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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금융도피처 스위스는 러시아 제재의 큰 구멍"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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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뉴시스 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서방은 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강력한 경제제재를 부과했다. 그러나 제재의 효과는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제재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 덕분에 오히려 외화수입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전통적으로 금융도피처 역할을 해온 스위스가 서방 제재의 구멍이라고 지적하는 기사를 실었다.

유럽의 대러 제재조치가 취해진 지난 2월 스위스가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푸틴을 지원하는 러시아 부호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스위스에는 러시아 부호들이 설립한 회사들이 즐비했고 노르트스트림 1, 2 천연가스관 운영 본부와 가스프롬 PJSC의 에너지 판매부서가 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 부호들은 스위스에 별장도 다수 가지고 있고 기업체도 많이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러시아부호 탐방 관광이 이뤄질 정도다. 스위스 신문은 스위스 주크 칸톤을 "작은 모스크바"라고 부르고 현지 지도자들은 마을 주변에 크렘린 성벽을 짓고 싶어했다.

이곳 당국자 6명이 제재를 이행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재팀은 스위스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수백명의 러시아 부호들이 공식적으로 소유한 주택과 현지 업체를 파악하느라 열심히 일했다. 키릴어로 된 이름을 읽느라 애를 먹으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300페이지 짜리 제재 대상 명단과 씨름하고 있다. 이들은 또 제재로 인해 현지 경제가 받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외국인들의 안전한 투자처라는 명성에 해가 가선 안됐기 때문이다.

제재팀은 주크 칸톤에 등록된 3만여 업체 가운데 제재 대상자가 보유한 업체 딱 1곳만 찾아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크 칸톤에만 그치지 않는다. 스위스는 러시아를 제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곳에서 운영되는 러시아 기업체들에 대한 실제 행동은 거의 취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방국들은 세계 금융 허브인 스위스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러시아 수출품의 80%가 스위스에서 거래된다. 대부분 주크 칸톤과 제네바에서 이뤄진다. 스위스 은행들은 1500억달러(약 195조9000억원)의 러시아 고객 자산을 운영한다. 푸틴과 가까운 러시아 부호 32명이 부동산과 은행 계좌, 기업체를 스위스에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가 제재를 시작한 지 4개월 동안 68억달러(약 8조8808억원)의 러시아 금융자산이 동결됐고 15곳의 주택 등 부동산이 압류됐다.

반면 유럽연합(EU) 국가들은 140억달러(약 18조2868억원) 상당의 러시아 금융자산과 요트, 헬리콥터, 부동산과 200억달러(약 26조1200억원)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했다. 그밖에도 2000억달러(약 261조1800억원) 상당의 금융거래를 차단했다. 영국령 저지아일랜드 당국은 로만 아브라모비치 관련 자산 70억달러(약 9조1327억원) 상당을 동결했다.

미 상원의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스위스 당국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서도록 압박해왔다. 미 상원 안보협력위원장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스위스가 러시아의 세계 금융 시스템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 같은 비난을 배격한다. 스위스가 EU의 제재조치에 동의한 것은 전에 없던 일이며 최선을 다해 제재 대상 자산을 추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름 반도를 합병한 이래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취해졌고 이후 푸틴과 러시아 부호들은 제재 회피를 위해 틈새를 활용해왔다.

스위스 규제 당국이 인력이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스위스 국가경제국(SECO)에서 제재를 전담하는 인원은 최근까지 10명 뿐이었다가 최근 15명으로 늘었다. 또 스위스의 기업등록은 철저한 비밀주의로 일관돼 있어서 자산 실소유자를 밝히는 것이 매우 어렵다. 러시아 부호들이 수십억달러의 자산을 부인과 자녀 이름으로 이전한 것도 걸림돌이다. 전쟁 뒤 명의 이전이 크게 늘었다.

푸틴 관련자들이 주크 칸톤에 진출한 것은 푸틴 집권초부터다. 푸틴은 이곳의 멋들어진 아르누보 양식 궁전 테아트르 카시노에서 기념식도 했다. 러시아군이 체첸 공화국 반군을 섬멸하던 20002년 푸틴이 주크의 유력기업인들 단체인 비핵화 포럼으로부터 "주크 평화상"을 받은 것이다. 친러 경제 및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국립오케스트라단이 연주한 기념식은 주크에서 러시아 상품 거래가 본격화되는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러시아 부호들 다수가 주크에서 멀쩡히 사업하고 있다. 아브라모비치가 대주주인 러시아 제철 및 탄광회사인 에브라즈 PLC의 판매부서가 주크에 있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에브라즈는 영국의 제재를 받았지만 스위스와 EU의 제제를 받지는 않았다.

주크에서 가까운 빈터투르에는 미국과 영국이 제재한 러시아 부호 빅토르 벡셀베르크가 48.8%의 지분을 보유한 엔지니어링회사 술처 AG 본사가 있다. 폴란드가 술처의 기업활동을 막을 당시 바르샤바 주재 스위스 대사관이 이를 막으려 로비하다가 실패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스위스 정부가 러시아 부호들의 자산을 파악해 동결할 것을 기대하지만 법령으로 금융비밀을 보호하도록 돼 있는 스위스에서 소유자를 밝혀내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스위스 변호사들은 대리하는 의뢰인의 신분을 당국에 밝히지 않도록 보장된다. 스위스 기업등록제도도 실소유자를 밝히지 않아도 되도록 돼 있다. "스위스 정부가 의도적으로 자기 손을 등 뒤로 묶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에 장기 거주해온 러시아 부호 안드레이 멜니첸코를 스위스 정부가 제재하려 할 때는 신탁 제도가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지난 3월9일 EU가 그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그는 다른 러시아 부호 35명과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푸틴과 만났다. 이탈리아는 그의 세계 최대인 그의 요트를 압류했다.

그러나 멜리첸코가 2001년 설립한 세계 최대의 비료회사 유로켐 AG사는 제재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이 102억달러(약 13조2988억원)이다. 댈러스 빌딩이라는 이름의 주크의 작은 유리건물에 입주한 이 회사는 유럽 최대 화학회사들간 공급망에 깊이 관여돼 있다.

EU가 제재를 발표하기 전날 멜리첸코는 이 회사가 키프로스 신탁 소유라며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 신탁의 수혜자는 멜리첸코의 부인인 세르비아출신 팝 스타 알렉산드라 한 사람만이 올라있다. 결국 스위스 정부는 이 회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유럽집행위원회가 이 결정에 맞서 멜니첸코 부인이 남편의 덕을 과도하게 보고 있다며 제재한 것이다. 스위스도 이 결정에 따라 부인을 제재대상으로 올렸지만 유로켐사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달러 취급 때문에 미국의 금융제재를 따라야 하는 크레디 쉬세는 유로켐사의 계좌를 동결했다.



* 이 기사는 제휴통신사 뉴시스의 기사로 본지의 취재/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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