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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원조의 내공…김정은 "코미디 소중함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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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배우 김정은(49)은 JTBC 주말극 '힘쎈여자 강남순'을 통해 "코미디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했다. '파리의 연인'(2004) 흥행 당시엔 이 장르가 자신의 무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 딴 것도 할 수 있는데···'라면서 곧이 곧대로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젊었을 때 편협한 생각"이라며 후회했다. 지난해 9월 이 드라마 제의를 받았을 때 장르물 홍수 속 건강한 코미디물에 관한 갈증을 느꼈다. 극중 '강남순'(이유미) 엄마 '황금주'(김정은)로 분해 신종마약범죄 실체를 파헤치며 통쾌함을 줬다. '역시 원조 로맨틱 코미디퀸은 다르다'는 호평을 받기 충분했다.

"사실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다. 내가 그런(코미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코미디는 다른 장르에 비해 몇 백 배 어렵고, 나 혼자 도저히 할 수 없다. 자칫 조금만 오버하면 보는 사람 눈을 찌푸리게 하고, 어느 정도 끌어올리지 않으면 악순환이 반복된다. 김정식 PD님만 붙잡고 갔다. PD님이 코미디를 잘하는데, 디렉션을 날 것으로 주고 받기를 원했다. 현장에서 '이상하고 올드해 보이면 말해달라'고 했다. 사실 난 코미디를 한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0에서 시작했다. 코미디는 상대 배우와 합도 중요하지만, 이번엔 PD님 힘이 컸다. "

김정은은 캔디 캐릭터 대명사다. 그간 백마 탄 왕자 도움을 받고 구해지는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그다지 반갑지 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배우로서 존재감있는 역을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이 적지 않았다. 20년 넘게 연기하며 캔디형 이미지가 고착됐는데, 강남순을 통해 "조금 잊혀졌다. 혼자 울컥할 정도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내 나이에 맞는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뉴시스 제공
주25시간제 도입 후 드라마 현장에 적응하는 게 쉽지 만은 않았다. 1996년 MBC 25기 공채로 데뷔, 생방송 촬영에 익숙한 편이다. 한 작품을 찍으면 "여배우가 쓰러져서 응급실에 가는 게 다반사였다"며 "그만큼 힘들었고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강남순은 올해 4월까지 9개월간 촬영했는데, "밤 12시가 되면 '집에 가라'고 했다. '몇 컷 안 남았으니 그냥 찍어요'라고 하면 '정은씨, 세상이 달라졌어요'라고 하더라. 일하는 환경이 좋아졌지만, 하루 찍고 이틀 노니 더 긴장됐다"고 귀띔했다. "황금주 옷을 입고 집에 왔는데, 한참 촬영을 안 하니 잊게 되더라"면서 "편집실에 빵 사서 놀러 가곤 했다. 여름에서 가을로 방송이 밀려 몸에서 황금주가 빠져 나가고 있었는데, 다시 방송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백미경 작가의 '힘쎈여자 도봉순'(2017) 세계관을 확장했다. 금주 딸 남순은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6촌이다. 무엇보다 김정은은 속물 근성 등 현시대를 반영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금주는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가장으로서 독재적이지 않느냐"면서 "센 성격이지만 마음 속 깊은 곳은 여리고 아이들을 사랑한다. 머리는 그다지 좋지 않은데, 돈과 관련된 부분을 잘 계산해 재미있더라. 내 취향에 부합한 캐릭터"라고 짚었다. "다섯 살 때 잃어버린 딸 남순이 스물 두 살에 나타나 절절함이 오죽하겠느냐. 그 슬픔이 20초를 못 가고 코미디로 바뀌었다"며 "울다가 자본주의 성격이 나오고 한 신 안에서 확 바뀌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게 황금주"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은 개인·사회적으로 약자 아니냐. 괴력의 여성을 연기하며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금주의 대인배 마인드도 배우고 싶다. '라화자'(최희진)가 계속 남순을 미워하고 공격하면서 가짜 딸인 걸 들키지 않느냐. 나도 모르게 눈에 분노가 담기더라. 한때 나마 내 딸이라서 벌하지 않고 새 삶을 살게 도와주는데, 어나더 레벨의 대인배 아니냐. 남순을 잃어 버렸을 때 생사도 알지 못해 낙심하기 보다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고, '내가 다른 사람을 잘 대해야 다른 사람도 남순을 귀하게 대해줄거야'라고 믿었다. 금주는 돈도 많고 힘도 센데, 올바른 데 쓰지 않느냐.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뉴시스 제공
마약 소재를 녹여 현실성을 높였다. 요즘 연예인 마약 사건으로 떠들썩하고, 청소년 마약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면서도 "사실 촬영할 때는 굉장히 뜬구름 같은 이야기라고 느꼈고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요즘 뉴스 등을 접하면서 '정말 심각한 일이구나'라고 걱정을 많이 됐다. 어떤 분들은 '드라마 생방송으로 찍고 있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연기할 때보다 (마약) 심각성을 더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 드라마는 세 모녀가 이야기 중심축을 이뤘다. 남순 외할머니 '길중간'(김해숙)의 멜로도 재미를 더했다. '죄다 늙은이들은 '노래자랑'만 보래. 우리도 연애할 수 있어. 가슴이 쳐지지, 심장이 쳐지냐'라는 대사는 많은 울림을 줬다. "김해숙 선생님이 정말 잘 소화했다. 길중간은 선생님이여만 했다. 내 롤모델"이라며 "연기를 오래 했는데도, 막말로 '꼰대' 기질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많은 감독들이 사랑하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마음도 젊고 순수하다. 현장에서 PD님 요구를 신인처럼 받아서 몸소 표현해줘서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유미는 인성이 훌륭하다. 마치 20년 전에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웃음) 인성이 좋으면서 똑똑하기 쉽지 않은데, 정말 똑똑하다. 현장에서 배우로서 갖고 있는 걸 버리는게 중요한데, 유미는 백지로 온다. PD님이 하라는 걸 그대로 받아들인다. 선천·천부적으로 연기를 표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오징어게임' 등에서 굉장히 존재감있는 연기를 많이 하지 않았냐. 이 드라마를 통해 좀 더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게 돼 뿌듯하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5~10년 후가 더욱 기대된다."
뉴시스 제공
강남순은 도봉순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1회 시청률 4.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4회 9.8%까지 찍었다. 이후 주춤했지만, 14회 9%를 기록했다. 15·16회 방송만 남겨뒀는데, 10%를 넘을 수 있을까. 파리의 연인처럼 '모든 게 꿈이었다'며 허무한 결말을 맺는 거 아니냐고 하자, "훌륭한 결말이라고 믿고 있다. 마약 사건을 파헤치느라 세 모녀가 흩어져 있는데, 뭔가 같이 한다. 가슴을 울리는 결말이다. 극본을 읽었을 때 '이게 맞지'라고 생각했다. '알고보니 내 꿈이었다'는 아니"라며 웃었다.

