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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좋소'의 극사실주의로 그려낸 로맨스 '미나씨, 또 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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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면서도 '짠내' 나는 연애담…공감가는 설정과 성장기 호평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직원 다섯 명 중소기업 3년차, 연봉 3천120만원. 내 인생도 회사처럼 영세하고 좁고 칙칙해지고 있다. 하지만 직장이 곧 내 삶은 아니다. 회사는 회사,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니까."

이미나 대리는 수도권에 있는 3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대기업 입사에 실패하고 그나마 규모가 큰 중소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갔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결국 영세한 무역회사 '정승 네트워크'에 입사한다.

연합뉴스 제공

정승 네트워크는 영세하고 칙칙하다. 출근길 흡연장에서 마주친 꾀죄죄한 옷차림의 사장은 "이 대리는 옷이 어제랑 똑같네", "일 안하고 여기 있는 거야"라며 신경을 긁는다. 퇴근 후에도 사장과 과장은 툭하면 자잘한 일로 전화한다.

지난달 7일 공개된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이하 '미나씨')는 직장인 이미나(김태영 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2021년부터 다섯 시즌이 제작된 드라마 '좋소 좋소 좋소기업'(이하 '좋좋소')의 파생작(스핀오프)이다.

연합뉴스 제공

이미나의 대학생 시절부터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남자친구가 달라질 때마다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프사)이 바뀌는 것에 초점을 맞춰 삶의 주요 단계와 순간들을 조명한다.

드라마 초반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데 실패한 이미나는 반수를 준비하지만, 같은 과에서 만난 남자친구 이연우(임현수)와 헤어질 생각에 막막해하다가 결국 입시를 포기하고 대학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연우는 얼마 뒤 군에 입대하고 이미나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연우가 운동화를 선물하며 자신을 떠나라고 하자 미나는 기다리겠다고 다짐하지만, 연우가 입대한 뒤 자세히 보니 운동화는 '짝퉁'이었다.

이처럼 '미나씨'는 아름답기만 한 영화나 드라마 속의 연애보다 한층 더 사실적인 부분까지 다뤄 '짠내'가 풀풀 풍기는 연애 이야기다. 제작진이 이 드라마를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 로맨스'라고 소개하는 이유다.

이미나가 취업준비생 시절에 함께 공부하면서 만난 김재홍(박도규)과의 이야기를 다룬 3회는 현실감이 극도로 강조돼 있다.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김재홍은 자판기 커피 한 잔도 각자 계산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런 그에게 이미나가 취업하면 뭘 하고 싶냐고 묻자 재홍은 "친구들한테 크게 술 한잔 사고 싶어. 얻어먹는 건 물 한 방울도 싫다"고 털어놓는다.

그런 김재홍과 이미나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이 대기업 입사에 실패하고, 재홍은 미나를 좋아하면서도 "우리가 지금 연애할 때는 아니다"라며 밀어낸다.

한결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대학생인 이미나가 교제하던 지세준(고도하)과 헤어지는 부분(2회)은 특히 우스꽝스럽게 그려졌다.

이미나는 지세준에게 화를 내며 선물 받은 유리병을 바닥에 내던지는데, 둔탁한 소리만 날 뿐 영화나 드라마처럼 시원하게 깨지지 않는다. 화난 미나는 건물 밖으로 뛰어나가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세준은 따라 나오지 않는다.

연합뉴스 제공

'미나씨'는 단순한 연애 이야기를 넘어 인생의 단계마다 겪은 연애를 통한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특히 이미나가 대단한 성공을 이룬 인물이 아니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라는 점이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0인 미만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이 전체 임금근로자의 30.7%에 달하고, 2022년 기준 전체 임금근로일자리 중위소득은 월 267만원이다. '직원 다섯 명 중소기업에 다니고 연봉 3천120만원을 받는' 이미나와 비슷한 셈이다.

이미나가 만난 연인들은 "진짜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거나 "남의 탓만 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며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주문한다. 또는 "한 번 살다 가는 인생인데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살라"고 부추긴다.

이 모든 일을 거친 뒤에도 이미나는 여전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굳이 더 나은 무언가가 돼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결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드라마 후반부에 이미나의 엄마는 딸의 이름을 대충 지어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한탄하며 이름을 바꾸라고 권하는데, 미나는 "나 이름 안 바꿔. 나 이미나 좋아"라며 미소를 짓는다.

연합뉴스 제공

'미나씨'는 전작 '좋좋소'에서 강한 개성을 보여준 이미나의 배경과 성장을 소개한 만큼 전작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라면 반가운 요소가 많다. '좋좋소'에 출연한 유튜버 이과장과 배우 강성훈이 짧게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작을 봐야만 하는 건 아니다. '좋좋소' 시리즈에서는 인물 이미나가 다소 단편적으로만 다뤄졌던 만큼 '미나씨'의 이야기는 대부분 새롭고 전작을 모른 채 접해도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미나씨'는 저예산으로 제작되고 제작발표회나 시사회 등 큰 비용이 드는 홍보 행사도 하지 않았지만, 작품을 본 시청자들은 대체로 호평하고 있다.

콘텐츠 추천 플랫폼 왓챠피디아에서 '미나씨'에 평점을 준 1천400여명은 평균 4.2(5점 만점)의 높은 점수를 매겼다. 코멘트를 쓴 시청자들은 '하이퍼 리얼리즘의 끝판왕', '보다 보니 내 이야기였다','현실적이면서도 희망찬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감동적' 등의 평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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