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미출판 단편소설 공개…주인공은 &#039;피츠 제럴드&#039; 왜?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노인과 바다'로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생전에 출간하지 않은 단편소설이 공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최근 헤밍웨이의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미발표 단편소설 4편과 개인적인 메모 등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3페이지 분량의 단편으로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인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신인 복서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피츠제럴드'가 경기에서 코가 부러지고 양쪽 눈 주변에 검은 멍이 들 정도로 고전하는 경기를 펼치지만 결국 승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헤밍웨이 전문가인 커크 커너트 트로이대 교수는 소설에 대해 "(소설을 통해) 피츠제럴드의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점을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헤밍웨이는 문학적 재능과 신체적 기량에서 모두 그가 피츠제럴드를 앞섰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밍웨이는 동시대 작가인 피츠제럴드와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밍웨이가 무명 시절이었던 1925년, 프랑스 파리에서 당시 인기 작가였던 피츠제럴드를 처음 조우했다.이후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에게 편집자를 소개해주는 등 후원자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이후 둘의 관계가 틀어졌다.

특히 권투와 관련한 악연이 있다. 1929년 헤밍웨이는 캐나다 소설가 몰리 캘러헌과 링에서 정식 권투 경기를 해 KO패를 당했다. 헤밍웨이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다 추가시간에 결정타를 맞아 패했는데 당시 추가시간 1분을 준 이가 링 바깥에서 시계를 보고 있던 피츠제럴드였다. 헤밍웨이는 이 사건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이후 피츠제럴드의 실수 탓에 패배했다며 그를 비난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펜실베이니아주립대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은 단편소설과 헤밍웨이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기 35년 전인 1926년에 작성한 죽음과 자살에 대해 고찰한 3페이지 분량의 메모도 공개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정리한 이번 자료는 헤밍웨이가 생전 즐겨 찾던 미국 플로리다 키웨스트의 단골 술집인 '슬로피 조'에 맡겨놓은 박스에서 발견됐다. 이 박스는 작가가 사망한 후 유족을 거쳐 측근인 토비 브루스에게 전달됐지만 수십 년간 창고에 보관됐고, 지난해 말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유족으로부터 자료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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