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벤트에 손뻗는 명품…LVMH, 파리올림픽 전방위 후원

쇼메가 메달 디자인, 프랑스 대표단 유니폼은 벨루티가 제작
2천200억 투입, 佛내 최대 후원사…'불평등' 명품개입에 눈총도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프랑스 명품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2024 파리올림픽에 전방위적으로 자원을 투입, 프랑스 최대 후원사로 나섰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명품 시장이 커지고 소비 장벽이 낮아지면서 스포츠 팬들을 겨냥해 올림픽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마케팅 가치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적자 위험을 줄일 수 있어 환영할 일이이지만, 명품 브랜드의 등장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선수들에게 수여할 금·은·동메달을 디자인 중이다. 남성복 브랜드 벨루티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프랑스 대표단이 착용할 유니폼 약 1천300벌을 만들고 있다. 모에 샴페인과 헤네시 코냑은 모든 VIP 스위트룸에 제공된다.

이미 월드컵, NBA 결승 트로피 상품을 나르는 데 쓰이는 루이비통 가죽 제품도 이번에 등장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LVHM은 이번 올림픽, 패럴림픽에 1억5천만유로(약 2천200억원)를 지원한다. 2024 파리올림픽의 국내 최대 후원사다.

아르노 회장은 "올림픽은 파리에서 열리고 LVMH는 프랑스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며 "그 일부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명품 브랜드는 더 적극적으로 스포츠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소수 부유층의 전유물에 머물던 전략에서 벗어나 매출의 많은 부분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열광하는 팬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명품 판매 매출의 약 60%는 명품에 연간 2천유로(약 290만원) 미만을 쓰는 데 그치는 소액 소비자들에게서 나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중을 타깃으로 한 스포츠 이벤트는 골프, 테니스, 폴로, 요트, F1 등 고급 이미지의 스포츠보다 아래에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시대에 운동선수들도 팝스타, 배우와 마찬가지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명품 브랜드도 이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림픽에 앞서 루이비통은 펜싱, 수영 선수를 후원했다. 디올은 체조, 휠체어 테니스 선수를 후원했다.

경쟁사들도 비슷하다. 프라다는 지난해 여자월드컵에서 중국 대표팀을 후원했고, 이를 알리는 게시물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3억회 조회됐다. 구찌는 영국 축구 선수 잭 그릴리시와 이탈리아 테니스 선수 얀니크 신네르를 영입했다.

다만 올림픽 규모의 행사 전체에 후원을 시도한 곳은 LVMH가 처음이다.

LVMH가 지갑을 열면서 주최 측은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 LVMH의 돈은 파리올림픽의 전액 민간 자금 조달이라는 주최 측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 올림픽에 등장하는 명품 브랜드를 불편해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에서 사회 불평등을 키우는 인물로 눈총받는다.

LVMH는 자사에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와 중가 샴페인 등 저렴한 브랜드도 많다고 반박한다. 또 올림픽은 프랑스의 취향, 기업 역량과 노하우를 대표하는 기수로서 거부할 수 없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아르노 회장은 "우리 장인들은 최고의 운동선수나 코치처럼 완벽주의자들"이라며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