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계+인' 김태리, "남들의 선 상관없다…나를 보여줄 시간" (종합)

(톱스타뉴스 한수지 기자) '외계+인' 배우 김태리가 데뷔 후 한결 편해진 모습으로 내면의 이야기를 꺼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한 김태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김태리는 천둥 쏘는 처자 '이안' 역을 맡았다. 

이날 김태리는 "영화를 보고 류준열에게 전화해서 '진짜 잘했다'라고 말했다. 류준열이 나올 때 마다 영화의 생기를 불어넣더라. 마냥 웃으면서 볼 수 있고 무륵이 그런 역할 잘해줬다. 무륵(류준열)과 염(정아) 조(우진) 신선이 1부를 장악했다"라고 영화에 대한 솔직한 감상평을 밝혔다. 
  그는 영화 '외계인'을 떠올리며 "보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의 연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아쉬움을 얘기하기 싫은 작품이다. (제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영화 자체가 행복하다. 영화가 잘 나왔어도 과정이 행복하지 않았으면 저는 제 웃는 얼굴을 못 본다. 이 영화는 찍을 때 행복했기 때문에 못한 부분에 대해 들춰내고 싶지 않는 마음이 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부라서 어쩔 수 없이 오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2부에서 이안의 캐릭터가 모든 것이 명백히 밝혀지고 자유로워진다. 거기에 없는 감춰둬야할 부분들이 있다"라고 전했다.

김태리는 "1부에서는 제 모습이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2부를 기대해 달라"라고 당부하며 "이안의 감정상태나 연기에 대한 아이디어도 2부에서 더 많이 나온다.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져 가는 것이 2부 관점 포인트다. 하나하나 조립돼 완성되가는 퍼즐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처음 영화 '외계인'의 시나리오를 봤던 순간도 떠올렸다. "으잉?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느낌이었다. 만화책을 후루룩 보다가 엔딩에 다가올 때 딱 덮고, (스물다섯 스물하나) 희도가 만화책 풀하우스를 보듯이 다음권을 봤을 때 '어?' 이렇게 읽히더라"라고 당시 심정을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영화 '아가씨' '1987' '승리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스물하나 스물다섯'까지. 출연작품이 모두 성공하는 흥행불패를 쓰고 있는 그에게 부담감은 없었을까.  

김태리는 "신인 때는 그런 게 없었다. '승리호'때는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부담감이 또 없다. 세상사 내 맘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나 혼자서 되는 게 아니다. 나 때문에 잘되지도 망하지도 되지도 않는다. 나의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흥망성쇠를 그렇게 인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승리호' 때는 부담감과 중압감을 느꼈다. 당시 코로나가 시작되며 극장을 가냐마냐 기로에 서있을 때, 넷플릭스가 영화가 선호하는 플랫폼으로 부상하기 시작할 때쯤 '승리호'가 첫 번째 타선으로 탔다. '일이 이렇게도 풀릴 수 있구나' 안도를 했다. 극장에 안간건 슬프지만 그런 생각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진중한 이야기를 할때도 밝고 활기찬 김태리의 에너지는 이어졌다. 신인 때와 달리 알을 깬 듯한 김태리의 모습에 내면의 변화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저는 기본적으로 선을 안다. 정확히 선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신인이라는 장막이 있었다. 내 선이 여기지만, 여기조차 가지 않게끔 남들의 선을 지켰다. 지금은 남들의 선은 상관없다. 내 선을 선보일 때가 왔다"라고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김태리가 드디어 그렇게 고대하던 김태리를 만났다"라고.

한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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