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민 네트터치 해프닝”…KOVO, FIVB 규정 맞춰 개선 추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맞붙은 3세트 20-19 상황에서 나온 ‘김규민 네트터치’ 판정이 한국배구연맹 규정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연맹은 16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발생한 김규민 네트터치 반칙을 두고 논의를 진행한 뒤, 시즌 종료 후 보완 방안을 마련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한국배구연맹은 자체 검토와 감독 기술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국제배구연맹 규정에 맞게 네트터치 세부 판정 기준을 손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장면은 당시 대한항공 김규민이 3세트 20-19에서 스파이크를 성공한 직후 발생했다.
김규민이 공격한 공이 현대캐피탈 김진영의 얼굴을 강타했고, 김규민은 곧바로 반대편 코트로 다가가 김진영에게 사과하려 했다.
김규민은 미안함을 전하며 김진영을 토닥이는 과정에서 관중석 방향으로 날아간 공이 바닥에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네트를 건드렸다.
초기에는 대한항공 득점으로 인정돼 전광판 점수가 21-19로 변경됐으나,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네트터치 반칙이 선언되면서 득점은 취소됐고, 점수는 다시 20-20으로 수정됐다.
현행 한국배구연맹 로컬룰 가이드라인에는 제2동작 네트터치와 관련해 인플레이 중 양쪽 안테나 사이에서 일어나는 네트터치는 모두 반칙이라고 명시돼 있다.
공이 완전히 코트 바닥에 떨어져 볼데드가 선언되기 전까지 네트를 건드리면 반칙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 로컬룰은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은 네트 접촉은 반칙이 아니라는 국제배구연맹 규정과 충돌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비디오판독을 네트터치 판정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인플레이 상황에서 발생하는 모든 네트터치를 반칙으로 규정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러나 김규민의 사과 동작 과정에서 발생한 네트터치 해프닝 이후 국제배구연맹 규정과 상충하는 부분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맹 관계자는 국제 규격 경기장과 비교했을 때 각 구단의 경기장 구조와 조건이 서로 다르다고 언급하며 네트터치 반칙 완화 수준을 어디까지 설정할지가 주요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맹 관계자는 플레이와 상관없는 네트터치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규민 네트터치 해프닝은 한 해외 배구 전문매체가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로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대한항공은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에 김규민, 득점보다 빨랐던 사과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당시 상황을 다시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