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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나문희 "카메라에 대들듯 연기…내 나이엔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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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에게 출연 제안…"'언니 안 하면 나도 안 할래' 했죠"
대중탕에서 목욕하며 소통 감각 유지…TV 프로그램 보며 노인 관찰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7일 개봉한 영화 '소풍'은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70대 노인 세 명이 고향에서 다시 만나 옛 추억에 빠져드는 이야기다.

주연배우 나문희(83), 김영옥(87), 박근형(84)은 마치 자기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관객은 이들의 모습에서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연합뉴스 제공

"그런 연기는 우리 나이는 돼야 할 수 있어요. 연기라기보단 카메라에 대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이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문희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듯 연기했다는 얘기다.

'소풍'에서 나문희가 연기한 은심은 사업 문제로 고민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애태우다가 친구이자 사돈지간인 금순(김영옥 분)과 고향인 경남 남해로 내려간다. 이곳에서 이들은 학창 시절 친구 태호(박근형)를 만나 추억에 젖고, 서로의 고통을 알게 된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먼저 접한 나문희가 김영옥에게 출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오랜 세월 가까이 지내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언니(김영옥)가 처음엔 안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언니가 안 하면 나도 안 할 거야'라고 했더니 날 그만큼은 생각하는지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두 배우는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2016) 등의 작품에 함께 출연했고, '진격의 할매'(2022)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나문희는 김영옥에 대해 "배고픈 시절 연기를 함께했다. 그때 어느 정도 인생 공부를 한 셈"이라며 "서로 눈만 봐도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

우정을 오래 지켜온 비결에 대해선 "서로 친해도 조심할 건 조심하고, 경우를 지키고, 그러면서 꼭 필요할 땐 옆에 있어 줬다"고 했다.

연합뉴스 제공

청춘의 사랑과 고뇌를 그린 영화 '와니와 준하'(2001)의 김용균 감독이 '소풍'의 연출을 맡으면서 제작이 급진전했다.

나문희는 "'와니와 준하'를 봤는데, 너무 좋았다"며 "그런 감성과 심미안이라면 (나도 연기를) 더 잘해야겠다 싶어 올인했다"고 털어놨다.

'소풍'의 촬영은 지난해 봄 남해와 부산에서 이뤄졌다. 나문희는 "그때 영감(남편)이 아팠는데, 큰딸에게 맡기고 난 거기(촬영장) 가서 줄곧 살았다"며 "한순간도 다른 데 가질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의 남편은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났다. 나문희는 "영화 촬영이 5월에 끝나 영감과 함께 보낼 시간이 주어졌다"며 "아낌 없이 사랑을 줄 때 백만 송이의 꽃이 핀다는 노랫말이 있는데, 나도 (죽음을 앞둔 남편에게) 그런 꽃을 피워본 것 같다"고 했다.

연기를 꾸준히 계속해온 비결이 뭐냐는 물음에 나문희는 "배우가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연기할 수 있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며 대중과 소통하는 능력을 꼽았다.

그는 "요즘도 대중탕에 가서 목욕하고, 남들과 요구르트를 같이 마신다"며 "거기서 소통하는 걸 배운다. 감정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송 프로그램도 많이 본다. '인간극장'이나 '6시 내고향'을 보면서 (일반적인) 할머니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관찰한다"며 "그래야 (작품 속에서 할머니를 연기할 때) 내복 하나를 입더라도 실제에 가깝게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소풍'의 관객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묻자 나문희는 이렇게 답했다.

"세 노인이 주인공인 이 영화를 보면 인생이 얼마나 길고 힘든지 알 수 있을 거예요. 30대는 조금 이를지 모르겠지만, 40대, 50대, 60대 관객들은 느낌이 많을 것 같고, 더 많이 (노년을) 준비하게 될 것 같아요."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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