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어린 남매 살해 후 유기한 한국인 엄마, 종신형 선고

2025-11-26     이은혜 기자

뉴질랜드에서 어린 남매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창고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엄마가 현지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6일(현지시간) 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A씨에게 최소 17년 동안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선고헀다.

제프리 베닝 고등법원 판사는 A씨가 남편의 사망 이후 자녀 양육을 감당하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또 "(피고 A씨는)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남편에게 크게 의존했다. 남편이 큰 병에 걸렸을 때 대처할 수 없었다.  과거의 행복한 삶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아이들을 곁에 두는 게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연합뉴스

A씨는 그동안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2018년 사건 발생 당시 어린 남매에게 항우울제를 먹인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A씨는 남편의 암 투병 사망 이후 우울증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범행 당시 정신 이상으로 심신 미약 상태였기 때문에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인 여성 A씨는 지난 2018년 6~7월께 뉴질랜드에서 9살 딸과 6살 아들에게 항우울제를 넣은 주스를 먹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자녀의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오클랜드 창고에 유기한 후 한국으로 달아났다.

한국에서 생활하던 A씨는 2022년 창고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창고에 보관된 물품이 온라인 경매에 나오게 됐ㄷ.

이 창고 물품을 낙찰받은 뉴질랜드인이 가방에서 시신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2022년 9월 A씨는 울산에서 검거됐고, 뉴질랜드로 강제 송환됐다.

A씨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뉴질랜드로 이주, 현지 시민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