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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41년된 군부헌법 바꾸는 개헌안 국민투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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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뉴시스 제공
칠레 국민들이 41년된 군부 독재시대의 헌법을 확 바꾸는 새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4일 실시, 전국 3000여개의 투표소에서 투표가 시작되었다.

지난 몇 달 동안 국민 여론조사는 새 헌법을 반대하는 보수파들이 명백한 우세를 보였지만, 그 찬반 여론의 차이는 점점 좁혀져 개헌 지지파들은 이번 개헌안 통과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AP , AFP통신등이 보도했다.

"결과는 상당히 박빙으로 승부가 날 것이다. 칠레 국민들은 원래 정치적 동물이어서 언제나 최후의 순간에 선택을 한다"고 칠레 여론조사기구 MORI의 마르타 라고스 대표는 AP통신에게 말했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8시(도서 지역 특성상 푼타아레나스만 7시)부터 투표소로 나와 개헌 찬반 의사를 표시한 기표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가족과 함께 푼타아레나스에서 투표한 뒤 "전 세계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새 역사를 쓸 권리와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의 국민투표는 의무사항이어서 투표장과 거주지 사이 거리가 200㎞를 넘거나 건강 문제 등, 정당한 이유 없이 투표하지 않으면 최소 4만 원 정도의 벌금을 물게된다.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칠레 정부는 이날 하루 주요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하는 등 유권자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정권(1973∼1990년) 시절인 1980년 제정된 현행 헌법을 완전히 뜯어고쳐 만든 이번 개헌안은 원주민 자결권 확대, 환경 보호 강화, 공공기관과 기업 내 양성평등 의무화, 성적 다양성 존중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헌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극단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을 이유로 국론은 분열됐고, 투표를 수개월 앞두고 시행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개헌 찬성보다 반대 비율이 대체로 계속 높았다.

반대의사를 밝힌 올가 마하몬테스(61)는 새 헌법이 실시된 후의 결과가 두렵다면서 일부는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오랜 군사독재 치하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해되었고, 그 상처가 다시 분쟁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부 국민들은 사회보장제도 등 수 많은 복지 정책 때문에 가뜩이나 세금으로 뺏기는 돈이 많은데 감당하기 힘들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정부 여당은 이 때문에 국민투표를 통과하더라도 일부 안에 대해 수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치 대통령은 "만약 부결된다면, 새로운 개헌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이번 투표결과는 새 헌법기초에 가담한 36세의 보리치 대통령에게는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인 그는 3월에 취임한 뒤 지지율이 계속 하락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난히도 폭염이 심한 이 날 수도 산티아고의 국립경기장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탈로 에르난데스(50_는 "어쨌든 우리는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피노체트의 헌법은 내다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피노체트 시대에 5000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끌어다가 고문하고 학살한 장소인 이 국립종합운동장에서 이 투표를 하는 것은 정말 상징적인 사건이다" 라면서 격한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이후 대학생들이 앞장 섰던 시민사회의 대규모 시위와 반대의견 분출로 많은 개혁이 필요한데 , 그것을 꼭 이런 식의 개헌으로 해야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고 정치분석가들은 말한다.

마벨 카스티요(42)는 "낡아빠진 헌법은 고쳐야겠지만 오늘 이런 방식으로 하지 않더라도 국민이 나라에 요구하는 것들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많다"면서 "정치 개혁의 방법도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을 위해 칠레 정부는 2020년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80% 이상의 국민이 1973-1990년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헌법의 개정에 찬성했다.

2021년에 칠레는 헌법 개정을 위한 개헌위원회 위원들을 선출하고 당시의 반체제 국민 정서에 맞추어 전통적인 정치권 밖의 인사들을 선정해서 새 헌법 초안 작성을 맡겼다.

전 세계에서 제헌위원회가 남녀 동수로 절반씩 이뤄진 것은 칠레가 처음이었다.

소수 권력자와 집권당이 지배하던 나라에서 국민 모두가 헌법 기초에 참여한다는 열광적 반응으로 지금도 개헌에 대한 찬성의지는 뜨겁다.

제헌위원회가 작성한 178쪽 388개 조항의 새 헌법에는 양성 평등, 환경 보호, 원주민 권리보호, 무상 교육과 보건의료, 주택 문제 해결등 세계에 유례가 없는 진보적 조항이 가득하다.

진보파 국민들은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는 이런 개혁에 대한 열망과 폭발적인 지지 감정이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투표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개헌작업 초기의 열광과 달리, 내용이 너무 좌파적이라는 일부 의견과 각계 각층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국민투표 표결 결과가 어느쪽으로 결말이 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제휴통신사 뉴시스의 기사로 본지의 취재/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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