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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본령' 강허달림 "음악적 사명감 있죠"…BTS 뷔 추천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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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뉴시스 제공
블루스 싱어송라이터 강허달림(48·강경순)은 특이함을 특별함으로 만들어내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유일무이한 목소리로 노래가 노래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갈 때 삶의 문으로 나올 수 있고, 삶이 삶을 더 끌어안을 때 노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몇 안 되는 뮤지션이다. 블루스가 기교의 영역이 아니라 태도의 영역이라는 걸 증명하는 한국 블루스의 본령이다. 그렇게 '소리, 그녀가 되다'는 수식이 아닌 전제가 된다.

밴드 '마고'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 블루스 밴드 '풀 문(Full Moon)'에서 이름을 알린 뒤 한국 블루스 음악의 상징인 '신촌블루스'의 보컬로 영입됐던 그녀는 2005년 솔로로 독립했다. 블루지함의 정수였던 정규 1집 '기다림, 설레임'(2008), 어쿠스틱의 여운을 더한 정규 2집 '넌 나의 바다'(2011) 단 두 장의 앨범을 통해 '혼신의 노래'로 사유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다만 그런 방식은 넓게 듣는 이들보다 깊게 듣는 이들을 양산했다. 강허달림이 가수들의 가수 또는 마니아들의 마니아로 불린 이유다. 그런데 최근 대중적으로도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누린 SBS TV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OST '또 하루는'을 불렀다. 특히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V·김태형)가 올해 봄과 가을에 각각 그녀의 곡 '꼭 안아 주세요'를 소셜 미디어에 언급한 뒤 온라인에서 아미로부터 영어를 비롯한 각종 언어로 메시지를 받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강허달림은 3년 만인 오는 27일 오후 3·7시 서울 홍대 앞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여는 '2022 콘서트 - 소리, 그녀가 되다'를 기점으로 더 많은 활동을 예고하고 나선다. 제주에 터전을 잡은 그녀는 현재 서울을 오가며 12년 만인 내년에 발매 예정인 정규 3집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 서울 양천구 녹음실에서 만난 강허달림은 "좀 더 사명감을 갖고 제 음악과 블루스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성 '허'에 쉬지 않고 꿈을 향해 내달리고 싶단 뜻을 담은 '달림'이란 이름을 붙인 예명으로 지금까지 달려온 그녀는 여전히 더 멀리 더 오래 달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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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방송된 EBS 1TV '건축탐구-집'에 제주 집이 조명됐어요. 제주 오름을 닮은 부드러운 지붕 곡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전남 전남 승주군 용계면 죽전리)을 떠올리시면서 지은 집이라고요.

"저도 이번에 촬영하면서 느낀 건데 집 뒤 오름 곡선 형성과 지붕의 형상이 딱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그렇게 설계하고자 설계한 건 아니었는데 놀랐어요. 제주 오름이 뾰족한 게 아니고 곡선이라 그렇게 닮게 나온 거 같아요. 제 고향엔 어른 두 세명은 안아야 할 만큼 큰 아름드리 당산나무가 최소한 다섯 그루는 있었어요. 제가 살던 기와집 마당은 무척 넓어 동네 놀이터였죠. 담 주변에 과실수가 많이 심어져 있어 사시사철 그걸 따 먹으면서 마당에서 놀았던 기억이 제 전부였어요. 그런데 그게 한 순간에 없어진 거죠. 하지만 그 어릴 적 기억은 제 도시 생활에서 가장 큰 힘이 돼 준 에너지원이었어요. 사람들 관계가 주는 감성 공동체와 연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제 근간이기도 하죠."

-뷔 씨가 한번도 아닌 두 번이라 강허달림 씨 노래를 추천했습니다.

"첫 번째 추천했을 땐 밤에 곡을 쓰는 중이었는데 유튜브 알림이 난리가 난 거예요. 다 영어 메시지라 '무슨 일이야'라며 검색을 해봤더니 '꼭 안아 주세요'를 추천 음악으로 올린 거더라고요. 그런데 누리꾼 중에서는 '강허달'이 뭐냐는 반응도 나오긴 했어요. 하하. '림'을 '님'으로 잘못 썼다고 본 거죠. 하하. 그 때는 '천원짜리 변호사' OST 참여하기 전이라 제 음악은 마니아들 위주로 아셨거든요. (뷔 씨는 평소에 재즈와 블루스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자) 아미분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알았어요. 엘라 피츠제럴드 음악도 추천을 했더라고요. 그 와중에 제 음악이라니…. 그런데 개인적으로 제 장점 중 하나는 현실을 잘 아는 가수라는 거예요. 음악인으로서 포지션이 무엇인지 확실히 자각하고 있죠. 우리나라 현실에서 제 목소리와 이런 스타일의 음악이 얼마나 확장성을 가지고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 항상 인식하려고 해요. 제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상 금방 방송을 많이 하고 매니지먼트적인 불꽃을 튀기기는 힘들 거예요. 하지만 뷔 씨의 그런 추천 자체가 제게는 다른 영역을 상상할 수 있게 하고 행복감을 주죠. 끊임없이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제가 앞으로 가는 길에도 큰 도움이 됐어요."

