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비공식작전(김성훈 감독)'에 출연한 하정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비공식작전'은 '비공식작전' 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교관’과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다이내믹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하정우는 여기서 민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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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정우는 출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2018년도 5년 전에 추석 때 '클로젯' 크랭크인을 앞두고 전화가 왔다. 그러면서 시나리오 봤냐고 묻더라"며 "당시 김성훈 감독이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둘이 힘을 합치면 뭔가를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감독에 대한 신뢰이지 않았나 싶다"고 회상했다.
그는 영화 '터널'을 언급하며 "주인공이 터널에 갇혀서 별 할 일 없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그 영화적 재미와 작은 드라마, 캐릭터에 대한 움직임 등을 찾아내고 확장하는 것이 너무나 흥미롭지 않나"며 "'비공식작전'도 굉장히 심플하다. 민준이 레바논에 가서 구출을 하고 양보하고 또 한 명을 구출하지 않나. 이 라인이 흥미로운 게 아니라 심플하기 때문에 영화적인 요소를 많이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김성훈 감독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믿음이 있어서 처음에 그런 결정을 했고 같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이 작품이 어땠을까. 하정우는 "작품이 어려웠다. 오랜 기간 캐릭터를 어떻게 잡을지 어려웠다"며 "기획의 목적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점은 상업영화로서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 아니겠나. 무게감이 있고 부담스러웠지만 이걸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판수와 민준이 처음 길게 이야기 하는 신이 있다. 시나리오는 단면적이다. 근데 영화에서 관객이 봤을 때 두 주연 배우가 처음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 않겠나. 제가 그거에 대해 위축하고 부담스러워 하니 감독님이 편하게 하라고 했다"며 "리허설을 하고 연습을 하면서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 영화에 가져가야 할 톤앤 매너를 찾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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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나름의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늘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새로움을 드릴지, 기시감이 안 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가뜩이나 주지훈 배우와 '신과 함께'에서 같이 호흡하지 않았나. 많은 관객분들에게는 뇌리에 박혀 있을 것"이라며 "근데 그것이 무서워서, 또 두려워서 작품을 하는데 주저하고 반대하는 선택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평생 제가 안고가야 할 숙제라고 본다. 어떻게 해나가야 할 지는 숙제다.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공식 작전'은 피랍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모가디슈'와 '교섭'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어떤 한 부분을 해제하고 어떤 공식을 두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재미 부분을 따지면) 개인 취향이다. '모가디슈'와 '교섭'을 비교해서 얘기하는 건 그 선배님들과 감독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 저는 그저 '아이언맨'보단 (우리 영화가)재밌다는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지훈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어땠을까. 하정우는 "'신과 함께' 이후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주지훈이 작품을 많이 했으니 연기에 대한 깊이가 생겼나 싶은 기대감이 있었다"며 "첫 촬영이 '한국사람?'이라고 묻는 장면이었다. 딱 주지훈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오는 것을 보고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에 작업을 하는데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둘이 같이 연기했고 호흡을 맞춰온 것들이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원래 배우들이 리허설 전에 먼저 하는 게 대사를 맞춰보는 거다. 근데 주지훈과는 이게 없이 와서 바로 리허설을 했다"며 "어떤 날은 리허설 없이 첫 테이크를 가기도 했다. 호흡이 잘 맞는 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흡족해 했다.
하정우는 모로코에서의 생활을 언급하기도 했다. "먹는 게 엄청 중요하지 않나"라고 운을 뗀 그는 "꼼꼼하게 가져가야 할 리스트를 정해서 문서화해서 회의를 통해 두 달 전에 컨테이너로 배로 보냈다. 한국 음식 재료를 살 수가 없으니까 컨테이너로 실어서 보냈다"며 "현지에 가니까 이슬람이라 돼지 고기도 없고 아무걷소 없어서 소고기 베이스 요리들을 많이 해먹었다. 거기는 촬영말고는 할 일이 없어서 장보고 요리하고 그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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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장면은 무엇일까. 하정우는 "모든 장면이 스탭들과 감독님의 피와 땀이 들어간 거라 하나만 꼽을 순 없다"며 "그치만 어느새 우리가 해를 기다리는 게 일상이었다. 해가 나올 때까지 (촬영을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해를 기다리는데 모든 스태프들이 짜증내지 않고 똑같이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을 봤다. 그게 너무 감동적이더라. 그 장면이 너무나 영화 같았다.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는 인상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만에 팬들을 만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하정우는 "오랜만에 무대인사 하는데 예전과 달리 팬분들도 나이를 먹었더라"며 "3년 반밖에 시간이 안 지났는데 3년이란 시간이 굉장히 긴 시간이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무척 반가웠다. 팬들과 다시 재회한 거지 않나. 그런 변화된 시간들을 보면서 반가웠다"고 웃었다.
끝으로 그는 "옛날에도 경쟁하고 이 시기가 되면 대형 영화들이 나와서 1주 차이로 같은 날 개봉도 하고 그랬다. 작년에도 여러 작품들이 그랬지만 한국 영화 시장이 예전보다 안 좋지 않나"라며 "(그래도)하던 대로 경쟁하고 우당탕탕 해서 잘됐으면 좋겠다. 어쨌든 극장에 많이 찾아오셔서 심야 영화도 부활되고 다시 활력을 찾는데 (우리 영화가)일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교관’과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다이내믹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8월 2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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