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코인거래액 12.9% 감소…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도지코인 약세·파이코인 강보합

2025-11-26     김시현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한 달 사이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는 가운데 11월 26일 국내 원화 시장에서는 거래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며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월 26일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4조 2,952억원으로 전일 대비 6,359억원 감소해 12.9% 줄었다. 전일 단기 반등 이후 매수세가 한 박자 쉬어가면서 변동성도 함께 완화되는 양상이다. 거래소별 비중을 보면 업비트가 2조 8,252억원으로 전체의 65.8%를 차지했고, 빗썸 1조 3,207억원(30.7%), 코인원 1,205억원(2.8%), 코빗 288억원 등으로 주요 거래는 상위 두 곳에 집중됐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종목별로는 단기 이벤트와 테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업비트에서는 모나드가 4,952억원 거래와 33.77% 급등으로 1위에 올랐고, 웨이브·플라즈마도 각각 15.65%, 3.68% 상승해 알트코인 단기 매매 수요가 이어졌다. 반면 리플 XRP를 나타내는 엑스알피리플은 4,867억원이 거래되며 3,258원에 마감해 2.48%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1억 3,000만1,000원으로 1.94% 내렸다. 이더리움은 4,361,000원으로 1.58% 하락, 솔라나는 204,100원으로 1.78% 하락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도지코인은 226원으로 0.44% 소폭 하락했고, 인튜이션은 8.92% 급락하며 단기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부담을 드러냈다.

[표] 업비트·빗썸 거래규모 상위 종목

빗썸에서도 테더·리플 XRP·모나드·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도지코인 등 주요 종목에 거래가 집중됐다. 테더가 1위, 리플 XRP가 2위, 모나드가 3위를 차지해 원화·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단기 급등 알트코인, 시총 상위 코인이 혼재된 구조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장중 방향성보다는 회전 매매와 단기 테마 플레이가 거래 상위를 채우는 전형적인 조정 국면 패턴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비트코인(2,540조 4,807억원)·이더리움(516조 3,125억원)·테더(270조 4,029억원)·리플 XRP(192조 6,645억원)·비앤비·솔라나·유에스디코인·트론·도지코인·에이다 순으로 글로벌 구도를 유지했다. 코인힐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법정통화 거래 비중은 미국 달러 49.50%, 일본 엔 23.64%, 한국 원 17.76%, 유로 3.58% 순으로, 원화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상위 유동성 허브 역할을 했다.

글로벌 증시는 되레 위험자산 선호 회복을 보여줬다. 뉴욕증시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43% 상승했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0.91%, 0.67% 올랐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엔비디아만 하락하고 나머지 대형 기술주는 오르면서 AI 테마 기대가 다시 강화됐다. 구글의 제미나이 3.0 출시와 TPU(텐서처리장치) 확장, 메타의 구글 TPU 도입 검토 소식이 전통 반도체·AI 칩 밸류체인 전반의 재평가를 이끌었다. 동시에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에 부합하고 소매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80%대까지 높아졌고, VIX 지수는 18선까지 내려가 변동성 축소와 위험자산 선호가 공존했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AI 성장 스토리+완만한 금리 인하’ 조합이 위험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했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가상자산에도 긍정적인 유동성 환경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AMD 조정에서 보듯 고평가 자산에 대한 밸류에이션 점검이 진행되고 있어, 가상자산에서도 레버리지 축소와 포지션 재조정이 동반되는 국면이다.

이 같은 거시 환경 변화 속에서 가상자산 시장은 10월 이후 강세장과 11월 조정을 동시에 경험했다.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친가상자산 공약 기대를 바탕으로 9만~10만달러 박스권 상단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차기 행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편입하고, 은행 접근 제한 완화와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현물 비트코인 ETF와 옵션 상장이 잇따르면서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확대됐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비롯한 상장사들의 대규모 비트코인 매수도 공급 측 타이트닝을 가속했다.