-'천원짜리 변호사' OST 작업도 강허달림 씨 행보엔 이례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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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저를 두고 욕심이 난다고 하시는데 어디다 써야 할 지 모르겠다며 고민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특이하니까 혼자 쓰기에 위험요소가 많고, 협업도 마땅치 않은 거죠. OST 작업도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작업에서 음악 감독님이 좀 쉽게 불러달라고 하셨는데 드라마에 음악이 매치된 걸 보니까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목소리가 튀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얼마든지 협업에 맞출 수 있어요. 그 대신 공연을 하고 제 색깔은 얼마든지 보여드릴 수 있는 작업도 계속 해나갈 거고요. 같이 작업을 해서 어울림을 추구하고 싶어요. 제 색깔을 다 버리지 않더라도 조절이 가능하거든요. 이번 OST 작업도 감정을 조절했을 뿐이에요."

-공연을 계속 해오셨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못하셨습니다. 정규 음반은 무려 12년 만인 내년에 발매하시고요.

"제 특이성 때문에 방송, 페스티벌에 못 나가니까 외롭기도 했어요. 그래서 '나는 뭘 해야 할까' 고민하다보니, 공연밖에 없더라고요. 정규 앨범 발매는 그 사이 결혼를 하고 애 낳고 제주로 이주하다보니 늦어졌어요. 곡도 제가 쓰는데 열심히 아이 키우면서 나름 바지런하게 보냈는데 그 시간이 걸렸네요. 그 사이 커버 앨범('비욘드 더 블루스')을 냈고 세월호 참사 이후 뭐라도 하고 싶어서 EP('바다영혼')를 내고, 작년에 컴필레이션 음반 '엄마의 노래'에도 참여했죠. 새 앨범 수록곡은 올해초부터 죽 써왔고 최근 녹음을 끝냈어요."

-이번 앨범은 이전 앨범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1, 2집 같은 경우는 저의 이야기였어요. 일종의 속풀이 용이었죠. 이번엔 관조적인 삶을 이야기하고, 사람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질문과 고민을 이야기하는 거 같아요. 자연도 담겨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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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내는 반경이 더 넓어진 거네요.

"이전엔 제가 겪은 감성 안에서 나는 뭐였을까라는 질문을 주로 했어요. 지금은 나 아닌 다른 것에 대한시각, 생각을 담아보려고 고민하죠. 아이를 키우면서 삶의 지향점이 많이 바뀌었죠. 어떻게 하면 내가 음악을 계속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저 위주로 고민하다가 아이, 남편까지 세사람이라는 가족 테두리 안에서 사람을 바라보고 세상도 돌아보게 되다보니 그런 관계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거예요. 그걸 잘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어 정리가 된 거 같아요. 장르적인 부분에선 여전히 강허달림의 블루지함이 밑바닥에 깔려 있어요. 다만 사운드적인 면에서는 좀 더 경쾌해진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1집은 정말 블루지했고, 2집은 어쿠스틱한 면이 있었는데 그 중간 정도라고 할까요."

-한국적 블루스를 들려준다는 평이 많은데 그냥 강허달림 식 블루스라고 생각합니다. 블루스는 무엇일까요?

"블루스의 근간은 장르적인 것보다는 정서예요. 그런 측면에서 신촌 블루스가 재조명이 안 되는 게 아쉬워요. 국내에서 신촌블루스만큼 블루스에 획을 그은 팀은 없잖아요. 록적인 부분은 신중현 선생님, 포크적인 부분은 조동진 선생님이 계신데 신촌블루스 역시 김현식 한영애로 이어지는 굵직한 계보가 있거든요. 지금은 그 맥이 끊긴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이번에 '천원짜리 변호사' OST를 많은 분들이 들으시고 '한국에서 아직 블루지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좋은데 왜 요새 이런 음악을 들을 수 없었지' 같은 반응을 꽤 많이 하시더라고요. 제 음악을 하고 싶은 꿈 하나로 달려왔고 그 꿈은 이뤘어요. 지금은 책임감이 생겼어요. 뽕스러운 듯한데 트로트는 아니면서 한국적 정서들이 배어 있는 블루스를 하는 저 같은 사람이 있고 진취적으로 미국 시장을 두드리는 젊은 뮤지션이 있는데 그 세대 사이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 장르에 대해, 새로 나오는 음반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려고요. 음악에 대해 큰 자신감이 없어 알리는데 주저하기도 했는데 '12년 만에 음반이 나오는 게 어디에요'라고 너스레도 떨어보면서요. 하하."

-아니 천하의 강허달림이 노래에 자신감이 없다니요.

"지금도 제 노래는 듣기 힘들어요. 너무 못해서. 녹음하고 모니터하는 게 여전히 제일 힘든 일이에요. 안 들으면 안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가 밤 12시 부터 겨우 모니터하고 그랬어요. 하지만 이제 제가 노래를 잘하고 음악을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블루스를 위해서라도 공격적으로 알릴려고요. 뷔 씨가 두 번이나 추천해줬고 김호중 씨로부터 팬레터를 받은 사람이라고요. 제시 씨도 인생곡으로 (이정선의 원곡으로 강허달림이 불러 재조명된) '외로운 사람들'을 꼽아줬잖아요. 기회가 되면 제시 씨가 협업 제안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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