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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honey] 청룡 기개 '하늘 찌를 듯'…부안 내소사 동종과 템플 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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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자연, 풍부한 해산물이 매력인 부안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청룡의 해 전북 부안 내소사에서 청룡을 마주쳤다.

내소사 템플스테이에는 특별함이 있다.

새벽 4시 모두가 잠든 시간 일어나 예불에 참여하면 온몸이 후끈해진다.

개암사를 들러 차 한 잔 마시고 나면 마음마저 가뿐해진다. 곰소 염전과 젓갈 등 부안지역의 관광 요소는 덤이다.

연합뉴스 제공

◇ 청룡의 용트림 인상적인 내소사 동종

내소사를 수년 만에 다시 찾게 된 것은 고려 동종 때문이었다.

고려 후기 불교계를 대표하는 유산으로 손꼽히는 동종이 최근 국보로 지정되면서 주목받았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됐던 높이 104.8㎝, 입지름(원통 모양으로 된 물건의 지름) 67.2㎝인 종은 이번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로 승격됐다.

이 동종이 때마침 청룡의 해를 맞아 고려의 예술혼이 깃든 대표적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동색 영롱한 동종은 꼭대기의 용 모양 걸이(용뉴)가 핵심이다.

극히 제조하기 힘든 세밀한 터치가 과연 1천년 전 우리 조상의 솜씨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랍다.

내소사 동종은 13세기 최고의 금속 공예장인이 정교하게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종을 칠 때 망치가 늘 닿는 자리인 당좌(撞座)는 보통 2곳인데 내소사 동종은 4곳으로 늘었다"면서 "13세기 최고의 금속 공예장인이 정교하게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뉴를 비롯한 대부분 조각이 파손된 곳 없이 잘 보존돼 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최 청장의 말을 듣고 용뉴를 살펴보니 구부러지거나 깨진 부분 하나 없이 잘 보존돼 있다.

당초 동종은 '청림사'라는 절에 봉안됐다가 1850년 내소사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안전한 보관을 위해 수장고에 따로 보관돼 있으며, 개인 관람객에게 곧 공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제공

◇ 내소사 템플스테이

내친김에 내소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

관건은 새벽 4시 예불이다. 알루미늄 섀시 문과 전통 한지로 만든 나무 덧문을 닫고 나오니 한기가 음습했다.

대웅전으로 가는 스님과 템플스테이 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좀 있다 예불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새벽을 깨웠다.

이윽고 스님들이 한두 명씩 모여들고 있었다.

내소사의 새벽은 열기로 후끈했다.

아침 공양은 대웅전 오른쪽의 작은 건물에서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사람들과 스님들의 식사 장소는 팻말로 구분이 돼 있지만, 주지 스님과 템플스테이 손님이 한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아침 공양이 끝나면 자신의 접시와 국그릇은 깨끗이 씻어 놓아야 한다.

연합뉴스 제공

◇ '용의 보호를 받는 듯' 아름다운 개암사

개암사 바로 뒤에는 병풍처럼 바위산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아래는 운무가 내려앉았다. 때마침 비가 내려 운치가 더했다.

대웅전 왼편에 있는 작은 차방으로 들어섰더니 개암사 주지인 종고스님이 선문답을 건넨다.

종고스님은 "한결같은 마음이 부처님 마음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인간이 한결같기가 참 힘들다"면서 "들어오는 호흡은 어디서 왔는지 나가는 숨은 어디로 가는지를 하루에 5분 정도만 명상하면 한결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그런 게 쌓이면 정말 필요할 때 쓰일 것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지혜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 듯 모를 듯 한 이야기다. 하긴 누구나 탁 무릎 칠만한 얘기라면 선문답이라고 하겠는가.

대웅전 위 닫집에는 용 여러 마리가 부처를 지키고 있는 조각이 보였다.

색이 바랜 용 여러 마리가 부처를 향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수호신처럼 보였다.

불상을 향해 오는 어떤 불경스러운 것들도 물리칠 듯한 기개가 보인다.

부처의 모습도 특징적이었다.

