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엔터주 시총 두달새 3조 급증…SM, 코웨이·GS 제쳤다

SM 신고가 행진…하이브, 1천400억원대 평가이익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를 필두로 엔터테인먼트 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도 급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미디어·콘텐츠기업 24개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해 말(12월 29일) 대비 3조2천595억원(14.0%) 증가해 이달 7일 기준 26조5천58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업별 시가총액 증가율로 보면 SM의 시가총액은 이 기간 95.22% 늘어 가장 급속도로 커졌고, 인공지능(AI) 비주얼 테크 기업 포바이포(69.67%), SM의 자회사 SM C&C(67.23%), 디어유(58.9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SM과 함께 K팝 '4대 기획사'에 속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35.72%), JYP Ent.(14.90%), 하이브(8.65%) 등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며 시총 규모가 커졌다.

반면 IHQ(-22.41%), CJ ENM(-13.18%) 등은 주가가 크게 하락한 영향으로 시총 규모도 감소했다. 특히 IHQ는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과 유상증자 등으로 상장주식 수가 증가해 시가총액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지만, 주가는 더 많이 하락해 액수는 급감했다.

엔터주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미디어컨텐츠' ETF는 연초 대비 최근 2개월 수익률이 16.34%에 달했다.

특히 SM은 이달 7일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이후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시가총액도 이틀 동안 약 7천억원이 늘었다.

8일 기준 SM의 시가총액은 3조7천739억원으로,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순위는 연초 16위에서 11계단 올라 5위로 올라섰다.

시총 규모가 늘어나면서 유가증권시장 80위대(우선주 제외)에 있는 중대형주들을 제치기도 했다.

8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SM 시총 규모를 밑도는 기업들은 코웨이(3조7천564억원·81위), GS(3조7천491억원·82위), 삼성카드(3조4천758억원·83위), 한국금융지주(3조3천436억원·84위), 한미약품(3조2천913억원·85위), 이마트(3조2천57억원·88위), 롯데지주(3조1천368억원·92위) 등이 있다.

SM 주가가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면서 기존 주주들은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SM의 지배구조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온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막대한 평가이익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얼라인은 2021년 9월께 1호 펀드를 설정하며 SM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SM 주가는 5만∼6만원대에 머물며 1년 넘게 횡보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352만3천420주)와 공개매수로 0.98%(23만3천817주)를 각각 매수한 하이브의 평가이익은 1천446억원에 이른다.

시장은 이번 SM 인수전이 끝난 뒤 엔터테인먼트 기업간 합종연횡이 만들어낼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 인수에 성공하면 연간 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규모의 엔터사가 탄생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하이브가 SM 인수에 성공한다면 초거대 K팝 엔터사가 탄생하는 셈"이라며 "합산 음반 판매량은 4천500만장, 합산 공연 모객 수는 350만명을 웃돌고 BTS, 세븐틴, NCT 등 빅3 보이그룹을 모두 보유하며 팬덤 플랫폼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