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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잃고 사이클 선수가 됐다…'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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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에도 도전한 박찬종 씨 에세이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2022년 9월 23일, 평소와 다름없는 퇴근길이었다. 평범한 회사원 박찬종 씨는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사고는 번개가 치듯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5톤 트럭이 그를 덮쳤다.

트럭에 깔려 온몸이 부서지는 통증에도, 의식이 희미해지는 가운데서도 아내 영지 씨 얼굴만 떠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혼인신고만 한 채 신혼 생활을 한 두 사람은 이듬해 5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연합뉴스 제공

박씨는 병원에 입원한 지 나흘 만에 왼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병상에서 우울감을 없애려 자전거에 더 매달렸다. 자전거 유튜버로도 활동했던 그는 다시 자전거를 타기로 결심했다. 병원복을 입고서 새로 산 자전거에 올라탄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내가 의족이 없지. 의지가 없냐"고 반문했더니 몇만 건의 '좋아요'가 이어졌다. 이 게시물은 그의 삶의 변곡점이 됐다.

박씨가 최근 펴낸 '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는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도 장애인 사이클 선수로 거듭난 박씨의 회복과 도전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다.

연합뉴스 제공

그는 사고 112일 만에 의족에 의지해 걷기 시작했다. 유튜브에 올린 '다시 걷게 되던 날' 영상은 조회수 220만회를 넘겼다.

심지어 병상에서 그는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감독으로부터 제안받았다. 그는 사고 1년여 만인 2023년 11월 장애인 사이클 전국체전에 도전해 은메달 4개를 땄다. 벨기에에서 열린 'UCI 패러사이클링 월드컵'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했다. 처음엔 의족으로 자전거를 탔지만, 지금은 의족 없이 한쪽 다리로 페달을 밟는다. 앞으로 목표는 패럴림픽 금메달이다.

그는 결혼식에 꼭 두 발로 걸어 들어가겠다는 다짐도 이뤄냈다.

중환자실에서 그가 아내에게 한 프러포즈는 "다리가 없어도 나랑 결혼해줄래?"였다.

결혼식 날 휠체어를 타고 입장한 그는 중간에 일어서서 두 발로 걸어 들어갔다.

장애를 수용한 놀라운 도전과 회복력에는 박씨 특유의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태도가 밑바탕이 됐다. "보너스로 사는 삶을 부정과 분노로 채우는 것은 너무 아까웠다"고 한다.

그는 자기 모습을 홍학에 빗대고 더는 양말 짝을 맞추지 않아도 돼 좋다며 '암살 개그'도 한다. 절단환자들이 존재하지 않는 신체 부위에서 겪는 '환상통'에도 유쾌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박씨는 "나는 그날 다리를 잃었고, 그로 인해 일과 커리어를 잃었지만,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며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삶이 남아 있었기에 그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돌아본다.

"나는 이제 다리 하나로 살아간다…보너스로 얻은 두 번째 삶은 첫 번째 삶보다 더 섬세하게 행복을 느끼고, 함께 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며…살아간다. 그렇게 한 개뿐인 내 다리에는 한계가 없다."

현대지성.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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