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금리 인하 기대에 3,890선 상승…코스닥 1%대 강세
코스피가 26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장 초반 3,890선을 회복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35.44포인트(0.92%) 오른 3,893.22를 기록했다.
지수는 장 시작 직후 전장보다 34.10포인트(0.88%) 높은 3,891.88에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소폭 확대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7.4원 내린 1,465.0원에 개장하며 원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는 1천541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1천258억 원, 외국인은 313억 원 규모를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은 현물과 달리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1천439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해 파생상품 쪽에서는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CB)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시장 기대를 하회하면서 장 초반 약세가 나타났다.
다만 미국의 소비와 물가 흐름을 가리키는 지표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오면서 장중 분위기가 반전됐다.
미국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인 0.4%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 0.3%와 일치했다.
시장에서는 소매판매 증가율 둔화와 생산자물가 안정이 맞물리면서 소비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신호로 해석되며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11월 소비자신뢰와 9월 소매판매, 9월 PPI 등 지표 발표 이후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 전환하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9월 소매판매, 10월 PPI 등 소비와 인플레이션 데이터들이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유지시켰다”며 “그간의 경험을 고려할 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전까지 매크로 변수의 변동이 있더라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기술주 가운데에서는 메타가 구글의 TPU(텐서처리장치) 도입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와 시장 지위가 일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약 2.6% 하락해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는 전반적으로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면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형성돼 온 글로벌 AI 반도체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감이 퍼지면서 엔비디아 밸류체인으로 평가받아 온 국내 대표 종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 연관주로 꼽힌 ‘SK하이닉스’가 2.31% 하락해 지수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0.81% 올라 반도체 대형주 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39% 상승했고,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1.26%, 1.08% 오르며 자동차 업종의 강세 흐름을 이끌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3.67%,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98%, ‘KB금융’이 1.31% 오르는 등 에너지·방산·금융 대형주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네이버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기 위한 합병 절차를 이날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에서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0.59% 오르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SK스퀘어’는 1.03%, ‘한화오션’은 0.71%, ‘HD현대일렉트릭’은 0.26% 각각 내리며 일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2.68% 오르며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전기가스(2.51%), 화학(2.22%) 업종도 강하게 오르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종은 0.13% 하락해 업종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84포인트(1.15%) 오른 865.87을 나타내며 중소형 성장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7.25포인트(0.85%) 오른 863.28에서 출발해 상승 폭을 점차 키우는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77억 원, 기관이 25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1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2차전지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4.08%, ‘에코프로’는 2.53% 오르며 2차전지 대표 종목들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섹터에서는 ‘알테오젠’이 0.58%, ‘에이비엘바이오’가 1.51% 오르는 등 일부 종목이 강보합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펩트론’은 0.63%, ‘파마리서치’는 0.12%, ‘케어젠’은 13.34% 하락하는 등 일부 바이오 종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소비·물가 지표 둔화를 계기로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된 만큼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AI 관련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슈와 특정 종목에 대한 기대 약화 가능성이 국내 엔비디아 밸류체인 종목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개별 기업 모멘텀과 업황 변화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