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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3' 우승 홍이삭 "큰 산 넘어 단단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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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 음대·유재하경연대회 출신…"촬영 때 그만둘까 생각도"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버클리 음대 출신에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오디션 프로그램 최종 우승까지.

겉보기에 화려한 경력과 달리 싱어송라이터 홍이삭의 지난 10년은 살아남기 위한 선택의 반복이었다.

연합뉴스 제공

"참가자 77명이 그렇게 앉아 있는데 '음악 그만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평가받아야 한다니…."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홍이삭은 JTBC '싱어게인 시즌3' 첫 라운드를 가수 인생에서 겪은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가수로서 속한 애매한 위치, 여전히 돈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 등을 바꿔보겠다며 도전한 그였지만, 데뷔 10년 차에 맞이한 오디션은 달랐다.

이후 라운드를 거치면서도 "밑바닥이 드러났다"는 불안감이 그를 스쳤으나, "밤새워 삽질해서라도 금 쪼가리를 찾겠다"는 심정으로 끈질기게 임했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질한 삶, 방황과 외로움에서 건져낸 자전적 이야기가 그만의 강점이 됐다.

그는 프로그램 출연 이후 "확실히 단단해졌다"며 "강도 높은 하나의 산을 넘고 나니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이제는 '유통기한 없는 가수', '신경 쓰이는 가수'라는 수식어가 뒤따르는 홍이삭에게 사실 순탄했던 시절은 없었다.

생활비가 부족해 버클리 음대 입학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고, 유재하 경연대회는 3수 끝에 동상이었다. JTBC 밴드 결성 프로그램 '슈퍼밴드'에서 '톱4'까지 진입하기도 했지만, 대중의 관심은 빠르게 식었다.

"슈퍼밴드 직후에는 콘서트를 500석 정도 규모로 했었어요. 근데 코로나 이후로는 200석 채우는 것조차 어려운 거예요.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조금씩 내려가는 게 느껴지니까 팬들에게도 미안하고…."

그를 다시금 방송국으로 떠민 것도 현실적 문제들이었다. "성공한 자와 그러지 못한 자의 간극이 큰 거죠. 웬만하게 잘나가는 밴드가 아니면 부수입을 벌어야 했으니까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은 다음 달 월세를 걱정해야 했고, 명절 땐 부모님 용돈 한 푼 못 드리는 아들이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연합뉴스 제공

이러한 불안감 속에서도 그에게는 음악을 붙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단순하게도, 곡을 만드는 게 너무 재밌어서다.

"초등학교 4~6학년 때 파푸아뉴기니에 살았는데 학교에서 브라스 밴드를 의무적으로 했어요. 화음을 맞추고, 어우러지는 희열이 컸어요. 한국에 와서는 색소폰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도피처로 기타를 치게 됐죠."

그러다 작곡 역시 사람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음대 진학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애정은 그가 힘든 시기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2014년 데뷔곡 '봄아' 이후 선보인 2015년 미니음반 '시간이 지나도', 2019년 '놓치고 싶지 않은 사소한 것들', 2023년 '에버랜드' 등은 그래서인지 꾸밈없이 아름답다는 인상을 준다.

연합뉴스 제공

지금도 하루빨리 신곡을 내놓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는 그는 "자전적인 노래가 많아지는 것 같다"며 "그런 결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굳이 부정하지 않고 음악으로 얘기하겠다고도 했다.

사적인 감정을 내비치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냐는 말에는 "제겐 최대 일탈이 심야 영화"라며 "'나란 사람이 속 얘기를 해봐야 정해진 테두리를 얼마나 벗어날 수 있겠나', '그냥 나대로 살자'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그의 가장 큰 바람은 변하지 않고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골 같았으면 좋겠어요. 변하지 않고, 편안하고, 따뜻하고. 그게 저를 관통하는 삶의 모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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