"아직 대학원 논문을 다 못썼는데, 목차 제목은 정했다. '파리의 연인 결말에 관한 현실 고찰'이다. 교수님이 너만 할 수 있는 거라고 하더라. 미안하게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이게 아니라 저런 거였다'고 얘기했는데, 다들 몰입해 본 걸 실망시켰으니 사과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하고 싶다. 근데 '하이킥'이 더 심한 거 아니냐. 나중에 김은숙 작가님 만나면 물어보겠다.(웃음)"

김정은은 어느덧 결혼 7년 차다. 2016년 동갑내기 금융업 종사자와 결혼, 서울과 홍콩을 오가며 생활 중이다. 작품 활동이 뜸해져 속상하기도 했지만, 남편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번에 남편도 되게 좋아했다. 홍콩에 있는 친구들도 B급 감성 코미디를 굉장히 좋아하더라"면서 "내 생일 때 남편이 촬영장에 와서 축하해줬다. 당시 남편과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촬영이 추가됐다. 촬영장에 와 밥을 사줘서 더 행복한 생일을 보냈다. 잊지 못할 생일"이라며 고마워했다.

"결혼 후 쉬고 홍콩 왔다 갔다 하느라 극본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졌다. 이민 간 줄 알더라. 20~30대 너무 치열하게 살아서, 지금 여유로운 게 좋지만 배우니까 좋은 작품을 보면 피가 끓는다. 금주를 연기하면서 어느 순간 나도 힘이 센 것처럼 느껴지더라. 가끔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내가 정말 힘이 세면 뛰어들어서 몇 명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울컥한 적도 많다. 약자인 여성, 특히 엄마들이 보면서 많이 공감하고 위로 받은 것처럼 나 역시 성장했다. 마약 이야기가 조금 어려웠을 수 있는데, 15~16회는 '정말 재미있다'고 보장한다. 꼭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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