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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PD수첩' "사실이라도 처벌해달라더라", 성폭행 피해 사실 폭로 후 고소…'사실적시 명예훼손'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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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최윤영 기자) 'PD수첩'에서 '사실을 말한 죄'가 방영됐다.
MBC PD수첩 캡처
MBC PD수첩 캡처

5일 방송된 ‘PD수첩’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당한 이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학교폭력 사실을 SNS에 공개했다 신고를 당한 사람, 상사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신고를 당한 사람 등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통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진숙(가명)씨는 수십 년을 함께 살던 남편이 18살 연하의 여성과 불륜을 저지르고 채무를 넘긴 사실을 폭로했다 신고를 당한다. 억울함을 참지 못한 진숙 씨는 남편의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남편은 “피켓 내용이 전부 거짓”이라며 부인을 고소한다. 전부인 진숙 씨는 “사실만 공개하면 되는 거냐”며 증빙자료를 제출하지만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전남편은 “몇 가지가 사실이라고 해서 모든 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숙 씨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밝히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것, 남편의 사무실에서 불륜 사실을 밝힌 것도 처벌을 받게 된다. 진숙 씨는 “현행법상 저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수현(가명)양도 같은 일을 당했다. 문수현 양은 14살의 나이에 학교폭력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둥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전학을 간 학교의 학생들에게 “조현병이니까 같이 놀지 마라”는 내용의 이야기까지 한다. 문수현 양은 무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괴롭힘을 당했고 피해 내용을 밝히기 위해 단체 카톡방을 캡처해 SNS에 업데이트 한 것. 하지만 문수현 양은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한다. 

진영(가명)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언론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진영 씨는 술자리에서 기자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기자는 저항하는 진영 씨를 힘으로 억압하고 옷 안에 손을 집어넣는 파렴치한 행위를 한다. 진영 씨는 “영혼이 파괴된 것 같이 계속 생각이 났다”고 호소했다. 진영 씨가 미투 폭로글을 작성한 이후 회사에서는 해당 기자를 감사 처분하게 됐고 기자는 진영 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

진영 씨는 “허위사실 명예훼손이 안 되면 사실젓시로 처벌해달라고 하더라. 그건 사실이든 거짓이든 처벌해달라는 의미니까.....”라고 말했다. 기자는 PD수첩의 연락을 받지 않았고 당시 진영 씨에게 고소 취하를 요구하며 자신도 고소를 취하했다고 진영 씨는 밝혔다. 진영 씨는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것도 아니고, 잊힐 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처벌 기준은 공익을 위한 폭로를 했냐는 것. 변호사는 “이 문제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는 거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소위 말하는 ‘입막음’으로 고소를 남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의 비리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19살에 학교에 고소를 당한 학생도 “내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끊임없이 되뇌어야 했다”고 말했다. 고소를 당한 이들은 “고소 한 번으로 3개월의 삶이 망가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명예훼손’을 형사처벌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유엔에서는 한국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삭제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해외 법 전문가들 또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관계자는 “명예가 형사처벌을 해야 할 정도로 꼭 지켜져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MBC PD수첩 캡처
MBC PD수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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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당 법안은 합헌 판정을 받는다. 전남편이 양육비를 주지 않아 1인 시위에 나섰다가 고소를 당한 피해자는 “아이들한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양육비 지급 명령을 따르지 않은, 위법을 한 가해자가 있는데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는 법률 때문에 피해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존속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고려대학교 법학 교수는 “학생이 디지털교도소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람이 실제로 죽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명예훼손 폐지가 아닌 다른 법적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의 비리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샅샅이 파헤치는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22시 30분 MBC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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