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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윈터 슬립’ 제 67회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名作 소설’을 그 자리에서 완독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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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수아 기자)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윈터 슬립’은 2014년 칸 상영 직후 IMDb 평점 9.9를 기록할 정도로 대중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걸작이다.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연출하면서 칸 영화제에서만 무려 8회의 수상을 기록한 거장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윈터 슬립’은 해외 평단으로부터 “시대를 초월한 걸작! 정교한 영화적 테크닉, 깊이 있는 지적 통찰” (뉴욕 타임즈), “기념비적이고 신비로운 영화” (시카고 리더) “경이롭고 아름다운 작품” (가디언) 등의 찬사를 얻은 작품.
 
호텔 오셀로를 운영하는 ‘아이딘’은 젊은 아내 ‘니할’, 이혼한 여동생 ‘네즐라’와 함께 살고 있는 은퇴한 배우이자 작가이다. 어느 날, 가난한 세입자의 아들이 아이딘의 차를 향해 돌을 던지고, 그 사건은 단단한 성벽과도 같은 그의 기만적인 삶에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윈터 슬립’ 주요 장면 / ㈜영화사 백두대간
‘윈터 슬립’ 주요 장면 / ㈜영화사 백두대간

안톤 체호프의 단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작품은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놀라운 깨달음의 순간(에피퍼니 epiphany)을 포착하여 인생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영화는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 16분이나 되지만, 사소하게 보이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갈등과 번뇌를 통해 진정한 자기 인식의 순간을 맞게 된다는 주제의 훌륭한 장편 소설을 그 자리에서 완독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영화의 감독은 터키 출신의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으로 최근 연출한 다섯 작품이 모두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을 뿐만아니라, 한번도 빈 손으로 돌아간 적이 없는 자타공인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다
 
뛰어난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윈터 슬립’에서 익스트림 롱 쇼트와 롱 테이크로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방의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냈다. 
 
‘윈터 슬립’ 주요 장면 / ㈜영화사 백두대간
‘윈터 슬립’ 주요 장면 / ㈜영화사 백두대간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1편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며,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TV만화 ‘개구쟁이 스머프’ 속 버섯 마을의 모티브가 된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 터키의 카파도키아는 세계 100대 경관 중 하나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곳으로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묘한 기암괴석들이 보는 이들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신비롭다.
 
한편 평화로운 서재에서 서로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남매간의 설전, 그리고 애증과 고독으로 서로 갈등하는 부부의 소용돌이치는 감정 등은 카파도키아의 고요한 풍경 속에 휘몰아치는 감정의 폭풍우처럼 드라마틱한 교차 편집으로 촬영해 팽팽한 긴장감을 준다.
 
“있는 그대로 안보고 신처럼 떠받들다가 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화를 내는 게 타당한가?”(아이딘)
“오빠의 문제가 뭔지 알아? 고통 받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속이는 거야”(네즐라)
“젊고 자신감 넘쳤던 여자가 공허함과 권태로 시들어 가는데 당신은 가책도 느끼지 않나요?”(니할)
 
‘윈터 슬립’ 주요 장면 / ㈜영화사 백두대간
‘윈터 슬립’ 주요 장면 / ㈜영화사 백두대간

또한 영화 ‘윈터 슬립’은 보편적인 호소력과 시대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도덕적 도발이 담긴 도덕적, 사회적 이슈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실제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갈등은 지주와 세입자, 지식 계급과 노동 계급, 종교와 세속, 대도시와 시골, 가부장적인 전통 사회에서의 남성과 여성 등 여러 가지 층위에서의 계급 사회에 대한 비판도 내포하고 있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에서 출발해 15년 간의 준비 끝에 완성된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풀어낸 인간의 영혼과 본성에 대한 이해와 탐구에 대한 깨달음을 우리에게 선물할 것이다. 영화는 5월 7일 개봉한다.
 
‘윈터 슬립’ 메인 포스터 / ㈜영화사 백두대간
‘윈터 슬립’ 메인 포스터 / ㈜영화사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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