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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송민도 美서 별세, 향년 100…'나 하나의 사랑'·'청실홍실'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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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1950년대를 풍미한 '나 하나의 사랑', 국내 드라마 주제가 1호인 '청실홍실' 등으로 유명한 가수 송민도가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100.

1일 박성서 대중음악 평론가와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미국 요양원에서 머물던 고인은 지난달 말께 건강이 악화 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진 뒤 전날 오후 9시께 세상을 떠났다.

1923년 경기 수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안남도의 삼화보통학교를 나온 뒤 서울 이화학당을 졸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휘호 여사와 동기동창이다.

송민도의 가수 데뷔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학업을 마친 후 만주 용정에서 유치원 보모 생활을 잠시 했다. 결혼과 함께 중국 옌지(延吉·연길)으로 거처를 옮겼고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자 가족과 함께 서울에 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한 남편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주부였다.
뉴시스 제공
그런데 스물네 살이 되던 1947년에 그녀의 삶이 통째로 바뀐다. 남편의 권유로 중앙방송국(현 KBS) 전속가수 모집에 용기를 내 응시한 것이다.

심사실황이 라디오로 생중계된 오디션에선 현제명 작곡의 '니나', 장세정의 '역마차'를 불렀다. '역마차'는 가사를 완전히 익히지 못해 부르는 중간에 중단됐음에도 송민도는 '방송국 전속가수 1기생'으로 발탁됐다. 이예성, 원방현, 김백희, 옥두옥 등이 동기다.

송민도는 중앙방송국 입사 후 3개월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고향초'(1948)를 취입했다. 그런데 그녀도 모르게 음반엔 이름이 '송민숙'으로 표기된다.
뉴시스 제공
박성서 평론가는 "음반사 측에서 '송민도'라는 이름이 '남자 이름 같다'며 일방적으로 바꾼 것"이라면서 "본명인 민도라는 이름의 한자는 '하늘 민(旻)', '길 도(道)'를 사용한다. 즉 '하늘가는 길'이라는 뜻으로 목사였던 부친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우여곡절에도 '고향초'는 크게 히트한다. 1950년 6·25 동란이 발발해 부산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중 남녀노소 모두가 이 노래를 즐겨 불렀을 정도였다. 송민도는 전쟁 기간엔 북진하는 국군을 따라 정훈공작대에 소속돼 '군번 없는 용사'로서 위문공연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송민도의 이름을 널리 알린 곡은 1955년 발표한 '나 하나의 사랑'이다. 작곡가 손석우가 쓴 이 노래는 1950~60년대 결혼축가로 큰 인기를 누렸다. 박성서 평론가는 "왈츠풍의 이 아름다운 노래는 작사·작곡의 1인 시대의 장을 연 곡"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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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전까지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주류를 이루던 요나누키(よなぬき) 음계(7음계에서 네 번째와 일곱 번째 음을 제거한 5음계)에서 탈피, '파' 음과 '시' 음을 사용한 정통 장조를 시도한 노래이기도 하다.

특히 송민도는 우리나라 드라마 주제곡 1호로 알려진 KBS 라디오 인기 드라마 '청실홍실'의 동명 주제가(1956)를 가수 안다성과 듀엣으로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4분의 3박자 왈츠 리듬의 장조로, 남녀 두 가수가 교환창으로 나눠 부르는 이 곡은 대중가요의 전범 중 하나가 됐다.

안다성은 지난 1월11일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청실홍실'의 주인공이 올해 초 나란히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셈이다. '청실홍실'도 작곡한 손석우는 특히 송민도에 대한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서 평론가는 "송민도는 '나 하나의 사랑', '청실홍실' 등의 히트곡을 통해 '전쟁의 상흔'이 점차 아물어가는 50년대 후반 낭만시대를 대표하는 가수로 부상하기 시작한다"면서 "허스키한 알토의 매력적인 저음을 통해 '미성의 시대'를 '개성의 시대'로 바꾼 대표적인 가수다. 지적인 분위기로 특히 인텔리 층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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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송민도는 '카츄샤의 노래' '행복의 일요일' 등의 히트곡도 냈다. 1971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2006년 KBS 1TV '가요무대' 1000회 기념 특집 무대에 초청받아 무대에 올랐다. 그 해 몇 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였지만 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뽐냈다.

2014년 10월 남이섬 노래박물관 앞에 '나 하나의 사랑' 노래비가 건립되기도 했다. 당시 손석우를 비롯 안다성, 금다향, 한명숙 등의 가수들이 참석했다. 미국에 머물던 송민도는 함께 못했다.

송민도의 집안은 '음악 가족'이기도 했다. 트롬본 연주자로 KBS 경음악단장을 역임했던 작곡가 송민영이 송민도의 남동생이다. 1970년대 활약한 그룹 '드래곤스(Dragons)' 키보디스트인 서동헌은 송민도의 장남이다. 서동헌은 그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모친을 돌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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