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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삶은 결말을 알 수 없는 작품…英 극작가의 '각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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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 각본 없음 = 아비 모건 지음. 이유림 옮김.

'서프러제트'와 '철의 여인' 등 화제작을 집필한 영국 극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 아비 모건의 사랑과 상실에 관한 에세이다.

연합뉴스 제공

18년간 함께 산 파트너 제이콥이 어느 날 욕실에서 쓰러져 모건에 대한 기억을 잃으며 시작된 3년의 기록이다.

"당신은 아비가 아니야"라며 몸도 마음도 가누지 못하는 제이콥의 곁에서 모건은 수없이 무너지고 일어난다.

예기치 못한 일은 드라마처럼 이어진다. 모건마저 유방암 진단으로 항암 치료를 받게 된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 자기를 돌보는 과정에서 모건의 감정은 끊임없이 교차한다. 제이콥의 소중함을 깨닫다가도, 자기를 기억하지 못하고 가족의 삶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지만 회고록은 아니다. 삶의 균열 속에서도 견고해진 사랑 이야기가 경쾌한 문체로 펼쳐진다. 비극 같은 3년을 통과한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한 맹세는 우리의 아이들, 그 모든 순간, 모든 이야기, 서로를 향한 헌신에 얽혀 있고, 종종 의심이 생길 때도 있지만, 변함없이 단단하다."

모건은 작가로서 끝이 있는 이야기를 좇으며 살아왔다. 진실을 조작하고 삶을 녹인 이야기는 공연, 연극, 영화가 됐다. 그러나 자기 인생이란 작품에선 결말을 알 수 없다. 삶에 각본은 없는 것이다.

현암사. 372쪽.

연합뉴스 제공

▲ 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 = 김찬호 지음.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후 보릿고개에 태어나 비약적인 경제성장 시기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1970년대 청바지와 통기타로 상징되는 대중문화를 일구고 1980년대에 민주화를 이뤘다.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위기를 맞았지만, 정보화와 벤처 열풍의 주역이 된 이들도 있다.

베이비부머의 한 사람인 사회학자 김찬호가 60세를 지나며 펴낸 첫 노년 에세이다.

하산, 눈물, 스토리텔링, 복지, 줏대, 경청 등 49개 단어를 키워드로 품위 있게 나이 들기 위한 지혜를 풀어냈다.

저자는 "현대사의 큰 변화를 주도해온 베이비부머는 노년의 라이프 스타일에서도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고 화두를 던진다.

그는 편을 가르고 팬덤에 편승하는 정치권을 비판하며 "경제의 성장은 비약적으로 이뤄졌지만 인간의 성장은 정체된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고 꼬집는다.

저자의 말처럼 "수명은 늘어나는데 성숙해지기는 어려운 세상"이다.

그는 기성세대에게 존재 증명의 강박을 내려놓고, 행복의 방정식을 다시 세우고, 돈과 권력이 아닌 사랑과 우정으로 연결하는 법을 익히고, 언젠가 맞을 죽음을 응시하라고 제안한다.

"'라떼는~' 식의 과시와 허세를 거두고, 자기 안에 깃든 취약함과 모순을 정직하게 응시하고 인정하자. 새로운 존재로 나아가는 길은 그 고백에서 시작된다."

날.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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