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레터] 김기태 가수의 휘파람 소리…잊혀진 계절의 추억에 애절함을 입히다

(톱스타뉴스 황선용 기자) 김기태 가수의 휘파람 소리…잊혀진 계절의 추억에 애절함을 입히다

지난 2월 25일 불후의 명곡 고 박건호 편에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불렀다. 10월의 마지막 날에 뜻 모를 이야기를 남기고 떠나간 연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노래한 곡이다. 

김기태의 목소리의 쓸쓸함과 10월의 마지막이라는 계절의 쓸쓸함이 겹쳐지는 무대는 온통 가을이었다. 거기다 폭넓은 칼라와 짙은 색의 가을 코트를 입고 무대에 선 김기태 가수의 모습은 떠나간 연인을 그리는 “가을 남자 그 자체” 였다. 

노래가 시작되고 몇 소절 후 바로 그는 휘파람으로 멜로디를 불었다. 잊지 않기 위해서, 잊혀질까 두려워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 그의 주문은 시작되었나?  김기태는 명동콜링에서 휘파람으로 멜로디를 불었다. 그의 휘파람 소리는 스러져가는 추억을 불러오듯이 아스라이 퍼져나갔다. 휘파람 소리가 잦아듦은 추억마저 스러진 것을 의미할까? 그 소리는 들을수록 애잔하고 아름다웠다. 안개가 흐르는 것 같은 그 소리. 안개와 같은 농도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한줄기 기억. 

명동 콜링 동영상의 섬네일은 "김기태의 남다른 쓸쓸함으로 태어난 명동 콜링" 이었다. 그렇구나!! 명동 콜링의 휘파람은 안개 같은 물기 머금은 쓸쓸함이 있었구나. 그래서 나는 휘파람도 허스키가 불면 다른가? 라고 생각했다. (답은 모르겠다. 나는 휘파람을 불지못한다) 

잊혀진 계절에서 그의 휘파람 소리는 명동콜링에서의 그것보다 좀 더 맑고 단단했다. 나의 느낌인지 모르지만….

그가 휘파람을 부는 모습은 흡사 추억에 집중하여 희미해져 가는 기억들을 불러모으는 것 같았다. 잊혀진 그 계절을 다시 오게 하기 위한 마법사의 피리 소리처럼. 
 
잊혀진 계절에서 김기태는 완벽한 가을 남자로 변신하여 부드럽고 묵직하게 지난 추억들을 회상하고 휘파람으로 그것들을 불러모으고 고음의 아픈 절규로 듣는이의 마음을 녹여내었다. 노래가 끝났다고 생각될 즈음 휘파람으로 마지막 소절을 부름으로써 노래는 끝이 났다. 

마지막 휘파람 마무리는 그랬다.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버린 10월의 마지막 밤을 “잊었노라”고 말하는 듯 했다. 아쉽고 아팠던 10월의 마지막 밤을 “잊었음”을 확인하는 듯한 휘파람 소리. 그래서 좀 더 차갑고 단단하게 들리나보다.  

오래전 겨울에 송광사 불일암에서 만난 어떤 스님은 “가을산은 울긋불긋 미친년 같아서 싫다” 하셨다. 온통 가을색으로 물든 TV화면을 보다 그날의 생각이 났다. “미친년 ㅎㅎㅎ”

가끔 우리끼리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미쳤다” 고. 김기태 가수가 가는 곳 어디든지 보이는 얼굴들. 주변에서 미친 사람 보듯이 할지 모르겠다. 그런지도 모르겠다. “미쳤더니 행복이 보였다고.” 이렇게 좋은 노래를 들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있으니 미쳐서 행복하리라.
[편집자주] 톱스타뉴스에서는 스타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면서 비상하고 있는 스타의 '소울메이트'인 팬들의 진심과 그들의 감성, 그리고 시선을 담고자 'F레터'를 기획했습니다.

'F레터'는 아티스트의 철학적 선율이 담긴 스토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팬들이 '스타를 접한 당시의 감정과 감성의 편린'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던 '순간의 감동과 추억, 그리고 그 감성'을 여러 독자에게 소개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스타와 팬의 아름다운 동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기획한, 팬들의 마음을 기사로 대신 전해주는 ‘F레터(팬레터:Fan Letter)’에 많은 제보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황선용 기자

reporter@topstarnews.co.kr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