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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건' 아픔 잊고 환생…국악 버튜버 이오몽[튜브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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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시간이 지나다보니 좀 무덤덤해진 것은 있어요. 하지만 (대중이) 다시 면전에 대고 욕을 한다면 또 그때 감정처럼 떨릴 것 같긴 해요. 많이 긴장되죠."

지난해 12월 데뷔한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이오몽이 지난 1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오몽은 신인 버튜버지만 방송 경험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른 이름의 트위치 스트리머로 활동하다 2018년 겪은 성추행 사건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면서 방송을 그만둔 아픈 경험이 있다.

가해자는 남성 스트리머였다. 그와 친분이 있던 여러 여성 스트리머가 성추행 피해를 호소했다. 하지만 당시는 '가짜 미투'가 사회적 이슈가 되던 시기였다. 방송에서 이 사실이 공개되자 시청자들까지 진실 공방에 가세했고 피해자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결국 사건은 법정으로 가게됐다. 3년 간의 재판 끝에 가해자는 지난 2021년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오몽을 비롯해 이 사건에 관련된 스트리머들도 대부분 논란에 휩쓸려 방송을 그만두게 됐다.

이오몽은 "사람들이 '꽃뱀'이니 뭐니 얘기해도 나만 떳떳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외모적인 것으로도 공격이 많이 들어왔다.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법적 분쟁이라는게 그 나이대의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였다. 그냥 넘어갈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놔뒀으면 더 큰 피해가 생겼을 수도 있으니까 (어차피) 같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둘 사이에서 마음이 좀 싸운다."고 했다.
뉴시스 제공
이오몽은 고등학교 때까지 국악을 전공했다.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주특기인 경기민요와 대중음악을 접목한 곡들을 부르며 주목을 받았다. 노래부르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인터넷 방송이 적성에 맞았다. 활동을 중단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방송을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하지만 큰 사건을 겪으면서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선뜻 방송에 얼굴을 내비칠 수 없었다. 그러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캐릭터로 활동하는 버튜버에 도전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버추얼 유튜버 솔루션 '미츄'를 만든 스타트업 스콘과 연이 닿았다. 스콘은 버튜버를 직접 육성하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국악을 주특기로 하는 이오몽이라는 버튜버가 태어났다. 일반적으로 '환생(새로운 캐릭터로 활동을 시작)'한 버튜버들은 '전생'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이오몽은 이전 모습을 기억해주는 팬들까지도 고맙다고 한다. 그는 "과거를 언급한다고 불편한건 없다. 그냥 맞다고 한다. 방송을 찾아와 준다는 것은 나를 잊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오몽은 지난달 27일 스콘과 함께 첫 버추얼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버추얼 라이브는 일반 공연과 달리 가수가 스튜디오에서 전신 트래킹 장비를 착용하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다. 관객들은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버추얼 캐릭터가 가상의 공간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버튜버의 표정과 전신의 움직임은 물론 의상이나 머리카락의 흔들림까지도 화면에 구현된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내가 된 것 같았다. 해볼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다. 나도 언젠가는 정규 앨범을 내보겠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 꿈에 한발짝 다가간 것 같은 성취감이 들었다. 전부 라이브였는데 녹화된 영상인 줄 알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회사의 기술력이 뒷받침이 돼 이렇게 자연스러운 라이브가 가능했던 것 같다."

버튜버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방송하기 때문에 노래, 악기 연주, 춤, 그림, 게임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많이 유입된다. 하지만 국악과 민요를 주특기로 하는 방송인은 드물다. 이오몽은 경기민요의 느낌과 기교를 선보이면서도 대중음악과의 조화를 고려해 청아한 음색으로 노래를 부른다. 그는 '부엉이' 등 이번 공연에서 부른 노래들의 음원을 발매하고 두번째 콘서트를 여는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버추얼 방송은 소수의 '아싸'(아웃사이더)들이 즐기는 서브컬처라는 인식이 있었다. 버튜버의 팬들을 '오타쿠'(애니메이션이·게임 등 특정 문화에 몰두하는 사람을 뜻하는 은어)처럼 여기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버튜버 걸그룹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실제 아이돌이 버추얼 캐릭터로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이오몽 역시 버튜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은 욕심이 있다. 시청자들이 떳떳하게 자신의 영상을 본다고 말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을 하다보면 '아싸'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싸'(인사이더)여야 한다. 그래야 방송을 음지에서 끌어올릴 수 있다. 밖에서 핸드폰으로 뭔가를 볼 때 남들에게 보여줘도 상관 없는 '대외용'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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