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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 2005년 낙산사도 삼킨 봄철 대형산불 주범 '양간지풍'…조선왕조실록에도 위력 상세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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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해안지역은 해마다 봄철 대형산불인 '화마의 악몽'이 되풀이된다.

동해안 산불은 지형·기상·연료(수종)'라는 산불환경인자 3요소로 말미암아 '났다 하면 대형화'를 피할 수 없다.

이 중 태풍급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 부는 봄철은 대형산불의 최대 고비이자 악재다.

봄철 동해안 기상 특성인 양간지풍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순식간에 확산해 삽시간에 삶의 터전을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올에도 어김없이 양간지풍이 불었고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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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발생한 강릉 산불은 주택과 펜션 등 72채를 태우고 막대한 산림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까지 초래했다.

양간지풍의 위력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그만큼 봄철 동해안 특유의 기상 현상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1996년 고성 산불부터 2000년 동해안 대산불, 2004년 속초 청대산(180ha)과 강릉 옥계(430ha), 2005년 양양 산불, 2013년 포항·울주 산불, 2017년 강릉·삼척 산불, 2019년 4월 속초·고성 산불 등의 화마가 덮칠 때도 양간지풍은 불었다.

산림 2만523㏊를 태우고 213시간43분 만에 진화되면서 '역대 최장기간·역대 최대 피해'로 기록된 지난해 동해안 산불 때도 발화 원인은 달랐어도 산불 대형화의 주범은 양간지풍이었다.

천년고찰 낙산사를 집어삼키고, 보물 479호 동종(銅鍾)을 흔적도 없이 녹여버린 2005년 4월 4일 당시에도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32m로 관측됐다.

이날 강릉 산불 현장에 불어닥친 순간풍속 역시 초속 30m를 넘나들었다.

건조하고 가파른 지형인 동해안에서 산불 발생 시 양간지풍은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봄철 대형산불의 악재 중 악재다.

양간지풍은 '남고북저'(남쪽 고기압·북쪽 저기압) 형태의 기압 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한다.

동해안은 태백산맥이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바람이 더 거세게 분다.

서풍이 태백산맥을 만나면 산비탈을 타고 오르는데 먼저 불어온 따뜻한 공기가 산맥 위쪽을 '뚜껑'처럼 덮고 있으면 산비탈을 오르던 서풍이 더 상승하지 못하고 정상을 지난 뒤 폭포수처럼 산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기압계가 남고북저일 때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안으로 강하게 불어 드는 건조한 바람 즉, 양간지풍이 부는 봄철은 동해안 대형산불의 최대 고비인 셈이다.

양간지풍은 상층 대기가 불안정한 역전층이 강하게 형성될수록, 경사가 심할수록, 공기가 차가워지는 야간일수록 바람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산불 진화의 핵심인 진화 헬기를 무력하게 만들고, 산불진화대의 접근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양간지풍은 산불 확산 속도를 올리는 것은 물론, 불똥이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飛火) 현상도 일으켜 삽시간에 확산시켜 진화에 어려움을 더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실험 결과 산불이 났을 때 바람이 불면 확산 속도가 26배 이상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화는 마치 '도깨비불'처럼 수십∼수백m 건너까지 불씨를 옮기는 까닭에 산불 진화에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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