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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전면전 준비완료…국제사회 '참화 부른다' 자제 촉구(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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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병력 국경 집결…국지적 지상작전으로 땅고르기
민간 피해·확전 우려 가중…EU '군사행위 일시중지' 촉구
이스라엘 정부 진퇴양난…지상전 규모·시점 등 두고 내홍 노출

(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자국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전면 지상전 태세를 갖췄다.

국제사회는 대규모 침공에 따라 중동 정세가 혼란에 빠지고 가자지구 민간인의 인도주의 위기가 악화할 것이라며 신중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군부는 침공 준비를 마쳤지만 결정권을 쥔 정부 내에서는 지상전의 규모와 시점을 두고 논쟁이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 개전후 최대규모 지상군 가자지구서 작전…이스라엘군 전면전 '준비 완료'

이스라엘은 지상 공격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밤 사이 탱크와 보병을 동원해 하마스 대원들과 이들의 기반 시설을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벌인 후 철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의 지상 작전으로, IDF는 "다음 전투단계를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밝히면서 영상까지 공개했다.

이후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에서 제한적 지상 기습을 "오늘 밤은 물론 앞으로 수일 동안 더 강력하게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피습 직후 하마스 궤멸을 선언하고 예비군까지 동원해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수십만 병력을 집결하면서 지상전을 거듭 예고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들이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압박했다는 서방 언론 보도가 잇따른 지난 25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 연설에서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거듭 지상전 계획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부터 3주간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IDF는 지난 25일까지 19일간 표적 7천개 이상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를 대상으로 이스라엘이 벌인 역대 공습 중 최다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26일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 수가 어린이 2천913명을 포함해 모두 7천28명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집계를 다른 국가의 기관이나 언론이 독립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자지구는 좁은 면적에 220만명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 지역이며, 하마스는 총연장 500㎞에 달하는 지하터널(땅굴)을 촘촘이 짜놓고 몸을 숨긴 채 지상전에 대비하고 있다.
가자지구 경계 지역에서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는 이스라엘군 [EPA=연합뉴스]
가자지구 경계 지역에서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는 이스라엘군 [EPA=연합뉴스]
◇ 국제사회 "신중 기하라"…"침공 이후가 더 문제, 전략 있어야"

미국과 유럽 각국은 사상자 급증과 전쟁 장기화, 중동지역의 일대 혼란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신중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등은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면서 이스라엘에 지상전과 관련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게 대외적인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공격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고 그 이후의 전략이 더 중요한 만큼 시간을 두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우려는 지속해서 표시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가자지구의 지상전이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치렀던 것과 같은 시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땅굴에는 부비트랩이 설치됐을 수 있고, 이스라엘군은 개방된 장소에서 포격을 하고 돌아온 이번 지상 작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싸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인질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중동 일대 미군의 안보 차원에서 더욱 중동 정세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열흘 사이 이라크와 시리아, 홍해 지역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17차례 발생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지상전 연기를 바라는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일대 미군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 1개와 패트리엇 미사일 약 10개 대대의 배치를 완료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는 언론 보도도 전날 나왔다.

하마스 기습 직후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식량과 식수 부족에 고통받고 있고, 병원을 운영할 연료가 소진된 만큼 긴급 구호와 주민 대피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국제사회가 지상전 연기를 촉구하는 주요 이유다.

지상전이 늦춰진다면 서방으로서는 카타르와 이집트 등을 통해 가자지구에 끌려가 잡혀 있는 220명 인질 석방과 민간인 대피에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6일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전장에서의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중지"를 언급하면서 "이런 아이디어는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이날 인도주의 통로 마련과 군사행위를 일시적으로 멈추라고 촉구했다.

EU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유엔이 사실상 공식 휴전보다는 소극적인 개념의 '일시 중지'(pauses)를 요구했다.

◇ 이스라엘도 '딜레마' 상황…"군·내각 옥신각신" 관측도

이스라엘로서도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하마스가 미국인과 이스라엘인 등 인질 4명을 풀어준 이후 현재 가자지구에 인간 방패 또는 협상도구로 삼아 붙잡고 있는 인질은 약 220명으로 땅굴 등 가자지구 깊은 곳에 분산돼 억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철저한 준비 없이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이스라엘군에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고 인질의 목숨마저 위험할 수 있다.

반면, 지상전 투입을 무작정 늦추기에는 하마스 기습으로 1천400명 이스라엘인이 살해된 이후 여론이 격앙된 상태이며, 생업을 포기하고 가자지구 경계에 집결한 예비군 등 대규모 병력의 사기가 점점 꺾일 위험이 있다.

WSJ에 따르면 IDF 대변인 리처드 헥트는 자국군과 정부가 지상 작전의 필요성과 인질 구출 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우리의 (지상전) 시점에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지상전 규모나 시기 등을 놓고 갈등이 있다는 관측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네타냐후 총리가 그간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위험 회피적인 면모를 보여왔으며 가자지구 전면 침공은 이스라엘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정치적 위험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반해 내각 일부 구성원들이나 IDF는 하마스의 '완전한 섬멸'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서방 언론이 제기하는 '내부 균열설'을 잠재우려는 듯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3일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며 IDF, 우리의 병사들과 사령관들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전쟁내각에서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25일 TV 연설에서도 가자지구 침공을 미룰 만한 타당한 사유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이스라엘군과 정부가 지상전 시점을 두고 의견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하려는 시도였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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