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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여운 남았던 시나리오. 이런 작품 만나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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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박혜미 기자) “‘미씽’은 여성, 남성 모두에게 흥미로운 영화”
 
공효진이라는 배우를 과연 한 가지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
 
25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미씽: 사라진 여자’ 속 미음도 나이도 출신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미스터리한 여자 ‘한매’를 연기한 배우 공효진과 톱스타뉴스가 만났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그녀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면서 시작되는 5일간의 추적을 그린 영화. 극 중 공효진은 서늘한 표정 아래 충격적인 진실을 감춘 미스터리한 보모 한매 역을 맡아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며 극에 쫄깃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Q. ‘질투의 화신’이 끝남과 동시에 ‘미씽: 사라진 여자’가 개봉하게 됐다
 
공효진 : ‘질투의 화신’이 끝난지 2주 됐다. 끝나자마자 개봉을 앞두게 돼서 여운을 즐길 수 없었다. 정석이는 저보다 더 바쁘게 다니고 있더라. 뉴스만 열면 ‘형’ 얘기를 하고 있어서 둘다 떠나보낼 시간이 없이 후루룩 지나간 거 같다. 원래 드라마가 끝나면 2주정도 보고 싶고 그리운데 감정을 정리할 시간이 없이 끝나버려서 이번 영화가 끝나면 두 가지 후유증이 같이 올 거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한다.
 
드라마는 찰영장에서 즐겁게 촬영을 했고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분들 모두 다 좋은 분들이셨다. 다만 24부작이라는 게 체력적으로는 힘들었다.
 
한매와 표나리 상반된 캐릭터로 만나서 사람들이 역할에 대해 더 극적으로 느끼는 거 같다. 영화를 처음 만났을 때 ‘많이 다르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그 간격이 너무 커서 제 행보에 대해 더 드라마틱하게 느끼시는 거 같다.
 
항상 개봉을 준비할 때는 ‘기대하지 않아야지’ 하는 마음이다. 흥행은 정말 모르겠다. 가늠이 안된다.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Q. ‘미씽: 사라진 여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효진 : 첫 번째는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를 읽고 제 성향과 취향으로는 ‘진짜 완벽하다 이 시나리오’ 이런 느낌이었다. 더할 신도 없고 뺄 신도 없었다. 그 다음은 엄마 이야기를 여자 감독님이 한다는 거였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힘과 여운, 한매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 컸다.
 
타국어로 연기를 한다는 게 연기자에게 매력적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것 또한 용감하게 보일 수 있고 제가 해내는 듯한 성취감들이 생길 수 있는 역할이었다.
 
Q. 이번 작품에서 중국인 연기를 선보였는데
 
공효진 : 처음에 중국인이었다가 한국인이 연기하기 쉽게 조선족으로도 바꼈었다.  조선족 대사 버전도 있었는데 다 읽어보지도 않고 이쪽은 아닌거 같다고 말했다. 조선족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소개된 적 있어서 이런 역할 맡은 김에 제대로 해보자, 모험을 해보자 생각했다.
 
Q. 한매의 감정을 어떻게 잡고 연기했나
 
공효진 : 상대적으로 한매 역할이 극적이여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지선 역할이 더 어렵고 부담도 클 거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한매가 더 쉬울 수도 있다. 배우마다 신을 만들어내는 방법들이 달라서 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저는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상황의 한매가 더 쉬웠던 거 같다.
 
연기를 하면서도 서사들은 다 배제하고 그 신의 상황에서 전달할 것만 찾았다. 원래 가지고 있어야 하는 캐릭터의 베이스는 무시한 채 그 순간의 감정, 전달해야하는 감정만 생각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에서의 불쌍하고 처연한 거 빼고 처음부터 한매가 나쁜 애였다고 생각하게 연기한 거 같다.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Q.  얼굴에 30개가 넘는 점을 직접 설정했다고 했는데
 
공효진 : 중국 시골까지 가보진 못했지만 중국에 촬영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거기 처녀들의 머리가 허리까지 길고 아침마다 나와서 참빛으로 햇빛에 머리를 빗는데 그게 너무 인상 깊었다. 그 모습이 너무 이국적이고  전통적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모습이 특이하고 이색적이었는데 한매의 캐릭터가 그럴 거 같았다.
 
