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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급여순 아닌 부석순…K팝계 '에에올'의 '아이돌 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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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아침밥은 Pass 10분 더 자야 돼 Oh / Take-out coffee로 (아메 아메 아메 아메) / Story 속에 (친구들은 다 왜) / 잘나 보여 (왜 나 나 나만 왜)"('파이팅 해야지'(Feat. 이영지))

그룹 '세븐틴'(SVT) 유닛 '부석순'은 한국 아이돌 신(scene)에 불만 있는 이들에 대한 해답이다. K팝 아이돌은 진화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세계관의 진입 장벽이 너무 높거나, 팬덤과 소통마저도 신비로움으로 무장해 현실과 동 떨어진 경우가 빈번하다.

부석순도 세계관이 있기는 하다. 구성원인 승관(부승관)·호시(권순영)·도겸(이석민)은 K팝 3세대 간판 그룹 세븐틴 멤버들이지만, 2018년 3월 디지털 싱글 '거침없이'로 데뷔한 4세대 아이돌 그룹을 표방한다. 세븐틴 다른 멤버들을 "선배님"이라고 칭하는 이유다.

하지만 부석순은 약 5년 만인 지난달 발매한 첫 싱글 '세컨드 윈드(SECOND WIND)'에서 이 평행우주의 낯섦을 뚫고 현실에 안착했다. 13일(한국시간) '제 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명작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에올)(2022)가 증명하듯 또 다른 자신이 수많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가정(혹은 사실)은 안도감을 주는데, 이를 K팝 신에서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는 것이 부석순이다.

"나는 지구 넌 어느 별 다른 우주 상관없어 / 같은 타임라인 속에 우리 평행하게 있다면 / 가능할 것 같아 점심 딜리버리 서비스"('런치(LUNCH)' 중)가 증명하듯 말이다.
뉴시스 제공
이 세계는 그래서 현실과 부유하지 않는다. 무한확장이 가능한 멀티버스다.

지난 10~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매일 장장 4시간 동안 펼쳐진 일곱 번째 팬미팅 '세븐틴 인 캐럿 랜드(SEVENTEEN in CARAT LAND)'에서 버논이 부석순 '파이팅 해야지' 무대에 가세해 촌철살인(寸鐵殺人)(?) 랩을 해도 어색하거나 불화하지 않는다. "말만 많다 얘네 뜨니까 못 내 찍소리 / 돈트 유 하우 투 루프스톡, 어프리시에이트? 고 백(Don't know how to appreciate? go back) 몬테소리"는 오히려 새로운 리듬이 된다. 객석에선 "긴장해라 세븐틴. 1위 가수 부석순이 간다"라는 플래카드도 등장한다.

또 세븐틴의 웹예능 '고잉 세븐틴'의 에피소드 1. '고잉 컴퍼니'에서 서로의 PT 시간에 자연스레 난입(?)하는 과정에서 모인 승관·호시·도겸의 장면은 밈(meme)이 돼 새삼 다시 퍼지고 있다.

무엇보다 부석순의 매력은 애잔한 일상다반사를 재치로 포섭해 긍정으로 끌어올리는 힘에 있다. 그래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 곡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6일 공개 이후 한달이 훌쩍 넘었지만,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에서 톱5를 지키고 있다. 눈 떠서 잘 때까지 이 곡만 듣는다고 고백하는 직장인이 한둘이 아니다.

또 '파이팅 해야지'엔 잘 만들어진 아이돌의 내숭이 없다. "올라갔다 내려가는 주식같이 / 알다가도 모르겠는 인생 뭣 같지"라고 외치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그들은 직장인으로서 현실 그 자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네도 '구겨진 인생'을 조금이라도 펼 수 있게 각자의 삶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다.
뉴시스 제공
부석순은 '에에올'의 '에블린'(량쯔충)처럼 우리가 수많은 다중세계에서 놓친 잠재력을 이 세계에서 끌어올 수 있는 힘을 가동시켜준다. 그건 아이돌의 본질이기도 하다.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황에서도 무해함으로 우리의 언짢은 기분을 언제나 힐링 또는 칠링해줄 수 있는 매력.

그런데 부석순은 한번 더 깊숙하게 들어간다. 쾌활한 상상력으로 불편하지 않게 우리의 현실을 다루며 아이돌이 아닌 척 아이돌 역할을 해낸다. 현 대한민국 K팝 신에서 가장 현실 직장인의 마음과 최전선에서 접점을 이루는 아이돌이 부석순이다. 각종 예능에서 끼를 방출하며 '생활인'으로서 존재해온 세븐틴 멤버들이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걸 '아이돌 리얼리즘'이라 부른다. 그래서 행복은 성적순 나아가 직급순·급여순이 아닌 부석순이 된다.

캐럿인 40대 초반 직장인은 "부석순은 대중가요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줬다. 시대에 맞는 가사와 20대의 패기로 어려운 세계관으로 떠나간 대중들을 돌아오게 만들었다"면서 "케이팝 세계관에 열 올리는 업자들이 돌이켜봐야할 지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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