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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영화 '데시벨', 보기 드문 성실함과 흔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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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유수연 기자) ※ 해당 리뷰에는 영화 '데시벨'의 줄거리나 등장인물 등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한줄평: 폭탄보다 더 많이 터지는 눈물샘은 곤란해요

'데시벨'(감독 황인호)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멘사 출신 해군 대위이자,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다.

영화는 일반 테러 액션 이야기를 따르는 듯하다가도 다른 테러 이야기와는 다른 노선을 택한다. '미친 광기'를 보여주는 듯하다가도 '이유 있는 분노'를 보여준다. 뻔한가 싶으면서도, 예상 밖의 전개를 펼치는가 하면, 익숙한 도심을 가로지르며 그려지는 각종 액션들 등 다양한 볼거리로 화려함까지 갖췄다. 아쉬운 점은 그 액션 쾌감의 감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영화 '데시벨'
영화 '데시벨'
 
황인호 감독은 지난 7일 진행된 '데시벨'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캐릭터 간의 이야기에 관람 포인트를 두어 달라"고 권장했지만, 사실상 이런 '테러 액션' 영화에서 캐릭터들의 복잡한 뒷이야기는 방해가 되기 쉽다. 김래원은 폭탄을 제지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질주하고 있는데, 관객들은 왠지 마음 편히 그를 응원할 수가 없다. 아직 그가 어떤 뒷이야기를 가졌는지, 믿음직한 사람인지 알 수 없으니, 무턱대고 그의 편이 되어 함께 달릴 수가 없다.

더군다나 폭탄이 터지며 긴장감을 유발하고, 빌런과 마주해 긴장감이 터질 시점에는 어김없이 플래시백이 나와 맥을 절묘하게 (정확히 3번) 끊는다. 미친 듯이 내달리고 불을 질러야 할 타이밍에 갑자기 해저 깊은 곳으로 잠수하며 분위기가 반전된다. 캐릭터의 서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면이었겠지만, 타이밍이 다소 아쉬웠다.

이야기가 단순할수록 몰입하기 쉽다. '데시벨'의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 해군 부함장 등 낯선 배경과 캐릭터들이 쏟아진다. 그러니 영화는 관객들에게 낯선 배경을 이해시키 위해 영화의 템포를 틈틈이 늦추는 방법을 선택한다. 색다른 맛은 분명 있지만 '액션 쾌감' 타율은 다소 아쉬워진 이유다.

사실 이는 감독의 욕심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폭탄도 터져야 하고, 터지기 전 주인공의 긴장감도 자아내야 하고, 폭탄 설계자의 숨겨진 사연도 풀어내야 했다. 주인공을 쫓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냉철함도 표현해야 했으며, 숨을 돌릴 타이밍에는 과거 잠수함을 함께한 동료들의 뜨거움도, 감초 같은 취재기자의 유머도 표현해야 했다. 관객도 정신이 없다. 손에 땀을 쥐었다가, 눈에 눈물을 흘렸다가, 실소도 지어야 한다. 심지어 극 후반부부터는 폭탄보다 눈물샘이 더 많이 터지기 시작한다.
 
영화 '데시벨'
영화 '데시벨'
 
그러다 보니 영화 제목이 가지고 있는 '데시벨'과 '소음'에 대한 주제는 후반부로 갈수록 희미해진다. 다시 말해, '제목이 대체 왜 데시벨이지?', '굳이 소음 반응 폭탄이 아니어도 되지 않았나' 등의 의문이 내내 가시질 않는다. 제목과 중심 스토리 진행 주제의 싱크로율이 다소 떨어진다.

화려한 출연진과 신선한 소재. 욕심을 꽉꽉 채운, 보기 드문 성실한 액션 영화임은 확실하다. 놓치기에는 아쉬운 작품이다. 흐름이 어떻듯, 액션신만큼은 시원히 터진다. 사운드도 훌륭하다. 보장된 배우들의 호연도 있다. 특히 배우 조달환이 표현한 해군 잠수함 음탐장의 감정선은 짧은 분량이 아쉬울 만큼 인상적이었다.

또한 첫 스크린 데뷔라는 차은우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미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신입사관 구해령', '여신강림' 등 '아스트로 차은우'의 상큼하면서도 밝은 매력을 입증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더욱 성장한 '배우 차은우'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아무래도 차은우는 로맨스보단 '브로'맨스에 최적화되어 있는 배우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렇듯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들의 '잘해보자'라는 건전한 욕심이 들어 있는 영화는 그만큼 아쉬운 점도 눈에 많이 띄기 마련인가 보다. 흔한 '폭탄 액션 테러' 영화 장르를 기대하지 않고 관람한다면, 꽤나 만족스러운 오락 영화가 될 수 있겠다.

김래원, 이종석, 정상훈, 박병은, 이상희, 조달환, 차은우, 이민기 등이 출연하는 영화 '데시벨'은 오는 16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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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8 19:09:17
차은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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