임란 이후 불타버린 절을 복원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실력 있는 기술자들이 전국 유수의 사찰로 불려 다니며 불상을 다시 만들었는데 개임사 불상은 그런 불상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제공

◇ 주단 같은 내변산과 석양 명소 부안 솔섬

내변산은 갈 때마다 주단(綢緞)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가장 필자가 아끼는 산책길 가운데 하나다.

최상의 품질을 가진 비단을 주단이라고 하는데, 내변산이 그런 느낌이다.

가는 길이 일단 험하지 않다.

산책하듯이 언덕길을 몇 번 오르내리면 아름다운 직소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가는 길에 호수를 만날 수 있는데 호수는 바람이 크게 불지 않으면 마치 거울처럼 주변 풍광을 반사해준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올라가면 그래도 제법 숨이 차다.

언덕 위로 올라간 순간 왼편으로 폭포 2개가 한꺼번에 보인다.

겨울임에도 수량이 제법 된다.

아래쪽으로 난 데크 길을 내려가면 폭포에 더 가까워지는데 너무 내려가면 2번째 폭포가 나무에 가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연합뉴스 제공

내변산에서 나오는데 뒤를 돌아보니 거울에 비친 듯한 산의 풍경이 드러났다.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그 모습을 넣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부안에는 갈 곳 볼 곳이 참 많다.

변산면 수락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솔섬은 약 8천만 년 전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다.

섬 대부분이 화산쇄설암의 일종인 구상암으로 이뤄졌고, 정상부에는 곰솔 군락이 있는데 곰솔을 배경으로 한 낙조 장면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군은 이곳을 조망할 수 있는 해안에 탐방로를 개설했다.

탐방로에는 밀물에도 풍경을 안전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데크와 망원경 등이 설치됐다.

솔섬은 부안 변산 마실길 한가운데 있다.

변산 마실길은 바다를 끼고 송림과 대나무 등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운 길이다.

마실은 '마을'을 뜻하는 사투리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변산마실길 투어를 따로 즐겨도 좋다.

연합뉴스 제공

◇ 소금에서 소금빵 난다

풍부한 해산물의 고장

부안은 예로부터 풍부한 해산물이 모이는 곳이었다. 특히 백합죽이 유명했다.

원래 부안을 찾을 때마다 가는 집이 따로 있었지만, 이번에는 '종합선물 세트' 같은 곳으로 향했다.

가운데 푸짐한 회가 자리 잡았고, 전복과 해삼, 가리비 회가 주변에 포진됐다.

양과 질 모두 만족할 만했다.

물론 함께 나온 백합죽도 빼놓을 수 없다.

매운탕까지 먹을 자신은 없었는데, 혀를 자극하는 미각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방문한 곳은 곰소염전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부안 곰소의 소금은 사철 맑은 부안의 바닷바람과 강한 해가 만들어낸 자연의 작품이다.

좋은 소금이 나오니 자연스럽게 그로 인한 먹거리인 젓갈 산업이 발달했다.

그래서 곰소는 젓갈의 고장이 됐다.

곰소항에는 젓갈 집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일행 가운데 한 명이 "수년 전 방문 시 샀던 알이 톡톡 터지는 젓갈 맛을 잊을 수 없는데 도무지 그 젓갈 이름을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제공

여러 젓갈을 맛보던 그는 청어알 젓갈을 맛본 뒤 그 젓갈을 찾았다며 탄성을 질렀다.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청어알 젓갈을 구입했다.

곰소염전 바로 앞에는 소금빵의 성지로 불리는 제빵소가 성업 중이다.

제빵소는 우리 밀을 주재료로, 곰소염전의 소금과 팥 등 지역 농산물을 100% 사용하면서 지역농가와 동반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곳이다.

커다랗고 그럴싸한 외관의 제빵소로 들어가니 청년 10여명이 부지런히 손님을 맞고 있다.

이곳은 지역 농가 100여곳으로부터 신선한 재료를 받아 맛난 소금빵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빵소 김슬지 대표는 지난 2019년 농식품부로부터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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