마지막까지 가발을 쓸지 말지 고민을 했었다. 가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쓰고 있는 게 굉장히 어렵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촬영장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있기가 쉽지 않고 촬영을 할 때가 여름이었다. 또 아기를 계속 안고 있어야 해서 여러가지로 어려운 설정이었는데 한매의 그런 모습이 필요할 거 같다고 해서 했다.
 
점도 분장팀과 상의해서 그리게 됐다. 눈썹도 두껍게 그리고 드리워진 속눈썹을 나타냈고 그런 느낌이 시내 쪽이 아닌 시골 쪽 중국인 처녀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척박한 소녀시절을 보냈을 거 같고 상상 속의 그런 느낌. 중국인으로 거의 변장을 한 거다.
 
Q. 아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두 번 나온다
 
공효진 :  두 개가 다른 테이크다. 첫 회상에서는 안 그러는데 두 번째 회상에서는 다은이가 문이 거의 닫혀갈 때쯤 엄마한테 손을 흔든다. 자세히 보면 다른 테이크고 다른 연기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한매라는 캐릭터가 뭐 이렇게 빨리 사라지나 싶었었다. 사실 그 장면에서 의미심장한 그런 표정으로 연기하진 않았는데 사건을 알고 나니 더 그렇게 느껴진 거 같다. 
 
Q.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테이크가 적어서 아쉬운 점도 있었을 거 같다
 
공효진 : 수중신은 생각보다 저희 둘이 잘 해내서 이틀 만에 금방 끝났다. 시간적으로는 배 위에서의 장면이 좀 아쉽다. 그 배가 진짜 제주도로 가는 배였는데 배가 정박하는 시간이 딱 이틀이었다. 그 시간 동안 찍어야 했는데 하루를 더 찍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여서 급하게 찍었던 게 가장 아쉽다.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Q. 수중 촬영이 힘들다고 하던데
 
공효진 : 수중 장면은 수조 세트에서 찍었다. 제가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이 있어서 조금은 쉬웠던 거 같다. 촬영을 위해 급하게 교육을 받고 익숙해지기 전에 촬영을 하는데 저는 해봤지만 지원언니는 배우지 않았는데도 잘했다.
 
어려웠던 건 물 안에서의 연기였다. 연기할 때 디렉션을 듣는 것도 어렵고 표정을 짓는 것도 어렵다. 물 안에서는 예쁘게 나올 수는 없다. 제 얼굴을 모니터링하는데도 되게 다르다고 느꼈다. 물 안에서 표정을 살리는 게 힘든데 그 장면이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다 보니 몇 번을 올라와서 모니터링하고 다시 하고를 반복했다. 그래도 물 촬영은 재밌게 했다. 
 
Q. 자극적인 요소 없이 100분 동안 긴장감을 끌고 갔다
 
공효진 :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지선이 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지치지 않길 바랬고 그 안에서 지선의 감정을 계속해서 발전하고 쌓여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매의 정체만 궁금해진다면 좋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했다.
 
나를 찾아 달리는 지선의 처절함과 쌓여가는 한매에 대한 기록들, 그 기록들을 지선이 알아가며 변하는 감정들이 섬세하게 쌓이는 영화다. 그랬기 때문에 남성들도 즐길 수 있는 스릴 넘치는 영화가 됐고 여성들도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거칠었고 시간이 짧아서 더 좋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여자 이야기인데 이렇게 느와르 같지’ 하고 느꼈었다.
 
Q. ‘미씽’은 모성애에 대해 다루기도 했고 사회적 문제에 대해 다루기도 했는데
 
공효진 : 영화는 스실러적 구조가 확실하다. 계속 쫓고 추적하고 추리해야 하는. 관객들은 보면서 상황들을 추리하지 않나. 그런 맛이 센 영화다. 영화를 찍으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내가 관객들에게 계속 미끼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쁜 여자였다가 불쌍한 여자였다가 여러가지 추리를 나로 인해 해야 하는데 그게 이랬다 저랬다 하길 바랬다. 추리 일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헷갈리게 하는 역할을 영화 속에서 했어야 했다.
 