그러나 10월 중순 플래시 크래시 이후 한 달 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9만달러 선 근처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약 19~20% 되돌림을 거쳤다. 현물 ETF의 순유입이 순유출로 돌아서고,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동반된 것이 직접적인 하락 요인이다. 미국 증시 AI 관련주 변동성과 중앙은행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전통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도 위험 회피 심리에 따른 자금 이탈을 경험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올해 고점 대비 약 500억달러 낮은 3.7조달러 수준으로 내려오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 원화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흐름은 글로벌 동학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보다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11월 25일 기준 1억 2,984만원으로 전일 대비 273만원(2.06%↓) 내렸다. 지난 50일간 최고가는 10월 8일 1억 7,801만원, 최저가는 11월 22일 1억 2,733만원이다. 최근 가격은 50일 최저점 대비 약 2.0% 반등한 수준에 그쳐, 글로벌 달러 기준 강세장에 비해 원화 기준으로는 조정 폭과 회복 폭 모두 제한적이다. 이는 ETF를 통한 해외 기관 자금 유입이 주로 달러 시장에 집중되어 있고, 국내에서는 단기 개인 매매 비중이 높다는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억 2,700만~1억 3,000만원대를 단기 지지 구간으로, 1억 7,000만원대 이상을 강한 저항대로 인식하며 박스권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래프] 비트코인-이더리움 시세 추이

이더리움 역시 비트코인과 같은 매크로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고유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났다. 업비트 기준 이더리움 현재가는 4,358,000원으로 전일 대비 73,000원(1.65%↓) 내렸다. 50일간 최고가는 10월 8일 6,530,000원, 최저가는 11월 21일 4,163,000원으로, 최근 가격은 단기 저점 대비 소폭 반등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달러 기준으로는 3,8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4,200달러 강한 저항선 돌파 여부가 향후 방향을 가를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2일 차트 기준 숨겨진 강세 다이버전스가 관찰돼 기술적으로는 단기 조정 후 추가 상승 모멘텀을 키울 여지는 있다. 다만 Dencun 업그레이드 이후 L1·L2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네트워크 수익성이 감소했고, 11월 중 현물 ETF에서 순유출이 이어진 구간도 있어 ETF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되어야 상승 탄력이 회복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레이어2 확장, 스테이킹 수익, 실물자산 토큰화 같은 구조적 수요가 유효해 단기 과매도 구간에서는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만, 4,200달러를 명확히 상향 돌파하기 전까지는 레버리지 확대보다는 현금·스테이블코인 비중 관리가 우선인 국면이다.

도지코인은 밈코인 특유의 변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흐름을 보였다. 업비트에 따르면 도지코인 시세는 11월 25일 기준 226원으로 전일 대비 1원(0.44%↓) 하락했다. 지난 50일간 최고가는 10월 8일 369원, 최저가는 11월 22일 210원으로, 최근 가격은 최저점 대비 약 7.6% 반등한 수준이다. 단기 저점에서 매수 유입이 있었지만 거래 규모는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 대비 낮아, 예전과 같은 대규모 ‘밈 랠리’보다는 기술적 반등 차원의 박스권 장세에 가깝다.

[그래프] 도지코인-리플 XRP 시세 추이

리플 XRP는 규제 리스크 완화와 ETF 기대, 파트너십 이슈가 겹치며 한 달간 가장 뉴스 민감한 움직임을 보인 종목이다. 국내에서는 업비트 기준 11월 25일 3,258원으로 전일 대비 83원(2.48%↓) 하락했지만, 50일 최저점인 2,930원(11월 22일) 대비로는 11.2% 상승해 중기 저점 대비 회복세를 이어갔다. 미국에서는 SEC와의 장기 소송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XRP가 ‘유틸리티 토큰’ 지위를 확보했고, 리플이 벌금·합의금 납부를 통해 규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걷어낸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미국을 중심으로 현물 XRP ETF 신청과 비트코인·XRP 혼합 ETF 구상, 글로벌 은행·결제사와의 제휴 확대, Swell 2025 컨퍼런스에서 예상되는 신규 파트너십 발표 기대 등이 겹치며 2.4달러 지지선 기반 상승 모멘텀을 키우고 있다. 다만 ETF 기대와 규제 리스크 완화가 상당 부분 가격에 선반영된 상태에서 글로벌 경기 지표와 연준 발언에 따라 위험자산 전체에 이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 XRP 역시 단기 랠리 이후 되돌림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2.4달러 안팎 지지선 붕괴 여부와 3달러 상향 돌파 여부를 각각 손절·추세 재진입 기준으로 삼는 전략이 유효하다.

