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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에너지 뒤흔든 우크라전…재건 비용만 500조원(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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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기점으로 에너지·식량 위기 심화
우크라 재건에 500조원 전망…러도 경제 타격
에너지·식량 가격 진정됐지만…경제 최대 변수

(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뉴시스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8일(현지 시간) 500일을 맞이하는 장기전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 에너지, 식량 가격 혼란으로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높아진 각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됐다. 공급이 불안정한 저소득 개발도상국의 피해는 더욱 컸다.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에만 최소 500조원 이상이 들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가까스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은 다소 진정됐지만,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될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 우크라전 기점으로 에너지·식량 위기 심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적인 에너지 및 식량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러시아는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며, 특히 유럽연합(EU)은 2020년 기준 천연가스 수입의 38%를 러시아에 의존할 정도로 의존도가 컸다.

이에 국제 유가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 한때 14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고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화해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고조됐다.

또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 전세계 밀과 옥수수, 보리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세계 3대 곡창지대로 꼽혔으며, 러시아도 밀과 비료의 주요 생산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높은 운송 비용 등으로 가격이 상승 추세던 농산물 가격이 더욱 뛰자 세계 서민들의 부담은 커졌다.

이는 각국의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에 기여했고,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끌었다.

특히 이미 기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프리카, 중동 등 빈곤국들의 식량 공급이 더욱 악화되며 고통은 커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극심한 식량 불안에 시달리는 인구 수는 3억4500만명으로 2019년 1억3500만명에서 급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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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재건에만 500조원 넘게 들 듯…러도 경제 타격

장기화된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에도 약 50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영향으로 지난해 국민총생산 규모가 29% 감소해 1400억 달러에 그치게 됐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빈곤층 인구는 전쟁 전 5.5%에서 24.2%로 급증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우크라이나 재건에 들 것으로 추산되는 비용은 4110억달러(약 500조원)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2.6배에 달한다. 아울러 지난해 6월 추산한 3490억달러에서 18%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추산된 비용은 러시아군 점령지에 대한 평가와 헤르손주 카호우카댐 붕괴에 대한 피해가 빠져있기 때문에 향후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제 사회는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EU는 우크라이나 재건 자금 지원 방안으로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할 방침이다. EU 회원국에서 압류 등으로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자금은 2000억 유로, 약 284조원 규모 이상으로 추산된다.

다만 서방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수백억달러 규모의 군사적 지원을 제공한 상황이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재건 비용이 더 확대될 수밖에 없는 데다 서방의 경기 침체 우려도 이어지는 만큼 지원이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도 경제적인 타격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러시아의 GDP 규모는 지난해 2.1% 역성장해 서방의 대대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들어 러시아의 재정적자는 420억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아울러 러시아에서 부유층과 고숙련 노동자를 중심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되며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탈출한 국민이 최소 수십만명에서 최대 수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탈출한 러시아 인력 대부분이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로 추정됨에 따라 기업들은 직원 부족, 고용난을 호소하고 있다.

◆ 에너지·식량 가격 진정됐지만…여전히 세계 경제 최대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이 500일이 지난 현재 에너지와 식량 가격 혼란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전쟁 이후 ㎿h(메가와트시)당 340유로대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30유로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30달러대까지 올랐던 국제 유가는 현재 7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쟁 직후인 지난해 3월 150대에서 올해 5월 기준 124.3 수준으로 내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세계 식량,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는 17일 만료될 예정인 흑해 곡물 협정을 재개할 근거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로부터 곡물 수출을 운반하는 선박들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가 처음 중개한 협정으로 5월 연장된 바 있다.

협정이 체결되기 전 전쟁 여파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전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했던 만큼,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또 러시아는 유럽이 에너지 의존도를 크게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대 에너지 공급국 중 하나다. 서방의 제재에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는 중국과 러시아에 원유를 싼 가격으로 수출해왔다.

러시아가 세계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직 상당한 것이다. 최근 일단락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반란과 같은 정치적 혼란 등이 다시 발생할 경우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감소해 높은 가격으로 반영될 수 있다.

국제기구들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갈등은 공급망 교란을 가중시키며 세계 경제 분열에 큰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4월 IMF·WB 춘계 회의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분열을 세계 경제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난 수년간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가 약해지고 분열이 심화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 국민뿐 아니라 지구촌에도 비극"이라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고 소외되거나 뒤처진 사람들에게 충분히 집중하지 않는 세계화를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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