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이정후의 자신감 "팀 분위기, 영화 찍어도 될 정도"(종합)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가을에도 맹렬하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키움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포스트시즌(PS) PO 4차전에서 4-1로 승리를 거뒀다.

LG에 1차전을 내줬던 키움은 2~4차전을 내리 승리로 장식하며 정규시즌 1위 SSG 랜더스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 진출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KS 무대를 밟는다.

키움이 KS 무대를 밟을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이정후의 맹타였다. PO 1~4차전에서 이정후는 '알고도 못 막는' 타자였다.

이정후는 PO 4경기에서 타율 0.500(16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불꽃타를 선보였다. 4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가 1.467에 달했다.

PO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이정후의 차지였다. 이정후는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79표 가운데 43표를 획득,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24표)를 제치고 시리즈 MVP로 뽑혔다.

이정후는 올 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다. 타율 0.349,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타율·안타·타점·출루율(0.421)·장타율(0.575) 부문 1위를 휩쓸어 타격 5관왕에 등극했다.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리그 최고 타자의 방망이는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고 걱정하면서도 이정후는 5경기에서 타율 0.368(19타수 7안타) 3타점을 수확했다.

LG와의 PO에서는 한층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PO 1~3차전에서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날렸고, 4차전에서도 안타를 신고했다.

올 가을 때려낸 안타의 절반이 장타다. 준PO에서는 안타 7개 중 3개가 2루타였다. PO에서는 홈런 1개와 2루타 4개를 몰아쳤다.

특히 이정후는 PO 3차전에서 팀이 임지열의 투런포로 5-4 역전에 성공한 7회 흐름을 완전히 끌고 오는 우월 솔로 홈런을 작렬한 뒤 화끈한 배트플립을 선보여 고척돔을 들끓게 했다. 이정후의 PS 무대 첫 홈런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힘겨운 싸움을 펼치곤 한다. 정규시즌 성적이 PS에서 활약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정후는 가을야구에서도 강한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7경기에서 타율 0.370, 27안타 15타점 15득점의 성적을 내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2019년 10월7일 LG와 준PO 2차전부터 지난 20일 KT와 준PO 4차전까지 17경기 연속 안타를 날려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PS 무대에서 시리즈 MVP도 벌써 두 번째 수상이다. 이정후는 2019년 PO에서 타율 0.533(15타수 8안타) 3타점 4득점으로 활약해 시리즈 MVP의 주인공이 됐다.

이제 이정후는 잔뜩 달아오른 방망이를 들고 우승을 꿈꾸며 SSG가 기다리는 KS로 향한다.

3년 만에 KS 무대에 서는 이정후는 "기분이 좋다. 시즌 시작 전 고흥에서 스프링캠프를 할 때부터 목표로 했던 KS 진출을 하게 돼 좋다. 다시 한 번 KS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리즈 MVP를 예상하지는 못했다는 이정후는 "푸이그도, 김재웅도 잘해서 확신하지는 못했다. 3년 전에 내가 PO MVP를 받고, KS에서 광탈해서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다"면서 "이번에 바꿔보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준PO 때 타격감에 만족하지 못했던 이정후는 PO에서 달라진 점을 묻는 말에 "KT와 대결했을 때 배터리가 정규시즌 때와 볼배합을 다르게 가져갔다. 하지만 이번 PO에서는 LG가 정면승부를 많이 한 것 같다"며 "나도 과감하게 방망이를 내면서 결과가 나왔다. 타석에서 방망이를 여러 번 휘두르니까 타이밍이 맞으면서 타격감이 궤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자신 뿐 아니라 다같이 타격감이 좋은 것을 반긴 이정후는 "큰 경기라고 해서 기세 면에서 지지 않는다. PS에서 경험보다 중요한 것이 기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첫 PS를 치르는 선수들도 많은데 전부 다 몇 번씩 해본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플레이한다. 나도 신기하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준PO부터 치러 KS 상대인 SSG 랜더스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열세지만 이정후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안)우진이나 (김)재웅이,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 (최)원태 형 등 많이 던진 투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3년 전 KS와 다른 점을 묻자 이정후는 "당시에는 전력이 좋아서 준PO에서 시작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KS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다같이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 3년 전에는 우승해야한다는 마음이 컸다면 지금은 다같이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이겨야된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지더라도 좋은 추억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뛴다. 모든 것을 쏟아붓고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매일 경기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3년 전에는 첫 KS라 나도 미숙한 면이 있었다. 이번에는 더욱 간절한 마음이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설령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도 선수들과 다같이 웃으면서 서로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다. 마지막에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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