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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친정부 매체 렌타, 푸틴 비난 기사로 도배됐다가 삭제돼…"한심한 독재자"(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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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타' 언론인 "처벌 두렵지만 지금 해야 할 일"

(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전승절'로 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인 9일 친정부 매체 언론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독설을 날리는 기사를 깜짝 게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친정부 성향의 인터넷 매체 '렌타(Lenta.ru)'에는 이날 아침부터 푸틴 대통령을 '한심한 편집증적 독재자'라고 비판하는 기사가 연달아 올라왔다.

기사에서는 또 푸틴 대통령이 '21세기 가장 피투성이인 전쟁'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가진 계획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러시아 군은 절도범, 약탈범 부대로 변질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사자 시체를 방치 중"이라는 내용의 기사도 등장했다.

이들 기사는 현재 렌타 웹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렌타는 한 달에 2억명 이상이 방문하는 러시아 주요 매체 중 하나로,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홍보하는 선전 창구로 쓰였다.

기사를 쓴 언론인 두 명 중 한 명인 이고르 폴랴코프는 "오늘 이렇게 해야만 했다"며 "전승절을 맞아 우리 선조가 싸운 진정한 이유는 평화를 위해서였다는 것을 모두에게 일깨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러 매체 '렌타' 뒤덮은 반전 기사[렌타 웹사이트 캡처]
러 매체 '렌타' 뒤덮은 반전 기사[렌타 웹사이트 캡처]

기사가 올라온 시점은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군인 1만1천명이 도열한 가운데 전승일 연설을 한때와 맞물렸다.

그는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승전한 것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를 노리는 서방의 위협에 선제조치한 것이라며 침공을 정당화하려 했다.

폴랴코프는 "우크라이나에서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가 죽어가고, 평범한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 지금껏 접한 정치적 화법으로 볼 때 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더는 이를 용납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하게 올바른 일이었다"고 비판 기사를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렌타를 소유한 미디어그룹 램블러는 2020년 러시아 최대 국영 은행 스베르방크에 매각됐다.

렌타에는 그간 러시아가 '특수 군사 작전'이라고 칭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여러 기사가 올라왔으나 속속 검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랴코프는 이날 기사가 '온라인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정보'에 근거했다며 이런 정보는 대체로 렌타 편집국에서는 금지된 것으로, 엄격한 검열 때문에 독립적 보도는 처벌 대상이 된다고 폴랴코프는 주장했다.

폴랴코프 등은 개별적으로 올린 글에서 "두려워하거나 침묵하지 마세요"라며 "맞서 싸웁시다. 미래는 우리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에서는 전쟁 직후 비판 보도를 차단하는 법이 신설됐는데 이에 따르면 '가짜뉴스'를 퍼트린다는 혐의로 최고 15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러시아는 이 법으로 이미 46명을 기소했으며, 이 중 14명이 수감됐다.

폴랴코프는 "나도 물론 두렵다"면서 "다만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 결과도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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