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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싫어하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는 도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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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10년간 거주한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이 쓴 '한국요약금지'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모두가 불만투성이다. 모든 것이 너무 경쟁적이다. 운전자는 난폭하고, 공기 질도 나쁘다. 서울서 볼만한 가게는 스타벅스, 패스트푸드, 편의점뿐이다. 획일화된 건물들만 즐비한 도시는 한마디로 못생겼다.

서울에서 1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이 여러 외국인 친구의 견해를 듣고, 자기 경험을 반추해서 적은 '서울살이' 내용이다.

연합뉴스 제공

이런저런 단점들도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서울은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라고 그는 강조한다. "모두가 싫어하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는 도시"라고도 소개한다. 나아가 자신이 살았던 미국 로스앤젤레스처럼 "밤에 멀리서 바라보면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도시는 없다"고 예찬한다.

최근 출간된 '한국요약금지'는 마샬이 뉴요커,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 기고한 글을 모은 에세이다. 영어로 쓴 글을 다시 한국어로 고쳐서 정리했다.

연합뉴스 제공

책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포함)은 대한민국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인구 절반이 살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는, 오히려 부를 찾아 부나방처럼 모여드는 곳이다. 그곳에는 명암이 공존한다.

한국은 지난 70여년간 섬유, 선박, 자동차, 반도체를 수출하며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그 풍요로움 속에 탄생한 빈부격차가 사회를 옥죄고 있다. 그리고 서울은 빈부격차로 인해 생성된 불만의 원산지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같은 콘텐츠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 작품에선 사회의 불공정, 사람들의 비열함, 관계의 피상성, 인물 간 폭력성이 풍자라는 외피를 입고 드러난다.

저자는 "풍요로움에 대해 표출된 불만 그 자체가 수출 효자 상품이 되어 한국산 이름을 달고 팔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이 "역설적"이라고 지적한다.

연합뉴스 제공

서울의 좋은 점도 있다. 저자가 서울만의 장점 43가지를 열거해 나가는 대목에선 한국에 대한 진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커피숍에 물품을 놓음으로써 내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병원을 포함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거의 10분 이내에 있다,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 쓰레기는 항상 쓰레기봉투에 담겨 있다, 적당한 크기의 지하철역에도 출구가 여덟개씩 있다, 도서관 책을 신청하면 지하철역에 비치된 기계에서 수령하고 반납할 수 있다, 포장마차 그리고 떡튀순(떡볶이·튀김·순대)…."

연합뉴스 제공

저자는 미국에서 한국어 학습을 위해 꽤 오랫동안 받아쓰기를 했으며 한국에 와서도 한국어 공부를 위해 팟캐스트를 찾아 듣고 공개방송에도 다니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공부했다고 한다. 다만 "한국어와 같은 어렵고 복잡한 언어를 배울 때 너무 많이 노력하면 빨리 좌절하고 지치기 때문에 얕고 느리게 공부"했다고 덧붙였다. 그 과정에서 그는 수많은 영화를 봤고, 책을 읽었다.

그런 오랜 공부 끝에 저자가 깨달은 건 한국이 복잡한 나라라는 사실이다. 그는 "김치의 나라, 삼성의 나라, 자살의 나라, BTS의 나라 등 요즘 사람들은 압축된 개념을 사용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이 말들은 "실제 한국의 복잡하면서도 모순적인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곁들인다.

이런 모순은 어디에서 왔을까. 저자는 소설가 황석영의 말을 빌려 오늘날 한국이 겪고 있는 복잡한 상황을 설명한다.

"(한국은) 민주주의라는 세련된 겉옷을 걸치고 있으나 몸체는 분단된 안보국가라는 본질적 결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크로스. 264쪽.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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