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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악마들' 김재훈 감독 "저만의 브랜드를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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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올해 국내 개봉한 영화 흥행 순위 50위 안에 든 작품 중 국내 신인 감독이 만든 영화는 한 편도 없다. 코로나 사태 직전이었던 2019년 같은 범위 내에 신인 감독 5명이 포진해 흥행에도 성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1000만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들도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영화계가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자 데뷔 기회 역시 급격히 줄었다. 이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 기회를 거머쥔 신인 감독이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영화 '악마들'의 김재훈(41)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도 "나만의 브랜드를 가진 연출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의 연출 데뷔작 '악마들'은 형사와 살인마가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형사 재환(오대환)은 사지 절단 영상을 찍어 다크웹에 올리는 연쇄 살인 일당을 쫓다가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는다. 복수를 다짐한 재환은 이들의 우두머리 진혁(장동윤)을 쫓다가 수 개월 간 행방불명 되는 사고를 당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진혁과 함께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진혁은 자신이 재환이라고 주장하며 진혁이 알 수 없는 힘을 써서 몸을 바꿔놨다고 말한다.
뉴시스 제공
'악마들'은 김 감독이 친구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출발했다. 평소 영화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누군가 얘기한 '형사와 살인마가 몸이 바뀐다'는 콘셉트가 이 작품 시발점이 됐다. "그 자리에선 그냥 '재밌다'고 생각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다음 날에도 그 설정이 자꾸 생각나는 거예요. 그렇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하니까 더 재밌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눈이 떠있는 순간에는 계속 그 시나리오만 잡고 있었어요. 그렇게 단 2주만에 초고를 완성했습니다. 저도 이렇게 빠르게 초고를 쓰게 될 줄 몰랐어요."

술자리에서 나온 아이디어, 2주만에 완성한 초고, 그렇게 얻게 된 기회. 이렇게 이야기하면 마치 김 감독이 운이 좋은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감독으로 데뷔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야 했다. 2014년 '해적:바다로 간 산적' 조감독으로 일한 김 감독은 이 영화를 끝낸 뒤 드디어 직접 쓴 각본으로 데뷔 기회를 얻었다. 예상 제작비가 100억원에 달하는 큰 영화였다. 하지만 많은 영화가 그렇듯 투자 문턱을 넘지 못하며 고꾸라졌다. 몇 년 뒤 김 감독에게 다시 입봉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엔 웹드라마였다. 중국 쪽에서 투자를 받은 작품이었는데, 중국 사드 보복 사태가 터지며 투자가 철회됐다.

"그리고나서 코로나가 터지더라고요.(웃음) 그때쯤 '비상선언' 쪽에서 일을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영화를 준비하느라 현장에 대한 감이 떨어져 있을 때였는데, '비상선언' 참여하면서 요즘 영화 현장 분위기를 다시 익혔죠. 영화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느껴서 제가 쓰는 각본도 예산이 많이 들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끝에 김 감독은 '악마들'로 데뷔했다. "제 주변 분들은 제가 오랜 시간 영화감독을 꿈꾼 걸 알아요. 다들 응원해주고 있어요."

김 감독은 데뷔작을 뻔한 액션스릴러로 만들고 싶진 않았다. 그는 다양한 부분에서 변주를 했다. 일단 몸이 바뀐다는 설정부터 차별화 했다. 사실 이 콘셉트는 앞서 나온 영화·드라마가 수없이 써왔다. 다만 그런 작품들 대다수는 몸이 바뀌게 된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고, 몸이 바뀌면서 상대 내면에 관해 알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왔다. 하지만 '악마들'은 일단 몸이 어떻게 바뀌게 됐는지 관객이 추리해보는 재미가 있다. 몸이 바뀐 뒤에는 형사와 살인마의 입장 변화 속에서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몸이 바뀐 재환과 진혁이 맞부딜힐 때의 감정 밀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캐스팅 역시 김 감독이 차별화를 신경 쓴 대목이다. 배우 이미지만 생각한다면 장동윤이 형사 역할을, 오대환이 살인마 역을 맡는 게 자연스러워보이지만 김 감독은 이런 선입견을 뒤집어 두 배우에게 역할을 줬다. "오대환 선배도 본인이 살인마 역인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상대에게 피지컬에서 밀리는 살인마가 광기 어린 눈빛을 보일 때의 그 강렬함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현장 경험이 적지 않은 김 감독이지만 감독으로서 현장에 간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었다. 감독이 되고 나니 많은 배우와 스태프를 하나로 뭉치게 해서 촬영을 이어가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영화에 참여하는 모든 인원이 공통된 비전을 갖고 작업할 수 있게 주요 배우, 주요 스태프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막내 스태프와도 대화를 시도하면서 소통을 통해 현장을 이끌어 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가 찍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졌으면 했습니다."
뉴시스 제공
상업영화이지만 예산은 적고 촬영 기간은 두 달 정도로 짧았다. 그래도 김 감독은 결과물에 일정 수준 이상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최소한 김 감독 자신이나 배우·스태프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는 얘기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죠. 어쨌든 그 시간은 이 영화에 참여한 분들에겐 인생을 바친 귀중한 시간이었을 거예요. 이분들이 그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김 감독은 지난 3월 벌써 차기작 촬영을 마쳤다. 배우 박성웅이 주연을 맡은 코믹액션물 '필사의 추적'이다. 이 작품은 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작품은 아니다. 다만 '악마들'이 워낙 수위가 높은 작품이었다보니 차기작은 상대적으로 밝은 느낌을 가진 영화를 해보고 싶었고, 그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왔다.

"전 할리우드 영화를 참 좋아해요. 볼거리가 많은 그런 작품들이요. 특히 토니 스콧 감독 영화를 좋아합니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탑건'은 지금 봐도 참 세련됐어요. '맨 온 파이어' 같은 작품도 참 좋아하고요. 저도 그렇게 스펙터클 하면서도 완성도를 가진 영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개봉 앞두니까 제 마음이 오락가락해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가도 두렵기도 하고요. 티 안 내려고 노력 중입니다.(웃음)"



* 이 기사는 제휴통신사 뉴시스의 기사로 본지의 취재/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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