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내로남불에 삼성 그림자까지?…민주, 윤석열 최측근 한동훈 정조준

(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인사청문 정국의 블랙홀이 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신상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세금 내로남불' 논란을 비롯해 장녀의 과거 삼성전자 주식 보유, 인척의 성 비위 사건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사청문 쟁점이 갈수록 불어나는 흐름이다. 특히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세보증금의 과다인상에 대해선 해명 또한 석연치 않아 부동산 여론과 맞물려 휘발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관보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올해 39억3천7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본인·배우자 명의의 삼풍아파트 전세금을 기존 임차인으로부터 5억3천만원 올려받았다. 보증금을 1년 만에 12억 2천만원에서 17억5천만원으로 인상한 것이다.

43%에 해당하는 인상률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위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020년 개정된 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가 계약 만료 시 추가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5% 제한'에 따르면 한 후보자가 기존 임차인으로부터 올려 받을 수 있는 전세 보증금은 최대 6천100만원이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새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시세에 따라 보증금을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존 임차인이 계약 종료 후 먼저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계약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법적으로 '신규 계약'인 만큼 '5% 제한'이 강제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 임차인은 바보냐. 애초 6천만원 정도만 올려주면 됐는데 다른 데 알아보고 오느라 4억7천만원을 더 주고 계약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전세 임차인과 한 후보자의 수상한 관계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자가 현재 전세 거주 중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 보증금은 지난해 16억원에서 올해 정확히 5% 오른 16억8천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전세 보증금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5%만 올려 지급한 것으로, 삼풍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43% 올려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한동안 곤욕을 치를 만큼 전세 보증금 논란은 파급력이 크다"며 "한 후보자가 내로남불 논란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전·현 소유자가 한 후보자와 적잖은 인연이 있다는 점도 눈길이 가는 지점이다.

이 아파트의 최초 소유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식회사였으며, 등기상 현재 소유자는 골드만삭스 변호사인 김모씨로 돼 있다.

한 후보자는 2017년 박영수 특별검사팀 소속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면서 정권에 대한 삼성그룹의 뇌물 공여 의혹을 수사했고,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거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수사도 했다.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살피기 위해 주관사였던 골드만삭스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게다가 현 타워팰리스 소유자인 김 변호사는 한 후보자와 사법연수원 동기(27기)이자, 서울대 법대 동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자의 아내 역시 서울법대 출신이다.

한 후보자 측은 김 변호사가 소유한 타워팰리스 전세 계약을 맺은 이유에 대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공인중개사를 통해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는 전날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한 후보자는) 다주택자다. 주택이 두 개, 건물이 하나고. 특이하게도 본인이 살고 있는 것은 타워팰리스 전세"라며 "고위직 검사들을 삼성이나 재벌들이 그런 식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랬다는 얘기가 아니라 (최초 소유권자를) 찾아봐야 한다. 좀 약간 이상한 거주 형태 아니냐"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자가 특검팀 소속으로 삼성그룹 수사에 참여할 당시 장녀가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보유한 것을 두고도 의혹이 인다.

관보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장녀 명의로 삼성전자 주식 800주를 보유하다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이던 2019년 8월 이를 3천452만원에 매각했다.

이 밖에도 한 후보자와 김앤장 소속 미국 변호사인 부인의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는 외국계 기업 관련 법령 등을 검토하고 관련 소송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인척의 과거 이력 문제도 인사청문회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후보자의 처남 A씨는 현직 검사 시절인 2015년 후배 검사를 회식 자리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 2018년 기소돼 징역 10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검찰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A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됐는데 재판에서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

한 후보자가 피의자로 입건됐던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고발 사주 의혹 사건'도 인사청문회 쟁점으로 꼽힌다.

한 후보자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함께 제보자 협박을 공모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최근 2년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으나, 한 후보자가 끝까지 본인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검찰에 제공하지 않은 점은 청문회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2020년 총선 당시 손준성 검사가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건넸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이기도 하다.

김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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