여성 영화를 베이스에 두고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남자들이 볼 때도 결코 흥미롭지 않은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톤 앤 매너 자체가 거친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영화만 보면 남자 영화 같은 느낌이 든다. 피 한 방울 안 나오지만 짜릿하다는 얘기를 하시더라.
 
여성 관객과 남성 관객의 시선이 다른 거 같다. 여성에겐 뒤로 갈수록 감성적인 영화가 되고 남성에겐 추리하는 과정에 대한 매력이 있는 영화같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드디어 내가 상업 영화를 제대로 골랐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시사회가 끝나고 이번 영화는 분명히 상업영화라고 생각했다. (웃음)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Q.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비상업적인 작품들을 많이 선택하는 거 같다
 
공효진 : 드라마는 내가 잘하는 것과 동시에 좀더 사람들이 두루두루 좋아할 상업적인 걸 선택하는 편인 거 같다. 드라마를 하는 이유도 그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매니아들만 남기는 드라마보단 좀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드라마를 찾는 편이고 영화는 드라마에서 쌓아놓은 신뢰도, 대중적인 지지를 믿고 남들이 저에게 원하는 거 말고 더 용감하게 제가 하고 싶은 위주로 찾는 거 같다. 사실 회사에서 반대한 영화들도 꽤 많았지만 영화는 제 취향대로 고르는 거 같다.
 
Q. 함께 호흡을 맞춘 엄지원은 어떤 배우인가
 
공효진 : 사실은 지원 언니가 나처럼 캐주얼하게 연기하는 배우일 거라 생각했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준비 과정과 방법이. 저는 되게 감을 믿고 감각적으로 일하는 편이다. 근데 언니는 분석적으로 이성적으로 다가가는 거 같다. 대본에 대해 연기하고 공부하는데 저는 공부를 따로 하진 않는다.
 
상대 배우들이 대본을 조금 더 보고 대사를 좀더 빨리 외웠으면 좋겠다고 많이들 하신다. 내가 생각한 거보다 잘 안 외우나보다. (웃음) 근데 제가 하는 연기의 패턴은 제가 아슬아슬 할 때 나온다고 생각한다. 순간 현장과 내 모습, 상대의 모습을 보고 결정하는 프로세스로 일하는 사람이라 그런 아슬아슬함이 더 라이브한 거 같다. 연기를 미리 결정하고 하진 않는다. 순간 집중력이 좋은 거 같다.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Q. 대본을 잘 못외우면 연극을 했을 때는 더 힘들지 않았나
 
공효진 : 보통 몸무게가 52kg 정도 되는데 그때는 하는 내내 44kg까지 빠졌었다. 44kg는 중학생 때 몸무게인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랬었다. 대본을 못외우는 제가 두 시간 내용의 대본을 외워야 했다. 그래도 NG를 많이 내진 않는다. 18년 동안 순간 집중력이 발달하는 거 같다. (웃음)
 
Q. 올해 열심히 일한 거 같다
 
공효진 :  올해 진짜 열심히 일했고 정말 알찬 일년을 보냈다. ‘싱글라이더’가 내년에 개봉을 한다. 그것도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다. 다음 날에도 생각이 나더라. 시사회 당시 여운이 남았다고 한 시나리오가 ‘미씽’, ‘미쓰홍당무’, ‘싱글라이더’ 이렇게 세 개였다. 그런 영화들을 만나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좀 쉬어도 될 거 같다.(웃음)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던 공효진이지만, 이번엔 확실히 달랐다.
 
의미심장한 눈빛부터 추레한 차림새까지, 그간의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데뷔 15년차가 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현재 진행형에 있는 배우 공효진.
 
과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은 어디까지일까. ‘공효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파격적인 시도, 그리고 성공적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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