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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NS' 두 감독 "벨트 다 풀고 쓴 극본…한계 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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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운·임대형 감독 공동인터뷰…"'쫄지 말고 지르자'는 태도로"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감독은 사실상 첫 관객이잖아요. 국밥집 장면을 모니터링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 이 신은 성공했다' 싶었죠." (임대형 감독)

"난 보자마자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면 이성을 잃은 거니까 절대 안 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나는 거예요. 망했구나 싶었어요. (웃음)"(전고운 감독)

연합뉴스 제공

최근 최종화를 공개한 티빙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LTNS'는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독창적이고 신선하다. 불륜 남녀들을 추적하는 섹스리스 부부 우진(이솜 분)과 임박사무엘(안재홍)이 이끄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감 없고 과감한 수위에 놀라고, 매번 보란 듯이 예측을 비껴가는 전개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LTNS'를 만든 전고운, 임대형 감독을 만나봤다. 두 감독은 "'또라이 드라마'라는 얘기를 들을 때 기분이 좋다"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연합뉴스 제공

'LTNS'는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 방식도 특이하다. 일면식도 없던 두 독립영화 감독이 만나 극본부터 연출까지 모두 공동 작업으로 완성해낸 시리즈물이다.

전 감독은 "둘이 시리즈를 하나 완성해보자는 목표로 시작했다"며 "사회 풍자적인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공통 욕구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둘이라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며 "서로 대화하면서 대사를 썼는데, 실제로 둘이 주고받은 말들을 다듬고 수위를 조절해서 글로 옮기니까 현실적인 느낌이 묻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벨트를 다 풀어놓고 쓰려고 노력했어요. 나도 모르게 생긴 벨트를 풀고 또 풀면서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냥 부부끼리 하는 얘기를 쓰는 건데 '쫄지 말고 지르자'라는 태도로 임했죠. 시청자들에게도 이 에너지가 전달돼서 웃고 편안해지길 바랐어요."

연합뉴스 제공

'LTNS'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부부 관계마저 소원해진 5년 차 부부 우진과 사무엘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남녀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3성급 호텔 프런트에서 일하는 우진과 택시 운전사 사무엘은 불륜 남녀를 미행해 증거를 수집하고,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큰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한다.

블랙 코미디 요소가 강한 이 작품은 두 감독이 그간 만들어온 작품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표작 '윤희에게'로 서정적이고 짙은 감성으로 탄탄한 팬층을 다진 임 감독에게는 색다른 도전이었다.

임 감독은 "연출자로서 전작에서 뭘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데,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고 말했다.

"한번 검열 없이 마음껏 써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머릿속 세워둔 한계들이 있는데, 그 한계를 계속 넘으려고 했죠. 경직된 사고를 가진 저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 같아요. (웃음)"

연합뉴스 제공

임 감독은 'LTNS'는 인간과 그들의 사랑의 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게 목표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옳다 그르다는 것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인물들에게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독특하다고 평가해주시는 캐릭터도 기존의 성역할을 뒤틀어서 불륜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고 싶어서 설정한 것"이라며 "흔히 남자는 육체적 불륜, 여자는 정서적 불륜을 하게 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런 선입견을 뒤틀어 이면을 비췄다"고 설명했다.

섹스리스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작품을 통해 두 감독은 잃어버린 현대인의 초상을 담고자 했다.

연합뉴스 제공

"뜨거웠던 모습을 잃은 내 모습이 섹스리스가 된 우진과 사무엘과 겹쳐 보였어요."

전 감독은 'LTNS'를 찍고 나니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돌아봤다.

그는 "처음에는 영화와 관련된 거라면 뭐든 다 하고 싶고, 영화만 할 수 있다면 굶어 죽어도 됐는데 지금은 주변 상황을 따지게 되고, 시들해지고, 돈이 큰 압박이 되는 걸 느낀다"며 "작품 속에서 섹스는 사실 일종의 상징적인 비유였다"고 했다.

"경제적인 거, 사회적인 거 따지다 보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웃음) 섹스뿐만이 아니라 그 무엇이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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