파이코인은 변동성이 큰 메이저 코인과 달리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파이코인은 전일 대비 0.56% 상승한 353.4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 규모는 메이저 대비 크지 않지만,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도지코인 등 주요 종목이 동반 하락하는 날에도 소폭 플러스 흐름을 유지해 포트폴리오 내 방어적 알트코인 역할을 했다. 다만 프로젝트 실질 활용도와 온체인 지표에 비해 가격 레벨이 어떤지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단기 가격 추세보다는 개발 로드맵·상장 현황 등 펀더멘털 체크가 선행돼야 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최근 한 달간 코인 시장 변동을 설명하는 축은 금리, 규제, ETF, 온체인 펀더멘털 네 가지다. 첫째, 연준의 9월 첫 기준금리 인하와 12월 추가 인하 기대 확산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실질금리가 정점에서 내려오고 소비 지표가 둔화되면서 연준의 완만한 완화 기조에 대한 신뢰가 커졌고, 이는 기술주와 함께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고변동 자산에 대한 투자 여력을 키우는 요인이었다. 둘째, 디지털 자산에 대한 포괄적 규제 법안 통과와 SEC 수장 교체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의 친가상자산 기조 등 규제 환경 변화가 제도권 편입 기대를 키우고 있다. XRP 소송 정리,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 추진, 리플 XRP·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 현물 ETF 신청은 “규제 리스크 해소→ETF 상장→기관 자금 유입”이라는 선순환 경로를 시장에 각인시키고 있다. 셋째, ETF를 중심으로 한 자금 흐름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미 글로벌 대체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이더리움·리플 XRP로의 확장이 논의되면서 ETF 순유입·순유출이 곧바로 현물 매수·매도로 연결되고 있다. 넷째, 온체인과 기술 업그레이드다. 비트코인의 반감기 이후 희소성, 이더리움의 레이어2·스테이킹·수수료 구조 개편, 리플 XRP의 국경 간 송금 및 디파이 활용 확대 등은 단기 가격 조정과 무관하게 중장기 밸류에이션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소다.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전략은 명확하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관리와 레버리지 축소가 우선이다. 최근 한 달간 플래시 크래시와 ETF 자금 방향 전환, 레버리지 청산이 겹치며 비트코인이 20% 안팎 조정을 겪었고, 이더리움·리플 XRP·도지코인도 동반 흔들렸다. 국내에서는 코인마켓캡 기준 거래액이 하루 만에 12.9% 줄어든 만큼, 개인 투자자 유입이 둔화된 상황에서 추격 매수보다는 지지·저항 가격대를 기준으로 한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이 유리하다. 비트코인은 1억 2,700만~1억 3,000만원대를 손절·재진입 기준으로 삼고, 이더리움은 4,100만원대 지지와 4,300만~4,500만원대 저항, 리플 XRP는 3,000원 안팎 박스권을 중심으로 포지션을 조절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도지코인·파이코인 등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알트코인은 비중을 제한하고, 레버리지·선물 거래는 내재변동성이 낮아질 때까지 보수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ETF 자금 흐름과 규제·정책 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비트코인·이더리움 중심의 코어 자산을 유지하되, 리플 XRP처럼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종목과 실사용 기반이 강화되는 프로젝트 위주로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윤곽, 연준의 금리 경로, SEC 수장 교체와 가상자산 관련 법안 처리 속도가 향후 6~12개월 코인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이번 조정 국면은 강세장이 끝났다는 신호라기보다, ETF·정책·온체인 펀더멘털이라는 세 가지 축이 얼마나 일관된 방향으로 정렬되는지 시험하는 구간에 가깝다. 투자자에게는 가격 변동 그 자체보다 ‘돈의 방향’과 ‘정책의 방향’을 동시에 읽어내는 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