계자가 2014년 전남대 박물관 소장품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제공

미암박물관 측은 2020년 5월 전남대에 목판을 돌려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문화재청이 도난 신고 사실을 알리면서 전남대 박물관은 그해 7월 목판을 수사당국에 제출했다.

이후 목판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압류품으로 보관해왔다.

그러던 중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검찰의 지휘를 받아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처분하고 원 소유주인 미암 문중에 목판을 돌려줬다. 목판의 존재를 알게 된 지 약 9년 만의 반환인 셈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없고, 도난이나 범죄를 의심할 만한 증거도 충분하지 않아 (사건화할)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제공

전남대 박물관은 언제, 어떻게 목판을 보관하게 된 건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물관 관계자는 "1964년 비품 대장 기록에는 목판이 '보관 물품'으로 적혀 있는데 누가, 어떻게 보관하게 됐는지 확인이 어렵다. 보관 물품증과 같은 증거나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도난 신고와 관련해선 "목판이 진품인지 확인하고 행정 절차를 명확히 하려면 문화재청이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미암박물관 측에 도난 신고해달라고 먼저 요청한 것"이라며 "유물을 돌려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난 신고 끝에 유물이 제자리로 돌아간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절차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재계 관계자는 "유물이 어디 있는지 알면서도 도난 신고를 한 지 3년이 지나서야 제자리를 찾게 된 셈"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국가지정문화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난 신고된 미암집 목판 6점 가운데 4점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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